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2013대구세계에너지총회조직위 사무총장

에너지 문제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사안 중 하나이며, 또한 세계가 풀어야 할 수많은 도전 과제들을 위한 해결의 중심에는 에너지가 놓여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에너지는 빈곤을 비롯해 아동권리보호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의 중심을 관통하는 ‘황금실 golden thread'라고 강조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자원의 고갈, 환경 및 기후 변화와 관련한 수많은 문제들은 인류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의 에너지 안보는 이제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때이다.

미래 에너지의 궁극적인 목표인 신재생에너지는 아직까지 기술적 제약이 존재하고 경제성이 낮기 때문에 주력 에너지원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원자력은 값싸고 청정한 에너지로 기대되고 있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한층 더 높은 안전성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지만 채굴시의 환경오염과 사용시의 온실가스 배출 때문에 완전한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전통적 에너지원인 석유와 석탄은 환경문제와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으로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렇게 에너지의 미래는 어렵고 복잡한 문제이며, 모든 국가들이 에너지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올해 10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World Energy Congress)에서는 “Securing Tomorrow's Energy Today(내일의 에너지를 위한 오늘의 행동)”이라는 주제 아래, 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특히, 2013 세계에너지총회는 총회 90년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역동적인 에너지 시장인 동아시아에서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는 에너지수요가 가장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신재생 에너지 보급도 가장 빨리 증가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아시아에 있는 많은 나라들은 국제무대에서 에너지문제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대구총회는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를 대표하여, 에너지 불균형을 겪고 있는 선진국과 아시아 개발도상국간 교량 역할을 하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에너지총회는 전세계 100개국에서 에너지 관련 글로벌 기업의 CEO, 각국 정부 및 국제기구 수장들을 포함한 5000명의 에너지 산업 리더들이 총 집결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행사로, 이 행사를 ‘에너지 올림픽’이라고 지칭하는 이유는 비단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이 행사는 기후변화협약을 축으로 한 모든 에너지 이슈가 총 망라된다. 신기술 신제품 그리고 각국의 에너지 정책은 물론이고 과거와 현재 미래 에너지 확보와 보급 개발 등이 주된 이슈로 토론의 테이블에 올려진다.

내년 대구총회에서는 아울러, 에너지 공급 확보와 보편적인 에너지 균형공급 그리고 에너지로 촉발되는 환경문제 등 전 세계가 직면한 에너지 관련 가장 중요한 3대 난제로 정의되는 ‘에너지 트릴레마’를 진단, 정책 결정자들과 기업 리더들이 미래 에너지 향방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7%에 달한다. 사실 에너지안보는 차기 정부 국정 최우선 과제라 할 수 있지만,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신기할 정도로 에너지 문제를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있다.

재작년 여름부터 대두된 전력수급 문제가 올겨울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에도 장기적인 전력정책도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이제 총회가 열리기까지 약 280여일의 기간이 주어졌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한국은 아시아 에너지협력 허브로서의 위상 강화뿐 아니라, 미래의 에너지원 확보라는 숙제에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동참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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