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수소 만나 친환경 에너지 되다

-수소연료전지 분야 외 수소환원 제철 급부상-
-‘미래원자로’ 안전성 문제 해결 핵심 기술-

선진국의 에너지 소비량 증가는 미미할 것으로 판단되나 중국과 인도의 경제개발이 촉진되면서 세계에너지 소비는 지역적으로 편중된 화석연료의 고갈을 앞당길 전망이다.

화석연료의 사용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동반하므로 자연재해와 기후변화에 대비해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화석연료 대체 에너지원 개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에 해당하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의 소비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86%이며 이들 화석연료 소비 과정에서 연간 약 6억 톤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화석연료 자원 고갈로 인한 고유가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문제의 대안으로 미래 청정에너지원인 수소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수소경제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소는 자원 제약이 없고 이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연소 후 물로 변환되는 재생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이다. 무엇보다도 지정학적으로 편재되어 있는 화석에너지와 달리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생산해 낼 수 있는 기술주도형 에너지이다.

그러나 수소는 지구 어디든 존재하지만 화석연료나 물로부터 수소를 분리해내는 기술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때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가장 효율적인 후보가 원자력이다. 초고온가스로에서 생산되는 고열을 이용하면 전기분해에 비해 효율적으로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제4세대 원자로 중 안전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 초고온가스로는 900℃이상의 고열을 생산하여 열화학적인 방법 혹은 고온전기분해방법으로 물을 분해하여 온실가스 배출 없이 경제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수소시장은 현재의 정유, 화공산업, 미래 수소경제의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향후 크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수소환원제철 등이 해당된다. 21세기에 들면서 미국은 온실가스 감소 및 화석연료 대체를 위해 수송 부문과 휴대 및 분산전원용 연료전지의 확대를 위해 수소경제를 주창했다.

그러나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 혹은 전기 자동차 개발 등으로 수소 관련 단기적인 연구는 주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수소경제를 운송수단시장에 연료전지자동차를 사용한다는 전제에 크게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는 원광석 제철산업이 없지만 우리나라, 일본 유럽은 제철산업이 대규모로 발달되어 있다. 제철산업은 원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제로 탄소 즉, 유연탄을 사용하고 있고 1톤 조강에 약 2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환원재로 수소를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은 거의 없어지고 대신 수증기가 배출되게 된다. 이점이 정책적으로 수소시장을 고려할 때 수송 분야에 관심이 큰 미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현재 국내외의 수소수요는 연간 100만 톤이며 천연가스수증기개질 나프타분해 등으로 생산하여 석유화공산업에서 95%이상 사용한다. 2040년에는 연료전지와 운송용 시장이 확대되어 현재 수요의 4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수소환원제철이 완전 상용화되면 국내의 연간 3000만톤 철강생산기준으로 연간 160만톤의 수소가 필요하며 이는 초고온가스로 16GWt(UAE 수출원자로 크기 기준 약 4기)규모에서 생산 할 수 있는 양이다. 제철산업의 수소 수요는 집중된 공간에서 대량의 수소가 소모되므로 운송 및 저장 비용 감소를 위해서도 원자력수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원자력연구원 '수소생산용 고온가스로' 실험장비.

▶ 원자력수소생산 시스템

원자력수소 생산계통은 크게 초고온가스로계통, 중간열교환계통, 그리고 수소생산계통으로 분류된다. 초고온가스로의 핵연료에서 생산된 고온의 열을 중간열교환기에 전달하고 중간열교환기는 헬륨-헬륨 열교환을 통해 초고온가스로의 열에너지를 수소생산계통에 전달한다.

수소생산계통에서는 물과 초고온열을 이용하여 열화학적인 방법으로 수소를 생산한다. 초고온가스로는 950℃ 초고온 운전조건에서 안전운전이 가능한 열중성자 원자로로 고온열을 이용한 수소생산 및 고효율 전력생산이 가능한 제4세대 원자로이다.

초고온가스로는 초고온 운전을 위해 고온 안정성이 뛰어난 헬륨을 냉각재로, 중성자 감속을 위해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며 내열성이 뛰어난 피복입자핵연료를 사용하는 것 외에는 기존의 가압경수로의 원리와 동일하다.

초고온가스로는 후쿠시마와 동일한 사고에서도 외부전원 및 냉각수의 공급 등 별다른 조치 없이 지속적으로 원자로냉각이 가능하다. 초고온가스로는 출력밀도가 다른 원자로에 비해 작기 때문에 원자로 용기 표면의 복사로 붕괴열을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며 세라믹과 열분해탄소로 세겹 피복된 미세피복입자연료는 고온에서도 방사능물질 유출 없이 핵연료의 건전성을 유지한다.

방사성화가 어려운 헬륨 냉각재 사용으로 방사성물질의 유출이 타냉각재에 비해 극히 낮다. 또한 원자로 내에 물과 금속피복재가 없기 때문에 수소 및 증기가 폭발적으로 생성되는 반응 자체가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있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증기 및 수소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초고온가스로는 효율이 높아 대규모 해수 냉각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내륙 건설이 가능하여 지진, 해일 등의 천재지변으로부터 자유롭다.

▶ 국외 연구개발 현황

국제공동연구로 추진중인 제4세대 원자로개발계획(GEN IV) 개발노형 중 하나인 초고온가스로 VHTR(Very High Temperature Gas Cooled Reactor)은 한국, 미국, 일본, EU 및 중국 등 8개국이 참여하여 2006년부터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OECD/NEA 주관으로 일본 HTTR을 이용하여 초고온가스로의 안전성 입증을 위한 실제 사고 상황 모의실험 연구가 2010년 4월부터 진행중이다. 총 12개국(대한민국, 일본, 미국, 캐나다, 체코, 핀란드, 프랑스, 독일, 헝가리,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이 분담하며 참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회에서 2005년 8월 통과된 미국의 에너지법안(Energy Policy Act)에 원자력수소생산 원형로인 NGNP (Next Generation Nuclear Plant)를 이용한 상용수소 생산기술개발 일정과 예산을 명시하고 추진 중이다. 연구개발은 지속 추진중이며 원자로건설을 위한 정부와 산업체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일본은 2007년도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 원자력수소를 명시하였고 실험로인 HTTR을 2010년 3월에 950℃로 50일 이상 운전하였다. 또한 현재 운전 중인 HTTR에 요오드-황 열화학 수소생산 공정을 결합하여 2015년까지 상용기술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2000년부터 10MWt 규모의 고온가스 실험로인 HTR-10을 운전 중에 있으며 현재 는 산동반도에 전력공급용 고온가스로 HTR-PM을 건설을 진행 중이다. 또한, 국가중장기과기계획의 16대 중대항목으로 원자력수소생산기술 개발을 선정했다.

▲ 원자력 수소 생산시스템.
▶ 국내 연구개발 현황 및 계획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2년부터 자체연구로 ‘수소생산용 고온가스로 기초기술연구’ 수행을 시초로 2006년부터 ‘원자력수소핵심기술 개발’에 착수하여 연구를 수행중이다.

원자력수소 핵심기술 개발과제는 향후 원자력수소 생산 실증시스템의 설계, 건설 및 실증에 요구되는 핵심기술을 개발하여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원자력수소 생산 및 이용 기술개발 기반을 조성하고 원자력수소실증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을 위해 원자력수소협의체를 2009년 12월17일 결성했다.

제4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는 저탄소녹색성장을 위한 원자력에너지 이용확대 정책방향아래에 원자력이용 다변화하는 중점과제로 계획되었다. 이어서 원자력 5개년 연구개발계획에 의하면 원자력수소핵심기술개발을 2016연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원자력수소실증사업추진을 위한 사전 연구로서 초고온가스로 계통개념연구 과제를 2012년부터 산업체와 공동 착수하여 산업체와 계통개념연구, 사업계획공동 수립 등의 연구를 수행한 후 이를 바탕으로 원자력수소 실증사업을 착수할 계획이다.

초고온가스로 및 원자력수소기술은 우리나라의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고 후쿠시마사고 이후 미래원자로의 안전성에 해답을 제공하는 기술로서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연구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의 해외종속 탈피 및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설계코드 및 방법론, 핵심기기 설계 및 검증기술, 핵연료 제조기술과 수소생산기술 등 원천기술은 반드시 자체기술로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최종 사용자인 산업체의 공조와 공감대를 통해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산업체와 공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장기적인 비전과 지원의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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