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균 한국가스공사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 LNG프로젝트의 수출개시 시기가 가까워짐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LNG수입국에서는 이에 따른 시장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고조되어 있다. 현재 미국에서 심사~건설 단계까지 진행된 LNG 수출 프로젝트는 총 13건, 설비용량 20.2Bcf/d(약 1억6032만톤/년)에 이른다.

그러나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연간에너지전망(AEO2013)에서는 이보다 훨씬 적은 2017년 570만톤을 시작으로 2027년 3183만톤까지 수출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의 19% 정도에 불과한 용량으로 Sabine Pass와 Freeport를 합친 정도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현재 진행 중인 수출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FERC 승인을 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최근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 통계를 보면 대부분의 셰일 플레이에서 생산증가가 둔화 내지는 감소 추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미국 셰일가스 생산의 중심이었던 주요 플레이의 생산량이 하나같이 전년대비 감소 내지는 횡보세를 기록하고 있고, 생산증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Marcellus, Eagle Ford 2개 플레이에 불과하다.

미국 셰일가스는 과거 10년 동안 주력 생산지를 차례차례 교대해 가면서 생산증가를 지탱해 왔으며, 그 마지막 남은 주자가 Marcellus인 것이다.

주목할 점은 AEO2013에서도 이미 이러한 지역적 편중성과 중장기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과 2040년의 미국 지역별 가스생산량 전망을 살펴보면, 대폭의 생산증가가 전망되는 곳은 북동부 및 걸프연안 뿐이며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생산량이 오히려 감소하거나 현상유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상 향후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은 Marcellus, Eagle Ford, Haynesville 3개 플레이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들 3개 플레이 중 Marcellus를 제외한 나머지는 추가개발 여지가 상당히 소진된 상태라 향후 생산증가 여지에 불확실성이 높다.

Haynesville, Eagle Ford는 이미 광구분양 면적이 EIA 추정 개발가능면적을 상회하고 있고, 특히 Eagle Ford는 EIA에서 추정한 개발가능면적의 무려 3배에 달하는 면적이 분양되면서 개발사간 과잉경쟁 징조도 엿보인다. Haynesville 역시 이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이미 분양된 면적이 개발가능면적을 상회하고 있어 향후 타 업자의 추가진출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들어 각 플레이의 굴착생산성 추이를 살펴보면 Marcellus, Haynesville이 대폭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여타 셰일은 대체로 소폭 개선에 그치고 있어 향후 생산증가 지속 가능성이 엿보이는 셰일은 이들 두 플레이가 될 것을 시사하고 있다.

단, 이들 양 플레이의 신규생산정 생산량을 보면 Marcellus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Haynesville은 2012년 이후 크게 감소하면서 향후 생산증가 여부에 의문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생산량 감소세는 미국 개발업자들이 Haynesville 개발사업을 축소함에 따라 시추리그 수 자체의 감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계약에 기반하는 LNG의 경직성, 에너지 안보에 민감한 미국의 정책적 성향을 감안하면 향후 미국 LNG수출량은 셰일가스의 생산확대 지속가능성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재의 미국 가스생산을 지탱하는 셰일가스의 지속가능성은 대단히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현재 미국 셰일가스는 그 기반이 상당히 취약해진 상태이며, 중장기 지속가능성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바 바야흐로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과 국제 LNG시장 영향에 대해 냉정한 시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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