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수 한국보일러사랑재단 이사장.
“기댈 언덕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즉시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노력하라. 보름달이 뜨면 손전등은 필요없다” 이같은 내용의 글은 필자가 간직해오던 생활 좌우명이다.

이 좌우명은 어느 누구에게도 의지할 곳이 없던 어린시절을 겪어오고 성인이 되면서 터득한 필자의 심정을 나타내는 짧은 글이자 인생의 철학이며 최선을 다할 때 올바른 결과가 나오고 결과물을 배풀어야 한
다는 의미다.

필자는 지난 1970년대 초반 한 빌딩에 근무하던 중 취미생활로 그리던 그림을 보고 이웃 사무실 직원이 카다록 5개를 좀더 크게 그려달라고 한 것을 계기로 에너지업계에 들어왔다.

그림 물감과 종이까지 직접 사다 주면서 간청을 하는터라 차마 거절할 수 없어서 카다록을 보면서 다섯장을 그려 주었다. 그 그림이 나중에 알고 보니 산업용 보일러였으며 필자에게 그림을 부탁했던 사람이 우리나라 산업용보일러관리자들의 단체인 (사)한국원동기취급기술협회 직원이였다.

이 후 운명의 장난인지 사주가 그런 것인지 산업용보일러, 냉동기, 고압가스 등을 가르치는 기술학원의 한 원장이 이 그림을 보고 필자를 찾아왔다.

원장과 만남을 계기로 보일러 업계에 몸을 담게 된 필자는 보일러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점차 깨닫게 되었다. 건물의 난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고, 산업체에서 물품을 생산하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특히 보일러는 그 어느 기기보다 에너지를 많이 소용하게 된다. 에너지·자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할 경우 보일러의 효율을 높이고 고효율 보일러를 보급하는 것이 국가적인 에너지용합리화의 길이다.

본격적으로 보일러 공부에 매달린 후 이제는 필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교육자의 길을 가고 있다. 내가 가진 지식을 남에게 전해주는 ‘보름달이 뜬 후’의 필자의 길이 된 것이다.

아직까지 보일러, 공조냉동, 고압가스, 흡수식냉온수기, 지역난방, 히트펌프 등 냉·난방과 에너지분야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계속하면서 보일러분야, 고압가스분야, 공조냉동분야, 에너지분야에 관한 기술서 110권을 집필하게 됐고 에너지관리기사, 산업기사 저술서의 유일한 저자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보일러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 지난 37년간 기술서적 160만권을 발행해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보람은 지난 2007년에 필자에게 배운 후학도들이 모여 필자의 성명을 인용해 ‘권오수 한국보일러대상’을 제정한 것이다.

여기에 출판사를 통해 판매되는 기술서의 인지대금을 통해 소중한 이웃을 돌보는 ‘한국보일러사랑재단’을 설립한 것도 뿌듯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끊임없이 성장하고 선진국의 문턱에 다달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소외된 이웃들이 많다.

의식주 만큼이나 중요한 에너지공급을 받지 못하는 에너지빈곤층도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일러사랑재단은 자원봉사단을 통해 동절기에 독거노인 등 에너지빈공층을 위해 보일러동파사고 등을 해결하고 보일러수리 및 교체 봉사를 해오고 있다.

보일러 등에 대한 기술을 널리 알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활용해 실제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임을 깨닫고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정부에서도 최근 에너지복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재단을 통해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지원에 앞장서고 있고 에너지복지법 등 관련 법률 제정에도 힘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적 지원과 함께 에너지업계의 모든 관계자들이 솔선수범해 어려운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도움에 앞장서야만 진정한 에너지복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이야 말로 에너지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제적인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이 속한 곳의 기술과 지식을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얻은 지식과 기술을 쓸모있는 곳에서 사용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보일러사랑재단’이 기술자가 사회에 공헌하는 길을 마련했듯이 모든 에너지人이 자신의 위치에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찾기를 바란다.
 

*권오수 한국보일러사랑재단 이사장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