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의 중앙사령탑 역할을 한 한국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에는 이날 수많은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력거래소 설립 11년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전력소비국이기도 한 대한민국의 전력을 통제하는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초라한 규모에 취재진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전력거래소는 대한민국의 전력시장과 전력계통 운영을 전담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지난 2001년 시작, 2004년 중단된 전력민영화 플랜선상에서 어찌보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이 전력거래소일 수도 있다.

완전 민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국영도 아니니 전력거래소는 전력계통 통제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15 전력대란이 발생했을 당시에도 전력거래소는 여론의 뭇매와 국회의원들의 질타에 기를 펴지 못했다. 실상은 블랙아웃을 막은 진짜 영웅들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여론의 화살은 전력거래소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력거래소는 사단법인이다. 2001년 당시 민영화를 염두하고 비영리특수법인으로 출범해놓고 전력민영화플랜이 흐지부지되자 10년 넘도록 오늘에 이른 것이다.

예측컨대 향후 5년 후면 민자발전, 구역전기 등 전력거래소가 거래해야 할 양이 두배 이상 많아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논의중인 배출권거래소 설립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현재와 같은 전력거래소 수준으로는 역부족이다. 당당한 기관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인력도 두배 이상 늘려야 한다. 보안에 대한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출입관리가 너무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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