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넘치는 공단 만들겠다”

효율적 업무프로세스, ‘소통’으로부터
국가에너지계획, 혁신없이 달성 어려워

지난 17일, 변종립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공식적인 만남을 가졌다.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전력위기 극복 중심 기관의 수장인 만큼 긴장하고 경직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법 했으나 얘기를 나눠 본 그는 밝고 긍정적이며 유쾌한 인물이었다.

그는 에너지관리공단에 처음 출근했을 때 내부 분위기부터 바꾸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처음 부임했을 때 분위기가 너무 축 쳐져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에너지를 다루는 공공기관이 정작 에너지가 결여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는 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특유의 친화력으로 아직 ‘초보 이사장’ 임에도 불구하고 공단내부에서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젊은 직원들로부터 인기가 많다고 한다.

지식경제부 시절 기후변화에너지정책국장을 역임한 그는 에너지원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력을 갖고 있다. 공단의 주요업무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을 때도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그는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구축을 우선으로 꼽는다. 또한 내부 소통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소모적인 회의를 줄이고 보다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업무 문화를 조성해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공기관장으로서 정책결정 보다는 조직의 관리와 구성원간 조율에 더 많이 신경써야겠지요. 이러한 의미에서 공단 내부의 소통채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 이사장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공단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저렴한 전기료 때문입니다. 굳이 신재생을 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누가 비싼 비용을 투자하며 태양광, 연료전지를 쓸까요?”

그는 전기료 인상에 대해 강력히 말했다. “민감한 문제긴 하지요. 누구나 전기료 현실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정작 나서서 요금을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신재생에너지를 쓰게 하려면 최소한 현재 요금의 2배는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더 나아가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기료 현실화와 함께 제도적 규제를 개선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큰 틀에서 현실성 있는 중장기 계획을 먼저 수립하고 이후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한편 변 이사장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공단의 어께를 무겁게 하고 있는 전력위기 극복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많은 이들이 블랙아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취임 후 절전 호소를 위해 명동지역 상가들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상인들이 많은 홍보 덕분인지 개문냉방 금지 등 정부의 제한조치에 잘 따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절전에 대한 인식도 뚜렷했구요. 출입문을 닫고 영업할 때 매출이 약 30% 이상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다같이 따라주는 모습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이러한 절전 분위기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번 여름도 그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특히 변 이사장은 지역본부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각 지역본부가 제 역할을 다해줄 때 비로소 에너지관리공단의 업무가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것. “지역본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공단 본사가 할 수 없는 지역의 업무들을 맡아서 하고 있으며 특히 공단의 거의 유일한 외부 수익원인 검사업무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요. 앞으로도 지역본부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본사도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위해 이사장실을 방문했다. 공단은 냉방을 거의 하지 않아 직원들이 근무하는 공간도 더웠지만 이사장실에 들어서자 마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넓은 공간에 나 혼자 있는데 굳이 선풍기를 틀 필요도 없다’고 말하는 변 이사장을 보며 공공기관장으로서의 리더쉽이 어떤 것인지를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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