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칠 환경부 전기차보급팀장·서기관

전기차는 도로를 달릴 때 발생하는 배출가스가 전혀 없다.

그러나 전력생산 과정에서의 오염물질 배출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과정 평가(LCA : Life Cycle Assessment)를 통하여 발생하는 오염 물질이 내연기관차의 그것보다 더 많이 발생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기자동차는 이러한 전 과정을 감안한 에너지 효율이 내연기관차 보다 2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배출계수를 적용하여 전기차와 동급 휘발유차 및 경유차와의 탄소배출량을 비교하면 휘발유차를 100%으로 봤을 때, 경유차는 88.9%, 전기차는 48.6%로 전기차가 절반 이상으로 적게 배출한다. 우리나라의 국가 배출계수(LCI DB)를 적용하여 계산하면 IPCC 배출계수를 적용한 결과보다는 전기차 효율이 조금 더 좋게 나온다.

이 외에도 연료별 발열량 기준, 미국 에너지성 자료 등 수많은 자료들 모두가 전기자동차의 에너지효율을 내연기관의 최소 2배 이상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석유를 직접 자동차에 넣어 운행하는 것과 석유로 전기를 생산하여 전기차를 운행하는 것을 비교했을때 전기차의 효율은 어떨까?

먼저 석유를 자동차에 직접 넣어 운행하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 단계에서 손실이 생긴다.

첫 번째로 엔진에서의 손실이다. 엔진에서의 에너지효율은 28~30%에 불과하여 약 70%의 손실이 일어난다.

두 번째로는 엔진에서 바퀴까지 가는 동력전달과정에 약 30~36% 정도의 손실이 일어나서 에너지효율이 66% 정도이다. 워터펌프, 발전기, 공회전 등을 망라한 손실이다.

이러한 손실을 종합하면 내연기관차의 최종 에너지 효율은 19% 정도가 된다. 즉 기름 1ℓ를 투입하면 0.19ℓ의 효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전기차의 손실 역시 만만치 않다. 먼저 발전 및 송전과정에서의 손실이 65% 정도에 이르므로 에너지 효율은 45%에 불과하다. 차량에 들어온 전기도 충전과 모터 구동, 동력전달과정에서 역시 15%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다.

이러한 모든 것을 감안한 전기차의 최종 효율은 38%가 조금 넘는다. 즉 기름 1ℓ를 투입하면 0.38ℓ의 효율을 보이는 것이고, 이는 내연기관의 0.19%에 비하면 두배가 약간 넘는 효율이다.

물론 통상이 아닌 특정한 상황을 가정하여 극도로 효율이 높은 내연기관과 극도로 효율이 낮은 전기차를 비교하면 내연기관의 효율이 더 높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정점에 이른 내연기관에 비하여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전기차의 미래를 생각하면 사실 내연기관과의 에너지 효율비교는 무의미할 정도이다.

특히 전기는 2차 에너지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에너지로부터도 전기를 얻을 수 있다. 가장 저렴하고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만드는 에너지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에너지효율이 높다는 것은 대기오염물질의 저감을 의미한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도로를 주행할 때 유해 물질의 배출이 전혀 없는 수송수단은 인간의 입장에서는 축복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처럼 블랙아웃을 걱정해야 하는 피크부하 대응에도 전기차는 좋은 수단이다. 전국의 충전망을 한 곳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피크타임에는 충전을 제한할 수도 있다. 스마트그리드 체제 하에서 한밤 등 전력요금이 저렴한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예약 충전하고, 비싼 피크타임에는 전력망으로 되파는 V2G(Vehicle to Grid)도 실증시험 중이다.

다시 생각해 보자. 전기차는 무늬만 친환경인가? 아니다. 무늬까지도 친환경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약간 불편한 친환경이다. 그렇지만 합리적인 소비와 좋은 환경을 위해 약간의 불편을 감수할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필자의 믿음은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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