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난다

-부채대책실 신설 등 부채감축 최선-
-지속적인 신뢰구축과 소통강화 방침-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본사 인원을 대폭 축소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일선현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재무개선 비상대책위원회’를 확대하고 부채대책실을 신설하는 등 획기적인 부채감축을 통해 우량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려 노력하고 있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만나 관련 내용과 전력산업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조직개편으로 본사 인원을 축소해 일선현장으로 배치했다. 또한 '재무개선 비상대책위원회'를 확대하고 부채대책실을 신설했는데, 이러한 조직개편의 취지 및 의도에 대해 설명해 달라.

- 한전은 지난 12월 안정적 전력공급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강화하고, 연속 적자에 따른 재무상황 악화와 방만경영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선제적이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면, 우선 본사의 인원을 약 10%가량 감축해 고객호수와 전력설비가 급증한 지역에 우선 배치했다. 이를 통해 전력수급 및 전력설비 안전과 직결된 전력산업 일선 현장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연속 적자상황을 탈피하고 재무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기존에 운영 중인 재무개선 특별위원회를 ‘재무개선 비상대책위원회’로 재편하고 사무국 역할을 수행할 ‘부채대책실’을 별도로 신설했다.

한전은 인건비 반납, 자회사 및 출자회사 지분매각, 비용 및 투자비 절감 등 창사 이래 최대규모인 총 6조8000억원 이상의 자구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 부채비율을 15%p 이상 낮출 예정이다.

▶▶▶어려운 전력용어를 알기 쉬운 말로 변경해 적용키로 했는데, 그간 어려운 용어 때문에 있었던 어려움과 이번 용어 변경이 업계에 미칠 영향은?

- 의사소통에 있어 쉬우면서도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소통이라는 기본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전력산업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 중에는 일본에서 쓰는 용어를 그대로 들여온 경우라든가, 영어로 되어 그 의미를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등으로 직원 간 또는 고객과의 소통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례를 들어 설명 드리자면, 최근 여름철 전력 수급상황이 좋지 않아 ‘절전규제’를 시행했는데, 이 말은 ‘절전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란 의미로 오역될 소지가 있기도 했다. 이에 한전에서는 전력용어를 ‘특정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가 아닌 ‘누구나 알기 쉬운 용어’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진행했다.

작업은 한전과 학계 전문가와 공동으로 용어를 검토하고 국어정책기관인 국립국어원의 감수를 거쳐서 시행했다.

또한 회사에서 사용하는 모든 절차서에 반영해 직원 상호간 및 고객과의 소통에 있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밀양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현재 밀양 송전탑 건설 현황과 앞으로 계획은?

- 밀양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신고리원전에서 북경남변전소까지 전체 90.5㎞, 161기의 송전탑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재 울주, 기장, 양산, 창녕, 그리고 밀양 청도면 구간의 109기는 완료됐고, 밀양지역 4개면의 52기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지난 5년동안 밀양지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갈등조정위원회, 제도개선추진위원회, 보상협의회, 국회 공청회 등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그동안 밀양 반대주민들이 대안으로 주장한 우회송전 및 지중화에 대해 국회 중재로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40일간 전문가협의체를 통해 검증을 했으나, 반대주민들이 주장하는 우회송전, 지중화 등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나왔다.

향후 한전은 공사와 병행해 반대 주민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을 통해 밀양지역 갈등을 조만간 마무리 할 예정이며, 공사도 계획대로 진행해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밀양 외에도 송전선로 건설을 두고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입지선정 방식이 어떻게 되며, 기존과 달라진 게 있다면?

- 한전은 입지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합리적인 입지선정으로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전에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입지결정 전 의견수렴을 위한 사전 주민 설명회 시행도 하고 있다.

입지선정위원회는 한전과 주민대표 뿐만 아니라 학계, 언론계, 시민·사회·환경단체 대표, 지자체, 지역의회 등이 참여하고, 이와 같은 각 이해관계자들의 사전 의견 조율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입지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입지선정위원회는 현재 완료사업을 포함해 20개 이상의 사업에서 운영을 했고, 특히 신중부 변전소의 경우는 후보지역인 4개 시·군간 갈등이 발생했으나 입지선정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765kV 변전소 최초로 입지선정 단계에서 주민합의가 도출됨으로써 산업부 갈등관리심의위원회에서 민원해결 모범사례로 선정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부임 후 한전 뿐만 아니라 업계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변화를 견인하는 경영철학은?

- 하루는 더디게 가도 한달은 빨리 가고, 1년은 쏜살같이 간다고 한다. 돌이켜보니 정말 어느새 이렇게 한 해가 빨리 갔나 싶다.

전력사업의 여러 가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소통’이라고 본다. 경직된 조직문화를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내부 소통 강화는 물론, 전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구축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S(Soft), O(Open), S(Speed)를 바탕으로 소통경영 강화를 통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한마음으로 함께 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경직된 조직문화가 조금씩 변화되고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애정과 긍지를 갖고 더욱 노력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 한전 모든 직원들이 힘과 지혜를 한데 모아 올여름 심각했던 전력수급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고, 에너지 올림픽인 대구세계에너지총회 또한 성황리에 개최할 수 있었다.

▶▶▶새정부 출범 후 창조경제로 전력과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그리드’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관련 사업 진행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 현재 한전은 전력과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선도함으로써 창조경제의 가치를 실현하고, 국내사업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제주 실증사업이 종료됨에 따라, 현재는 실증사업을 통해 발굴한 사업모델을 본격적인 사업화로 연계하는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 예비사업자로 선정돼 세부 시행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정부의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라 전년도에 이어 올 해 230만호 AMI 보급사업을 이어나가 2016년까지 1000만호, 2020년까지 2200만 전 고객을 대상으로 AMI를 구축해 지능형 전력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제주 조천변전소에 8MWh급 대용량 ESS를 구축해 수요관리, 주파수 조정 등을 실증하고 있으며, 확산사업, 정부 보급사업, 건물내 ESS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실증 및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스마트그리드는 합리적인 전력소비를 유도하고 지능화한 송배전망 운용을 통해 전력계통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향후 제주 실증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확산사업을 수행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 체계를 구축하여 국민의 편익과 신뢰를 보장 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14년 에너지 업계 발전을 위해 한 말씀 부탁한다.

- 세계 에너지 시장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지금, 에너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각 나라의 노력은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이며, 국내 에너지 시장 또한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처해있는 에너지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내고 에너지 업계가 한층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의 상호 협력과 존중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올바른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폭을 점차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한국전력은 지난 115년 전력사를 이끌어온 대한민국 대표 에너지공기업으로서 소통의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겠다. 관련업계와의 상호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을 위한 지속적 노력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대표 공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에너지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과거 에너지지 빈국에서 에너지산업 강국으로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미래 에너지에 대한 정확한 목표를 갖고 똑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에너지 업계 모든 관계자 여러분의 큰 뜻을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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