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기학회 제43회 하계학술대회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강원도 강원랜드 컨벤션호텔에서 열렸다.

강원랜드에서 전기학회 학술대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강원랜드는 카지노로 유명한 곳이다.

한때 석탄광산으로 유명했던 사북지역이 폐광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이 강원랜드다.

석탄화력발전이 대세였던 1960~7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광산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런 상징적인 곳에서 전력분야 학자, 한전을 비롯한 중전기기업체 관계자, 기타 에너지분야 종사자들이 3일동안 학술대회를 개최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어 보였다.

오죽하면 그 바쁜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개막식 만찬에 참석해 두시간이 넘도록 전기학회 전임 회장단,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 장세창 한국전기산업진흥회장 등 초청인사들과 덕담을 나누었을까.

1053편의 논문이 발표된 이번 학술대회를 지켜보며 지난해와 조금 다른 느낌을 받게 됐다.

대회 참가인원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한 2000여명 내외였던 것 같은데 왠지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참가인원도 첫날에는 적다가 2일째부터 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일정상 겹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 경기가 지난해보다 좋지 않다는 것이 반증된 결과인 것도 같았다.

그렇더라도 참가인원의 약 70% 이상이 전국의 각 대학 전기과 교수와 학부 및 대학원 재학생임을 감안하면 경기에 그리 민감한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예년에 비해 기업관계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확실히 업체 관계자들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대회 둘째날 아침 구자윤 회장과 티타임을 하게 됐다.

한양대 교수이자 지경부 전기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구 회장이었기에 대화는 다양하게 진행됐다. 대화 가운데 잊을 수 없는 말이 있었다.

“학회의 질을 높여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학회가 제대로 서려면 학문과 시장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학술대회는 자연스럽게 수준이 높아지게 되고 기업의 참여는 늘어날 것이다.”

전기학회는 올해 처음으로 대회 참가논문 심사를 철저하게 했다고 한다. 내년에는 더 나아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학술대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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