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형 전원 확대 위해 ‘요금조정’해야

-건물 최적화 되는 진정한 분산형 전원-
-올해 고효율기자재 인증품목 등록 추진-

현재 국내에는 자가열병합발전시스템 보급을 주관하는 정부의 부서, 담당자가 지정돼 있지 않다. 때문에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정책 발굴 및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전력수요 증가와 함께 분산형 전원인 자가열병합발전시스템의 보급 필요성은 날로 더해지고 있다.

자가열병합발전 보급의 구심점인 자가열병합발전협의회의 강병일 협의회장을 만나 시스템 보급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 및 앞으로의 구상 등을 들어봤다.

▲ 강병일 자가열병합발전협의회 회장이 말하고 있다.
▶▶▶‘자가열병합발전협의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 협의회의 목표는 합리적인 에너지사용을 통한 국가 에너지 절약을 추구하는 것이다. 회원 상호 간에 기술정보 교류 및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함으로써 자가열병합발전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자가열병합발전 활성화라는 목적을 공감하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현재 발전설비 제조회사, 판매 및 시공회사, ESCO사, 설계회사, 유관기관, 학계 등 38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조직구성은 회장 산하에 효과적인 업무추진을 위해 제도개선분과, 기술분과, 홍보분과, 교육분과로 나뉘며 각 분과별로 회원사 임원진이 가입된 전문위원회와 팀장급 실무진이 가입된 실무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매년 시장환경 개선과 이를 통한 보급 확대를 위해 각종 세미나 개최, 정기총회 및 운영위원회, 정부 정책간담회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주최하고 있다.

▶▶▶분산형 전원으로서 자가열병합발전 시스템은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나.

전력수급의 안정성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분산형 전원의 보급 확대 필요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력 공급체계가 원거리 송전이 불가피한 중앙집중 공급방식이다. 수요단에서는 전력소비의 지속적인 증가와 더불어 기저부하의 점진적인 증가 및 특정계절과 시간대에 급격한 수요의 증가를 나타내는 첨두부하의 비중도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첨두부하는 중후장대 원거리 송전방식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소비처 인근이나 자체설비 운영으로 피크시간대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부하에 대응하면서 송전부하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아 송전제약에도 자유로운 전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원을 분산형전원이라 하며 분산형 전원의 대표적인 시설로 열병합발전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중 자가열병합발전은 산업체, 대형건물, 공동주택 등에 주로 설치돼 자가 사용을 목적으로 하며, 소규모 형태로 대규모의 집단에너지용 열병합에 비해 대규모 발전소 투자부담을 줄이고 건물 단위에 최적화하기 때문에 진정한 분산형 전원이라 할 수 있다.

자가열병합발전 시스템은 소비자 중심으로 에너지밀도가 높은 단위건물에 도입돼 연간 안정적인 기저부하 운영을 하며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동·하절기 전력피크 시간대에는 추가 가동함으로써 피크를 낮춰 국가 전력그리드 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또한 하절기 전력수요를 가스수요로 대체하는 효과도 있어 에너지원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며, 가스저장시설, 발전소 건설비용, 송전손실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대규모 집단에너지용 열병합 공급이 불가한 지역과 소규모 대상까지 설치가 가능해 열병합발전의 활용범위를 최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는다.

아울러 이러한 자가열병합발전 보급은 수요자가 전력공급자가 되는 전력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게 돼 미래 전력효율향상 네트워크인 스마트그리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가열병합발전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또 보급활성화 방안을 제시한다면.

자가열병합발전 시스템은 계절별 에너지 수급 안정과 최대전력 피크감소 등 국가적 편익에 부응하는 우수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불리한 요금체계, 부족한 지원제도 등으로 인해 보급 및 가동 활성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설치 사용시설 중 27%는 경쟁력 열위 등의 사유로 가동중지 및 철거됐으며 ESCO 자금 융자를 통해 설치한 사용시설의 경우도 경제성 상실로 인한 민원증대 등 신규설비 보급확대뿐 아니라, 기존에 설치된 설비 또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경제성 확보가 자가열병합발전 보급 확대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에너지원간 요금체계 개선과 더불어 초기투자비에 대한 지원금 또한 실효성 있는 수준으로 증액하고 가스냉방과 같이 전력산업기반자금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가동 중지 중인 자가열병합발전 시스템의 가동유인을 위해 운전지원금 신설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우리 협의회는 요금경쟁력 열위로 가동률이 저하되고 있는 시점에 운전지원금 등의 지원제도 신설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관련정책의 추진주체가 없다는 점도 큰 문제점이다. 정책반영에 대한 노력을 원활히 전달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은 보급활성화의 큰 장애요인 중 하나다. 연관된 부서는 있지만 주관 부서 혹은 담당자가 없기 때문에 자가열병합발전시스템의 효용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급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빠른 시일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자가열병합발전시스템 보급을 주관하는 부서와 담당자가 지정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정책 발굴·실천 및 보급활성화 정책개발 창구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가열병합발전 보급 확대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넓게 봐야 한다. 자가열병합발전 뿐만 아니라 CES,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 모두 큰 틀의 분산형 전원이다. 이 분산형 전원이 대형 발전소 건설을 통한 전력공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분산형 전원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요금제도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전기요금은 거의 묶여 있는 상황에서 열병합발전을 위해 공급되는 가스요금은 3~4배 이상 급등했다.

열병합용 가스요금을 하향 조정해야만 한다. 분산형 전원은 전기와 열생산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효율이 80% 이상이다. 에너지 효율정책 측면에서도 큰 틀에서의 요금조정을 통해 분산형 전원공급을 늘려야 한다.

▶▶▶국내 자가열병합발전 설비의 기술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되나.

자가열병합발전 설비 메이커사는 국내 한군데 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자가열병합발전 설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그만큼 자체 기술개발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 자가열병합발전 협의회에서는 설비 자체기술 확보 및 설비선진화, 보급 활성화를 위해 자가열병합발전시스템을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품목으로 등록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을 통해 관련 혜택 등의 수혜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기기 사업자도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자가열병합발전 보급 확대를 위해 기기업체 등 관련기관 및 사업자들과의 공조가 중요한 것 같다. 올해 협의회에서 구상하고 있는 계획은.

우리 협의회는 자가열병합발전과 관련된 업체 및 유관 기관들이 모두 모여 있는 단체다. 사업활성화를 위해서는 각 회원사간의 상호협력과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도개선 및 보급기반 마련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올 한해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자가열병합발전 시스템의 우수성 홍보 및 정책마련을 위해 유관기관 간담회 추진과 지자체 공무원 참여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에너지 전시회 참여 등 각 회원사의 시스템 홍보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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