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경 前 한국가스연맹 사무총장

그동안 전력부족 문제는 점점 심각한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부상됐으나 지난 11월 초 영광 5,6호기 긴급 정지 및 영광 3호기의 제어봉 안내관 균열로 인한 재가동 지연으로 올해 동절기 전력공급 부족현상이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됐고, 이 때문에 가스발전 증가가 예상돼 국제 LNG 현물시장가격이 오르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당장 정부가 강력하고 실질적인 에너지 낭비요인을 제거해야 하나 관련 정책시행이 없어 안타까워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정부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 노력했던 우리 눈에는 당장 시행해 대대적인 전력사용 절약이 가능한 분야가 수두룩하다. 정부의 대책이 좀더 구체적이고 당장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해 쓰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은 에너지 수입량을 줄이고 현안인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면 결과적으로 국가의 무역수지개선에 도움을 주는 1석 3조 이상의 효과가 있다. 에너지 효율 향상과 낭비 방지정책이 정부 에너지 정책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 돼야할 이유다.

이제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는 문제를 살펴보고 단기적 해결책을 제시해 본다.

에너지 절약을 산업, 상업, 농업, 가정 및 공공 등 분야별로 볼 때 산업에서는 그간 많은 노력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상업, 가정, 운송 및 농업 등 분야는 거의 방치돼 있다.

음식점, 상점, 사무실 등은 대낮에 햇빛이 환한데도 불을 켜고 있다. 이것만 제대로 개선하면 상당한 전기가 절약될 것이다. 상업시설의 대다수는 규모와 관계없이 내부조명이 전력소모가 높은 50W할로겐 램프를 사용 하는데, 이 등을 LED로 바꾸면 전력소비를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공공건물 출입문의 경우 늘 열려 있다. 밖의 찬 공기가 계속 들어오면서 실내 보온을 하고 있으니 에너지 낭비가 매우 크다.

출입인이나 직원들의 에너지 절약의식을 고취해서 개선토록하고 도어락 설치도 고려해야 한다.

지하철은 실내 온도가 너무 덥다. 겨울철에는 보통 두꺼운 외투를 입기 때문에 의자가 차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지만 실상은 의자가 뜨거워서 땀을 흘릴 정도다.

또 외국처럼 문에 버튼을 설치해 타고 내리는 사람이 없으면 문을 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이 열릴 때마다 외부의 찬공기가 대거 밀려들어와 이를 덥히느라 에너지가 낭비되고 매 역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 여름에도 마찬가지이다.

농촌은 비닐 하우스 등에 전기난방을 금해야 한다.

아파트 옥상 경관등은 심리적 사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설치돼 있다. 당장 지경부령으로 중지시켜야 한다.

상가 간판은 너무 요란하다. 일정하게 크기와 모양 등을 정비하고 LED등으로 바꿔야 한다.

아직도 상당히 많은 부문에서 단기, 중장기적으로 시행할 일들이 많다.

우선 앞서 지적한 것들만이라도 자세히 관심을 가지고 검토해 보면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이러한 조치만 제대로 해도 이번 겨울 전력 부족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작년에 자체적으로 지하층 주차장을 LED로 바꿨다. 2년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가능한 한 전력이 적게 드는 LED등을 사용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앞으로는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할로겐 램프 등은 생산 자체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기관을 정해 이들로 하여금 보다 구체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 해결책, 규제 등을 할 수 있게 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아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되, 주관은 전문가들을 발굴해 추진하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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