서울시가 에너지사용 줄이기에 팔을 걷었다.

2014년까지 2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서울을 하나의 거대한 발전소로 만들 계획을 잡은 것이다. 계획 이름은 ‘원전하나 줄이기 종합대책’으로 다소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실행 내용을 보면 그럴듯하다. 서울의 주요건물을 태양광발전소화하고, 수소연료전지와 소수력을 이용한 발전소를 다수 건립한다는 것이다. 또 신축건물이든 기존건물이든 에너지진단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여 새는 에너지를 막겠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그동안 정부도 이와 같은 방식의 에너지 고효율화 정책을 많이 펼쳐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서울의 참여가 저조해 뚜렷한 실적을 남기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것을 이번엔 서울시가 한발 더 나아가 에너지를 줄이는데 머물지 않고 에너지를 직접 만들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서울의 에너지 소비비율이 전국의 약 10%를 차지하니 계획대로라면 2020년경이면 서울시 자체 소비량을 넘어 다른 도시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도시가 될 듯하다.

내용, 실현 가능성과 함께 중요한 것이 정책의 속뜻이다. ‘원전하나 줄이기’라는 사업명이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부 국가가 원전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는데 우리 정부는 ‘대안 없는 원전사업 포기는 없다’며 원전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정책을 서울시가 비판하는 느낌의 ‘원전하나 줄이기’ 사업명이란 생각이다. 국가 정책이 ‘원전 늘리기’라면 서울시 정책은 ‘원전 줄이기’ 정책이란 느낌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무원이 말하길 “이번 계획은 전기 절감량만 봤을 때 원전 하나를 줄이는 것이지만 가스와 석유 절감량까지 포함한다면 원전 두 개 이상을 줄이는 양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부 도움 없이 서울시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거대한 계획인 만큼 ‘원전하나 줄이기’라는 명칭으로 오해를 빚어 일을 그르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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