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4주 위기상황 앞둔 최상의 훈련”

지난 10일 오전 10시 전국적으로 실시된 ‘2013년 겨울철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 결과 총 773만kW의 전력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6월21일 첫 실시한 여름철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 절감실적인 548만kW를 200만kW 이상 상회한 결과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전력산업과는 이번 훈련성과에 대해 매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훈련 상황실장을 맡았던 조종만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훈련 상황실장으로서 총평을 해주신다면.

지난 겨울철부터 전력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예측했던 것 보다 전력수요가 더 많이 걸리고 공급측면에서도 대용량 발전기 여러 대가 장기간 정지하는 사태가 발생된 것이 그 요인입니다.

이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조그마한 판단 잘못이 2011년 9월에 발생한 순환단전으로 진전될 수 있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갖고 지난해 6월21일 정부주관으로 실시됐던 여름철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에 이어 이번에 겨울철 대비 훈련을 시행했습니다.

“훈련은 실전같이 실전은 훈련같이 하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전같이 준비하고 임했습니다.

이번 훈련에서는 지난해 하계훈련 절전량 548만kW보다 220만kW 늘어난 773만kW를 절전했습니다. 이는 원자력 발전기 7대 반에 달하는 전력량입니다. 

이는 전력수급의 어려움을 국민들께 알린 결과로 전력수급 위기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향상됐고 이에 따라 전 국민적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 1월 3~4주차가 전력수급 위험주간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대응책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년 실적을 보면 겨울철에 최대전력이 발생한 기간은 1월 3~4주에서 2월 1주 사이에 대부분 발생했으며 올해에도 1월 하순경이 평년기온보다 낮다고 기상예보를 했기 때문에 1월 4주의 전력수요량을 수요관리 전 7913만kW로 전망하고 이때 예비전력은 129만kW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450만kW이상 확보해야 하는 적정 예비전력에서 약 320만kW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 부족부분에 대해서는 계약전력이 3000kW 이상인 기업체 6000여개에 대해 오전 10시부 12시까지 전기사용량을 3~10%의 줄이는 절전규제를 지난 7일부터 시행, 180만kW 전후의 예비력을 확보하고 나머지 부족한 140만kW에 대해서는 수요관리 시행, 민간자가발전기 가동, 열병합발전기 전기모드 최대 운전 등의 방법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수요를 감축하는 대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운전중에 발전기 불시 고장이라든가 전력수요가 예측한 값보다 증가한다든가하는 비상시에 배전용변압기 탭을 하향조정하거나 사전에 산업체와 약정된 긴급절전 등으로 약 280만kW의 전력수요를 저감하는 대책을 갖고 있습니다.

3. 2011년 9.15 정전사고 이후 전력거래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봅니다. 개혁조치도 이뤄졌구요.

그전에는 전력거래소의 업무가 직원들 자신은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위에서는 그냥 고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이제는 가족 및 친지들, 안면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중요한 일이라고 인정해 주기 때문에 모두들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더 적극적이며 개혁에도 솔선수범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제센터에 걸려있는 1년 365일 중 단 한순간의 잘못에도 모든 것이 허사가 된다는 뜻의 “365-1=0”이라는 슬로건을 출근 때마다 바라보며 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능동적으로 매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개혁조치를 보면 첫째, 전력수요예측 오차를 줄이기 위해 전력수요예측실 신설, 보강과 기상전문가 채용, 수요예측시스템 개발 및 개선, 전력과 기상의 상관관계 발굴을 위한 연구용역 등의 노력이 있었고 수요예측 오차도 1%의 이내로의 목표를 갖고 매진하고 있습니다.

둘째, 공급능력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입찰값과 실제 출력을 낼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발전능력감시시스템’을 개발하였고 이 오차에 대한 보증과 오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시간으로 발전기의 공급능력을 산정하는 ‘공급능력산정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셋째, 정부와 전력관련 기관과의 정보 공유를 위한 조치로 정부와 전력그룹사 각 7개 기관에 상황을 바로 전파할 수 있는 핫라인 전화 설치와 문자, 음성메시지, 팩스를 발송하고 있고 발전소에는 중앙제어실에 전력수급 및 기상상황 등을 전파하는 ‘계통운영상황전파시스템’을 개발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에게는 방송사를 통해 전력예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타 개혁사항으로는 미흡한 고시, 전력시장운영규칙 등을 개정, 보완하였고 중앙전력관제센터를 이사장 직속 기구로 강화하였습니다. 그리고 전력계통 전문가 활용하는 한편, 매일 아침 7시50분에 전 부서장과 경영진이 참여하는 전력수급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System Operator의 능력향상 부분에 있어서도 미국의 NERC(North American Electric Reliability Counsel)에서 주관하는 전력계통운영 자격증을 현재 14명이 응시 13명이 취득하여 국제적인 능력을 인증받았고, 현재 이와 같은 국내 자격증 제도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또한 그 동안 전력수급의 어려움 때문에 정부와 합동으로 실시한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 및 실제 전력수급 비상이 준비단계가 68차례, 관심단계 10차례, 주의단계 2차례 발령되어 훈련과 실제상황을 정해진 매뉴얼대로 완벽하게 대처했습니다.         

4. 전력계통 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름과 겨울이면 항상 피크 문제로 걱정입니다. 바람직한 전력수급대책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는 냉방부하 걸리는 여름과 난방부하가 걸리는 겨울이 최대전력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봄, 가을이 있어 발전기들을 예방정비를 시킬 수 있는 기간이 있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장점이라 할 수 있지요.

중장기적으로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 전력사용량 증가율을 보면 경제성장률을 훨씬 앞질러 가고 있고 2024년 이후는 최대전력이 1억kW를 넘기 때문에 아직은 충분한 발전설비를 확충해야 하고 병행하여 우리 전력계통에 맞는 수요관리제도를 발굴,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전력수요 성장이 2% 이내인 포화상태에 접어들면 발전소 건설보다는 수요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의 점유율이 증가하면 할수록 공급측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예비전력을 더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예비전력은 공급측면의 불확실성인 발전기의 고장율, 단위기 용량,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력의 증가를 고려하고, 수요변화에 따라 변동되는 주파수를 조정할 수 있는 예비전력의 요구량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단기적으로는 연간 예비전력이 평준화 되도록 발전기 예방보수정지를 최적화하고 수급측면 수요관리제도를 활용하여 피크부하를 억제할 수 있는 제도를 활성화해야합니다. 그리고 수급비상시에 활용할 수 있는 수요관리 대책도 충분히 확보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올 하반기면 어느 정도 전력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전력수요 증가가 연 300~350만kW 정도이고 올 연말까지 준공될 발전기의 총 발전량이 약 680만kW 정도가 되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수요증가보다 공급능력 증가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되며 현재 정지중인 원자력발전기 3대가 정상 운전된다면 다가오는 겨울은 전력수급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내년도에는 계획대로라면 준공되는 발전기들의 발전력이 900만kW가 넘게 되어 전력수급에 어려움은 완전히 극복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6. 일각에서 전력거래소 EM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EMS를 만들거나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고 그것을 활용하여 전력계통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운영하는 입장입니다. 현재 EMS를 활용하여 전력계통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EMS가 잘 운영되지 않는다면 현재 중앙전력관제센터에서 직접 감시하면서 운영하는 330대가 넘는 발전기들을 발전담당 2명이서 조정할 수 없으며, 금년 겨울철 피크일인 1월3일에 최대전력과 심야전력 간의 전력수요가 1,400만kW의 차이가 발생했는데, 이것을 사람이 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EMS는 송변전설비의 현재 부하상황과 운전 중에 송변전설비가 불시 고장발생시 어디에서 과부하, 전압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정보에 의해 운전원들은 대책 강구 등의 전력계통 안정운영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7. 전력수급 만큼 중요한 것이 송변전문제인데요. 송변전설비중 노후화되거나 용량이 부족한 것을 시급히 교체해야 할 것으로 지적됩니다.

예 그렇습니다. 전력수급의 문제는 바로 실시간으로 예비력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발전기가 서울에 있든 부산, 광주에 있던지 예비력을 만족하는 량만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송변전설비는 전체적인 문제점 보다는 광역 또는 지역적으로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송변전설비에 대한 일부지역을 보면 중증 환자 같습니다.

한 예를 말씀드리면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북경남변전소로 가는 송전선로 건설이 지연됨에 따라 후속으로 준공 예정인 신고리원자력발전기의 경우 전력을 수송할 송전선로의 용량이 부족하여 발전기를 건설하고도 운전하지 못할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이 공사가 지연되므로 경북 및 경남 일부지역의 전력계통이 취약해짐에 따라 운전 중 추가 송전선로의 고장이 발생하면 과부하 또는 전압이 떨어져 광역 정전 발생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이 수도권 인천 및 북부지역 계통, 당진화력 계통, 신울산 계통, 여천지역 계통 등 여러 곳이 있으며, 이와 같은 곳에서 송전선로 고장발생시 과부하가 발생하여 전압 저하에 의한 정전 등의 발생이 우려되므로 현재 고장파급방지장치를 설치하여 임시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빠른 기간 내에 설비보강 등으로 문제점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울진, 삼척 등에 발전기가 많이 건설될 것으로 보는데 이를 대비하여 동해안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할 송전선로를 발전기 준공에 앞서 건설하여 전력수급 안정을 고려하였으며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높은 전력수요 성장이 예견됨에 따라 적절한 발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력계통에 문제되고 있는 과도안정도, 전압안정도, 고장전류, 과부하 문제 등을 해결할 대안을 찾아 시기가 늦지 않게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8. 안전성만 담보된다면 원전은 현재 가장 합리적인 전력수급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센터장님은 원전 문제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원자력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지만 전력계통 측면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6.4%(2011년도)이므로 대부분의 연료를 수입한다고 본다면 연료비가 가장 싼 원자력발전의 비율이 높아 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원자력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범위 내에서 심야의 최저전력, 신재생에너지 비율, 주파수조정 예비력, 발전기 기동 정지 등을 고려하여 전원별 적정한 구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벌써 9.15순환단전을 한지 벌써 1년 4개월이 지났네요. 9.15 순환단전 직후에는 그 문제점과 대책수립에 몰두하였고, 2011년 겨울부터 현재까지는 전력수급이 어려워 이에대해 준비하고 대처하는데 온 힘을 쏟아 부었습니다.

9.15이후 수급비상 대책상황실에 근무한 일자가 68일이나 되는군요. 물론 이 전력수급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께서 적극적인 절전협조와 산업체들의 절전 참여, 언론사에서 대국민 홍보 등이 큰 힘이 되었다고 보고 있으며, 한전과 발전회사에서도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전력계통과 발전기를 유지관리하고 운영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전력거래소 남호기 이사장님 이하 전 직원들이 합심하여 이루어 낸 결과라고 보며, 계통운영처와 중앙전력관제센터, 천안지사, 제주지사 멤버들의 노고에도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전력수급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올해에도 “쉼없이 지극한 정성을 다한다.”는 중용에 나오는 글인 “至誠無息”을 슬로건으로 전력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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