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12 운동으로 새희망 일굴 터”

전영택 실장
능력위주 인사 정착, 인사혁신 지속추진
계획예방정비기간 조정, 원전피로도 개선
한수원 통일성 유지하는 경영시스템 보완

지난해 2월 원전사고 은폐를 시작으로 불거진 한수원의 비리사건은 1년 내내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결국 창사 최초로 납품비리로 인한 직원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수원은 극약처방으로 지난해 9월27일 26개 처장급 직위 가운데 16개 처장을 교체하는 초강수 인적혁신을 단행했다. 당시 신설된 부서중 핵심이 경영혁신실장 자리였고 첫 번째 실장으로 부임한 사람이 전영택 전 전력거래소 기획관리처장이다. 산업자원부 전력산업구조개편 T/F 팀장을 역임하고 전력거래소 창립에 관여, 이후 10년이 넘도록 전력거래소 기획관리 업무를 총괄했던 전 실장을 통해 한수원 혁신 프로그램의 핵심을 들어보았다.


1. 지난 8일 지경부에서 원전산업 종합 혁신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혁신안의 핵심은 조직 슬림화와 인적 쇄신 두가지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한수원의 실행계획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발표한 한수원 혁신대책의 내용은 한수원의 인적·조직적 쇄신, 원전 품질관리 시스템 강화, 안전 최우선의 원전 운영·정비, 외부 감시와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안전 최우선과 비리 근절을 한수원 혁신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이죠.

조직과 인적 쇄신도 이러한 기본 취지에 맞게 추진될 것입니다. 즉, 조직의 경우 품질보증서 위조와 자재구매 비리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점검·관리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인적실수에 의한 원전 고장정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전 정비와 운영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구조 개선이 추진될 것입니다.

인적 쇄신의 가장 큰 과제는 과거 비리의 척결입니다. 현재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한수원의 비리는 모두 과거의 사건입니다. 과거 비리를 일시에 정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한수원은 과거 비리행위를 척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더욱 강력하게 계속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외부의 능력 있는 인사의 영입 등 능력위주의 인사를 정착시켜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사외 공모를 통해 저를 포함해서 3명을 영입했고 현재 고위 간부급 5명에 대한 사내·외 공모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부의 능력 있는 직원의 발탁 등 인사혁신이 계속 추진될 것입니다.

2. 지난해 원전고장 축소은폐, 직원비리, 부품성능검사서 위조 등 한수원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부정사건은 다 터져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한수원 입장에서는 괴로웠겠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수원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난해 잇따른 사건으로 그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한수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한수원 임직원 모두가 뼈아픈 자성과 함께 다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그동안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는데 온 힘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그 성과가 하나하나 나타날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혁신에 대한 전직원의 자발적인 의지를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

제도와 관행 개선에 이어 올해에는 대대적인 의식개혁을 추진할 것입니다.

사장께서 강조한 대로 “Back to the Basic”을 기치로 ‘HOPE 12’ 운동을 전개해 나가려고 합니다. “HOPE"는 정직(Honesty), 열린 마음(Open mind), 공인의식(Public spirit), 열정(Enthusiasm)을 의미하며 이처럼 한수원이 갖춰야할 기본가치를 실천적으로 내재화하여 새로운 희망을 일구자는 운동입니다.

올해에는 ‘HOPE 12’ 운동을 통해 한수원 전 직원 개개인의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서 그 변화의 총합이 국민 신뢰의 회복과 새로운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3. 일각에서는 한수원 조직이 너무 비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합니다. 23개의 원전을 한 개의 조직이 운영하다보니 한계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번에 조직 슬림화 혁신방안도 이와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인데요, 실장님은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원전 규모가 한 개 조직의 관리범위를 넘는다는 얘기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해결책은 두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한수원을 두 개 이상의 회사로 분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수원을 그대로 두되 책임과 권한이 명확하도록 경영관리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체성·통일성·일관성이라는 원전사업의 특성상, 전자와 같은 지역적 분할방안은 안전성과 수용성 등 여러 측면에서 더 큰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한수원 체제의 통일성을 유지하되 사실상의 관할범위에 대한 분할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경영시스템의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수원에서 추진 중인 조직구조 개선작업도 이러한 취지를 반영해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4. 원전의 피로도가 큰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데요, 원전 운영에 관한 혁신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 부분은 앞서 말씀하신 정부대책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대책에서 정부는 안전 최우선의 원전운영 방침을 밝혔습니다.

사실 전력산업 구조개편 이후 발전사업이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다보니 원전 또한 지금까지 이용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온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밝혔듯이 이제 원전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경영평가지표를 효율성에서 안전성 위주로 이미 개선하였으며 앞으로 원전의 계획예방정비기간도 충분한 점검과 정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조정할 계획입니다.

5. 상공부, 산자부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했기 때문에 정부조직의 생리를 잘 알고 계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가 바라보는 한수원 혁신프로그램과 한수원이 생각하는 혁신프로그램은 어떤 차이가 있다고 봅니까?

한수원의 혁신에 대해서는 정부와 한수원의 목표가 다를 수 없고 정부가 발표한 종합혁신대책 또한 한수원의 생각과 다를 수 없습니다.

다만, 정부의 혁신대책은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만들고 실천에 옮기는 것은 모두 우리 한수원의 몫입니다.

앞으로 경영혁신실이 한수원의 세부적인 혁신방안을 종합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혁신의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6. 폐로문제, 페기물문제도 한수원이 풀어야 할 큰 숙제입니다. 혁신의 관점에서 바람직한 실행방안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들이 수립될 것입니다.

7. 끝으로 덧붙이고 싶거나 하시고 싶은 말씀은?

지난해에는 과거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라 밝혀지면서 한수원의 다각적인 혁신노력들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특히, 원전부품의 품질보증서 위조사건은 그 파장이 정말 컸습니다.

영광원전 5, 6호기의 가동을 계기로 우리 한수원은 사장님 이하 전 임직원이 일치단결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환골탈태하는 새로운 한수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매서운 질타와 함께 관심과 애정 어린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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