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은 에너지믹스의 한 축”

韓·英 환경 비슷…정부의지가 관건
기업들, 리스크 두려워해 투자 보류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은 최근 영국의 해상풍력단지를 방문했다. 영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성공한 국가로 현재까지 누적 설치용량이 3.2GW에 달한다.

이임택 회장은 “영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은 풍력단지 조성에 있어 분업화가 체계적으로 잘 돼 있다. 이는 예산 절감, 공기 단축은 물론 리스크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음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풍력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육상풍력은 경제성이 있음에도 환경규제 등으로 사업이 답보 상태에 있으며 기대를 모으는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조성의 경우도 지역 어민들과 보상문제 협의가 늦어지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회장은 영국의 예를 들며 정부 의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영국은 우리나라와 대내외적 환경이 비슷하다. 하지만 해상풍력에 있어서는 비교할 수 없는 우위에 있다. 그 이유는 해상풍력을 육성하려는 영국 왕실(정부)의 의지와 함께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왕실에서 해상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환경론자, 시민단체들의 반대도 있었고 규제도 까다로운 편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 왕실이 직접 나서 까다로운 규제들을 개선시켜 현재의 해상풍력 1등 국가로 거듭난 것.

이 회장은 최근 국내 기업의 활발한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중공업이 7MW 해상풍력터빈의 개발,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영국에 연산 100기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특히 “풍력분야에서 실적이 워낙 저조하다 보니 대기업 실무자들이 대부분 경영진 눈치보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라며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국은 에너지부와 이를 이끄는 에너지 장관을 별도로 두고 있다. 왕실에서 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재정적, 제도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우 산업부에서 에너지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데, 담당자 이동이 잦아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협회는 그동안 풍력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불합리한 제도들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해 왔다. 하지만 올해 정권이 바뀌자 그동안 해왔던 협회의 노력에도 불구, 대부분의 상황들이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 회장은 “유럽에서 해상풍력의 가치는 이미 증명됐다. 특히 이론이 아닌 실제로 설치, 운영한 결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며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들이 우려하는 부분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 회장은 아울러 “세계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관련 기업들의 확고한 결단과 추진력이 요구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 회장은 해상풍력을 통해 수출산업 육성과 고용 확대 등 많은 부분에서 우리 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육상풍력 보급 확대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세계적인 흐름이나 우리나라의 여건상 해상풍력의 가치가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해상풍력은 에너지믹스의 한 축으로서 전력공급의 핵심 역할을 담당함과 동시에,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풍력자원 이용부담금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현재 풍력단지 운영사업의 세금은 24%에 달한다. 만약 자원이용부담금을 부과한다면 이 범위 내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조율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추가로 17%에 달하는 부담금을 더 내야 한다면 풍력사업은 경제성이 희석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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