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제 2도약기 곧 온다”

-LPG 경쟁력 회복세…CNG택시 진입 쉽지 않을 것’-
-올해 택배차량전환·소형탱크보급 등 수요창출 ‘주력’-

올해 LPG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분기 LPG 소비량은 전년대비 30% 줄어들어 시장침체를 명백히 드러냈다.

정부의 LPG소형저장탱크보급사업이 본격 시행되며 수요창출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위기와 기회의 시기인 셈. 올해 LPG산업협회의 회장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이재홍 부회장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2011년 6월 부임한 이 부회장은 서울대 전기공학 석사, 한양대 전자통신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당시 최연소 고시 통과, 과학기술부 원자력국 전기전자연구조정관실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미국 IBM Watson 연구소 객원 연구원, 정보통신부 지식정보센터장, 지경부 우정사업본부 전남체신청장을 지낸 국내IT산업의 핵심 브레인이다.

LPG와 무관한 경력이지만 공직생활에서 다져진 기획력과 리더십으로 업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부회장을 만나 LPG산업의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이재홍 한국LPG산업협회 부회장이 말하고 있다.
▲올해부터 사실상 산업협회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데.

산업 부흥과 업계 내 소통을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특히 LPG업계의 당면과제인 수요감소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프로판 시장은 도시가스에 밀려 걷잡을 수 없이 축소됐고, 업계를 지탱해 온 부탄 시장은 차량 감소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협회는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차량의 LPG전환을 추진했고 올해 택배차량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그 외 LPG혼소 보급, LPG소형저장탱크 보급 확대 등 신규수요 창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들어 유수륜 회장의 직무를 대행, 일선에 나서게 된 후 업계 소통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충전업자들의 단체인 산업협회는 업계에서 중간자적 입장이라 LPG사업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LPG업계는 타 업계와 달리 유통단계가 독립적입니다. 수입사-충전사-판매업소 등의 관계가 수직적이지 않아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는 구조다 보니 외부에서는 내홍이 많다고 비쳐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부딪혀보니 서로의 입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 통로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가교 역할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또 정부 및 판매업계 등 관련업계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문제를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실무적 접촉이 빈번한 판매업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충전-판매 협의체를 구성, 정기적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산업의 현안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협회의 주요 추진 업무와 성과는?

지난해 협회는 LPG수요 확대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중고 LPG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 일반인 구매가 허용됐습니다. 또 우정사업본부와 친환경LPG차량 전환 업무협약을 맺어 지난해 말 우정부의 전체 차량의 31%가 LPG차로 전환, 올해도 신규구매차량의 84%를 LPG차량으로 구매할 예정입니다.

LPG소형저장탱크 보급 사업에 대한 국고지원 확정은 협회만이 아닌 업계의 쾌거였습니다.

아울러 충전소 카드 수수료율을 최저수준인 1.5%로 유지, 충전소 자율검사 협회 대행 허가 획득 등을 통해 협회원들의 부담을 덜었습니다.

▲최근 국토부에서 택시연료다변화의 일환으로 CNG엔진개조 지원을 추진 중인데.

택시시장의 연료다변화 건은 업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만 현재 시장상황을 분석해보면 국토부의 CNG 지원안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CNG택시 개조는 연료비, 안전성, 개조비, 공차운행, 자체점검 소요비용, 제작사의 A/S 여부 등 다양한 면에서 검토돼야 합니다. 현재 연료비가 조금 저렴하다는 장점 외에 취약한 안전성, 충전 인프라 부족, 차량 성능 저하 등은 단점으로 꼽히지요.

이 때문에 최근 CNG 개조 차량이 다시 LPG로 귀환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당사자인 택시연합회나 노동조합 등 당사자인 택시업계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입니다. 국토부가 이런 실상을 파악하면 지원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CNG의 최강점인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CNG는 현재 서울지역 평균 판매가가 Kg당 1000원대에 진입, 강원도 일부지역은 1100원대로 파악됐습니다.

반면 5월 LPG공급가는 127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택시는 유가보조금 등의 혜택으로 사실상 800~900원대로 사용 중입니다. 최근 LPG수입가가 6개월 연속 인하됨에 따라 국내 LPG가격도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CNG 택시의 경쟁력은 더 약화될 전망입니다.

개인적으로 CNG차량은 택시 시장보다는 이전 정부 방침대로 대형차 시장을 공략하고, 중소형차는 LPG로 특화시키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의 진행상황은?

소형저장탱크는 사실상 정부의 첫 LPG지원사업입니다. 도시가스 미공급지역 중 사회복지시설 등 에너지 빈곤층에 LPG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고 금속 배관을 통해 LPG를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기존 용기사용 대비 약 2% 내외의 연료비 절감효과와 고효율 LPG보일러 지원을 통해 난방효율·온수사용 등 사용자 편의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42억9000만원이 투입되는 올해 사업은 개선시설 1차 선정 및 공급자 등록이 완료됐고, 5월내 권역별 시공사 선정을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을 통해 LPG업계는 유통구조 선진화,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소비자 신뢰 향상 등 이미지 제고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협회는 주관기관으로 사업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사업확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마을단위 보급사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LPG협회와 함께 30~70세대의 농어촌 저소득층 주거 밀집지역을 LPG배관망으로 공급하는 마을단위 개선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경제성 또는 지형적 문제로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 대규모 LPG공급을 통해 도시가스 수준의 경제성과 편의성, 안전성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에너지 취약계층의 에너지복지 확보와 LPG업계의 대규모 수요 창출이라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얼마전 울릉도에 직접 방문, 행정관청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는데 호응이 컸습니다. 연료공급불안이 일상화된 섬지역 등에서 특히 효용성이 클 것으로 전망돼 적극적으로 보급확대에 나설 방침입니다.

▲용기사용연한제로 인한 용기부족 및 관리미흡 문제가 심각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충전업계 최대 현안과제는 사용연한제로 인한 용기부족 상황입니다. 26년 이상된 LPG용기를 오는 6월1일부터 의무적으로 폐기토록한 제도가 시행됩니다. 올해 폐용기 규모는 약 147만여개로 추정돼 수치로는 유통상 문제가 없지만 소비처당 2~3개의 여유용기를 두는 현장 특성 때문에 용기가 부족합니다. 또 용기소유주체가 불분명해 서로 구입을 미룬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협회차원에서 LPG용기 공동구매를 추진, 사업자 부담을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책적 도움이 절실합니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26년이 경과된 용기라도 재검사를 시행, 통과시 검사유효기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용기제조 기술 및 검사기술 개선 후 생산된 용기들만 유통되는 시점에는 사용연한제는 폐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용기소유주체 문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전자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LPG의 독립에너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LPG의 독립에너지원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LPG는 생산지, 성상이나 용도 등이 천연가스(LNG)와 유사한 가스체 연료인 만큼 현행법에 석유제품으로 분류된 것을 개정, 관련 규정을 액법으로 일원화해야 합니다.

독립에너지원으로 LPG의 역할을 명시하고, LPG관련 법령을 정비하면 정책의 일관성 및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LNG와의 공정한 경쟁도 가능하리란 판단입니다.

지난해 LPG의 날 이용환 산업부 가스산업과장이 ‘LPG 탈석유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했으나 이후 진척상황이 보이지 않아 다소 아쉽습니다. 업계 내부의견을 모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할 방침입니다.

▲올해 협회의 주요 계획은?

정부지원사업인 소형저장탱크 사업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또 수요개발 차원에서 택배차량전환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소규모 트럭을 활용한 도심 택배차량의 경우 주거밀집 지역을 집중적으로 회전하는 만큼 배기가스 등에서 환경성이 요구되고, 택배기사 복지 차원에서 연료비 부담도 현재보다 완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조건에 LPG차량은 매우 적합합니다. 운송업계와 정부 측에 택배차량의 LPG연료전환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LPG업계의 어려움은 곧 지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LPG 국제가는 지속적으로 하락, 국내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수요 개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소비량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단 산업을 위해 정부의 지속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정부에서도 LPG산업에 더욱 관심을 갖고 좋은 정책을 발굴해 주길 희망합니다. 특히 경제성이 없는 곳에 무분별하게 LNG배관을 설치하는 것보다는 소형저장탱크 보급, 취약층 LPG바우처 지급 등 LPG연료에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업계 역시 지속적인 수요개발을 통해 소비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유통구조개선,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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