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일본과 같은 전력 부족현상을 겪고 있기에 한국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 힘입어 제품공급이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부터 2014년까지가 기존 제품에 대한 교체시장이 형성될 시기인 만큼 공급은 빠르게 상승할 것이다. 오늘 한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한국 소비자가 만족할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

일본 기업이 한국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며 한 말이다. 제품은 가스냉난방기인 GHP다.

일본의 GHP제조사들이 한국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연달아 열고 있다.

지난달 20일에 ‘아이신세이키社’가 제품의 크기를 줄인 고효율 제품을, 지난 24일엔 ‘얀마社’가 안전성과 내구성을 강화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언뜻 일본 회사의 임원이 한국에 와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의 에너지 시장은 일본만큼이나 중요하다’며 구매를 호소하는 것은 낯선 풍경이다.

GHP의 한국시장은 대부분 일본제품이 점유하고 있다. 거의 90% 이상이 일본제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전력 부족 현상 때문에 가스냉난방기의 소비가 늘 것이란 전망에 일본 기업이 더 공세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 모습이다.

신제품 발표회에서 일본의 더 좋아진 GHP 제품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했다. 국내에 GHP 제조사는 LG전자가 유일하지만 제품 개발에 큰 힘을 기울이지 않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일본제품이 높은 판매율을 유지할 것이란 어두운 시선도 포함됐다. 그들의 예측처럼 여름과 겨울의 전력부족현상 때문에 가스냉난방기의 소비는 오를 것이기에 ‘국산 제조사는 지금 뭐하고 있지?’하는 시샘도 섞여있을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이 GHP 개발과 제조에 무심한 것은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투자비 대비 이익률이 적기 때문이라는 지배적인 분석이다. 여기서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 가스냉난방으로 흐르는 이때 가스냉난방기 시장이 급팽창하기라도 하면 국내 기업이 일본 기술을 따라갈 수 있느냐하는 문제다.

지금이라도 대기업이 GHP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분석해 제품 개발과 시장 확보에 나서길 기대해 본다. 한국의 가스냉난방기 시작이 커져서 일본제품과 한국제품이 비슷한 수준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런 날을 꿈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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