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석 한국가스공사 해외배관사업단장

자원확보 위해 가스 플랜트 사업 병행해야
중·하류 사업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 필요

최근 경제성을 갖춘 셰일가스의 부상으로 에너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변화에 따라 에너지 자원 확보에 대한 선택은 중요한 기로에 직면해 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셰일가스 매장량은 전 세계가 60년간 사용 가능한 1500억톤으로 추정된다. 또 채굴 가능매장량은 125년간 소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수요는 2035년 50% 이상 상승해 가스가 세계 에너지원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셰일가스 개발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가스산업 가치사슬(Value Chain)과 관련된 산업의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산업은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의 액화 이전인 상류(Up-stream), 액화·수송 단계인 중류Mid-stream), 수송 이후인 하류(Down-stream)로 구분된다.

IEA는 2035년까지 100만개 이상의 셰일가스 관련 시추가 이루어 질 것이며 이와 관련, 가스의 저장 및 운송을 위한 기화, 액화, 수송(파이프·선박), 발전 및 가스화학 플랜트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플랜트시장도 가스를 중심으로 한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전 및 가스화학 플랜트 등 중·하류 부문에서의 거대 플랜트 시장의 참여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해외 가스 플랜트사업과 한국가스공사의 역할

해외 가스 플랜트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가스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가스공사는 국민들에게 저렴하고 편리한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주요 임무이다.

현재 가스공사는 초창기 천연가스를 단순 도입, 국내에 공급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좀 더 경제적인 에너지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보다 저렴한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상류부문(Up-stream) 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상류부문(E&P) 사업은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중하류부문은 상대적으로 저위험, 저수익 사업이며 투자비를 단기간에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가스산업은 전 밸류체인에 참여함으로써 상·중·하류간 균형과 상호보완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중·하류 부문에 있어서의 해외 가스 플랜트사업의 진출 필요성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첫째, 가스자원 확보를 위해 가스 플랜트사업을 병행해야 한다.

가스공사가 모잠비크 E&P 참여를 위해 모잠비크 정부에 공을 들일 무렵, 모잠비크 정부는 숙원사업인 수도 마푸토의 도시가스 공급사업에 가스공사의 참여를 요청해 왔다.

가스공사는 안정적 수익 확보는 물론 모잠비크 정부와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마푸토 도시가스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경우 우리나라와 가스공사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향후 이어질 대규모 모잠비크 가스 생산 연관사업(액화플랜트, 육·해상배관, 수송, 트레이딩 등)에도 국내기업과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중국, 인도 등 많은 국가들이 아프리카 자원확보를 위해 공항, 도로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에 비해 420억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투자비로 안정적 수익(내부수익율 15.15%)을 확보하면서 모잠비크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사업모델이다.

앞으로도 이 처럼 자원 확보를 위한 상류부문과 연관된 중·하류 사업 참여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가스산업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공기업이 앞장서야 한다.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건설투자 둔화 및 부동산 침체 등으로 정체기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2015년 13% 대에서 2020년 11%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복지예산 지출 증가에 따라 건설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기업의 도산이 지속되고 있으며, 관련산업의 고용이 악화되는 등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발표한 2012년 세계 225개 건설기업에 우리나라는 12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터키는 32개 기업이 세계 탑 225에 랭크됐다. 이는 우리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더욱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플랜트 시장은 고유가 및 셰일가스 개발· 생산 등의 요인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세계 플랜트 시장규모를 2012년 9410억달러, 2015년 1조111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역량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가스공사는 사업관리(PM), 설계·기자재·시공(EPC), 유지·보수(O&M) 등 천연가스 플랜트 전 분야에 걸쳐 뛰어난 사업역량과 다수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멕시코 만사니오 LNG 터미널, 모잠비크 도시가스사업, 우즈백 수르길 가스화학 플랜트 등 투자 및 운영사업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국내기업이 해외 가스 플랜트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태국 PTT LNG 터미널 EPC, 싱가폴 LNG 터미널 EPC 사업에 GS건설 및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기업이 해외 가스플랜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 바 있다.

이와 같이 가스공사는 모든 해외 가스 플랜트사업에서 국내기업과 동반 진출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가스산업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천연가스와 연관된 가스처리설비(CPF), CBM(Coal Bed Methane), GTL(Gas to Liquid), CNG(Compressed Natural Gas)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사업기회를 개발하고 발굴해야 할 것이다.

공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의 명분으로 축소 지향되어 에너지 자원 확보 및 세계 플랜트 시장 진출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서 이탈되지 않기를 바란다.

셋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익성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가스공사는 천연가스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국민에게 공급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지만, 수급안정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공익적 운영과 정책적인 가스가격 결정 등으로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미래의 안정적 가스자원 확보를 위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가 필요 없는 플랜트 EPC 사업을 수주하고 저투자,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가스공사가 추진 중인 이라크 가스배관 EPC 사업은 투자 없이 전문인력과 기술수출을 통해 적정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평가된다. 물론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존재하겠지만 전 직원의 단합된 지혜와 용기로 극복해 나가리라 생각한다.

가스공사는 짧은 해외 플랜트사업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가스기술을 수입하던 단계에서 이제 기술수출을 통해 외화를 획득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앞으로도 자원부국과의 우호적인 관계형성을 통해 자원확보의 밑거름이 되는 동시에 수익성 확보를 기반에 두고,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기업과 동반 진출함으로써 경기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기업으로서의 역할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전 직원의 변화를 위한 의지와 개척정신으로 한국가스공사가 세계 일류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할 것을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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