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기술로 광해방지 시장 주도”

심포지엄 통해 국제표준화 추진·해외진출 탄력 받아
기술이 곧 경쟁력…희토류 등 먹거리 기술 개발 주력|

지난달 31일 ‘2013 광해방지 국제 심포지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제적으로 유일의 광해방지 대규모 행사인 이 심포지엄은 한국형 광해방지 기술을 세계에 선보이는 동시에 광해방지 국제표준을 한국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무대였다. 자원개발 붐과 함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광해방지시장에서 한국의 부상을 주도하고 있는 권혁인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을 만나 심포지엄의 결과를 토대로 광해방지시장의 현황과 공단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2013 광해방지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광해방지 국제심포지엄은 자원개발로 발생하는 환경 피해인 ‘광해(鑛害)’에 대한 국제적인 협력기반 조성과 광해방지 최신 기술정보 교류, 광해방지 해외시장 동향을 논의하는 국제 교류의 장이다.

‘광해관리 기술과 정책’을 주제로 열린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22개국 400여명이 참석, 국제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광해방지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우리 기술의 해외 진출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중요한 자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광해방지기술 국제표준 제정 동아시아협의체’(가칭)를 구성해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국제 표준을 추진할 수 있는 든든한 지지국을 얻게 된 것에 만족한다. 이와 함께 거대 시장인 CIS(독립국가연합)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키르기스스탄과의 업무협약 체결, 광해방지 전문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중소기업 협의체 구성 등은 광해방지산업이 창조경제를 이끌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해줬다.

‘동아시아협의체’는 광해방지기술 국제 표준화 사업을 동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는 협력기구다. 광해관리공단은 국제심포지엄 둘째날 협의체 구성을 제안해 몽골,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9개 국가의 동의를 얻어냈다.

동아시아의 주요 자원개발국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됨에 따라 공단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형 광해방지 기술의 국제 표준화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4월26일 독일에서 열린 국제표준기구 광업위원회(ISO TC82) 총회에서 독일, 프랑스 등 광업선진국들의 전원 동의로 광해관리 소위원회 간사국에 선임됐다. 국내 기술 주도로 국제표준이 제정될 경우 중소기업과 한국형 광해관리 시스템의 해외시장 진출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키르기스스탄과 체결한 ‘광해방지기술 업무협약(MOU)’은 해외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지난달 28일 국제심포지엄 참가를 위해 방한한 키르기스스탄의 환경기술안전감독원과 광해방지와 복구를 위한 상호 기술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단은 지난 2009~2011년 키르기스스탄에 석·연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기술컨설팅을 성공적으로 제공, 네트워크를 구축한 바 있다. 공단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CIS 지역의 광해방지 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우리 중소기업 해외진출의 본격 지원 발판을 마련한 것도 심포지엄의 성과로 볼 수 있다. 4월 중소기업의 해외 광해 시장 진출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동반진출 워크숍’을 개최하고, 5월 동반진출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심포지엄을 계기로 보다 체계적인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동반진출 협의체 구성을 기점으로 공단은 앞으로 정부, 산학연과 협력해 역량 있는 중소기업 발굴, 광해관리 기술 이전과 산학연 기술 공동개발 지원, 해외 진출 상담과 지원, 공단과 중소기업의 해외사업 모델 개발, 글로벌 광해방지 전문기업 육성 등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심포지엄에서 ‘한국형 희토류 광해관리 기술개발 계획’을 발표해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한국형 희토류 광해관리 기술개발’은 공단이 새로운 먹거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중점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최근 중국의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 개발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개발 후 오염원 처리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는 국내에 희토류 자원이 부존돼 있지만 환경적 문제로 자원개발에 어려움이 많아 전량 수입하고 있다. 더욱이 자원의 편재성으로 인해 중국이 희토류자원의 수출입을 전략적으로 통제하는 등 원료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라 자원보유국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분리기술을 포함한 환경오염 처리기술 확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판단했다.

현재 공단에서는 희토류 개발 시 희토류 광상 및 정광과정 중 분해·침출 과정에서 사용되는 산·알칼리재료나 희토류 분리 정제과정에서 사용되는 유기용매 재료에 따라 폐수 성상이 다양함을 파악했고, 각 성질에 맞는 광해관리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광해방지기술은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자원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기술개발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그 이유가 있다면?

후발주자로서 기술력이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광해방지사업은 전문사업자만 진행할 수 있다. 관련 기술이 곧 경쟁력인 만큼 공단은 앞으로도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할 방침이다. 이같은 공단의 노력은 해외시장 진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선진국보다 광해방지 기술개발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해외시장에서의 한국 기술력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한국형 기술이 선진국의 82% 수준까지 도달했을 정도로 단기간에 빠른 기술 향상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단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특화기술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현재 광물찌꺼기 무해화 기술, 광산폐수 자연정화 기술, 광섬유 센서 지반침하 계측기술, 오염토양 정화기술과 복원기술, 광산GIS(지리정보시스템) 구축기술 등에 대해 선진국과 동등한 기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단은 한국형광해관리 기술로 국제표준을 주도할 방침이다. 얼마전 독일에서 열린 국제표준화기구 광업위원회 총회에서 한국이 광해관리 소위원회 간사국으로 선임된 만큼, 선진국들의 독무대였던 광업기술 국제표준 영역에서 한국 광해방지 기술이 국제 표준화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리 기술이 국제표준화되면 한국형 광해관리시스템의 해외시장 진출 동력 확보가 가능하다. 때문에 광해방지기술의 KS와 ISO 인증을 신규 제안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여러 방면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만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IT 기술 접목, 중소기업 기술 이전, 희토류 광해방지 기술 개발 등 다양한 광해방지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몽골, 베트남 등 개발에만 치중했던 국가들에 한국형 광해방지 시스템을 전파, 상당한 호응을 얻어 향후 진출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단의 사업 계획을 알려 달라.

올해 공단은 내수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과 더불어 기술개발 및 국제표준 주도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공단은 중소기업과 손을 잡고 540조원 규모의 해외 광해방지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이 약 300조원 규모인 것을 볼 때 그 성장 가능성은 막대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몽골,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25개국에 진출해 15억6000만원으로 추진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내수에서는 광해방지사업의 가치향상을 도모할 방침이다. 부임 후 2년 가까이 우리 광해관리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광해관리란 쉽게 말해 광산개발로 나타난 환경오염 등을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광해라는 개념은 광산개발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피해를 의미하지만 단순히 오염된 것을 복구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지역주민의 니즈를 광해방지 사업에 결합해 해당 지역 발전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한국형 폐광지역 진흥모델’은 단순히 관해방지사업을 통해 환경을 복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려 한다. 예를 들어 수질정화시설을 생태공원화해 지역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적은 비용으로 부가가치를 더하는 생활밀접형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또 폐광지역 컨설팅을 해 주거나 더 나아가 폐광지역 진흥 프로젝트를 직접 수주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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