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범 기자
최근 한국지열협회 정기총회를 다녀 왔다. 45개 회원사에 10명의 개인회원이 가입한 지열협회에 참석한 인원은 20명 남짓.

굳이 다른 협회의 행사와 비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조촐한 자리였다. 대기업 대표나 정부 고위관계자 등의 VIP도 볼 수 없었다.

정기총회 장소에 입장하기 위해 문을 여는 순간 취재기자들로 넘쳐나는 태양광, 풍력쪽 정기총회와 다른 ‘그들만의 행사’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태양열 분야도 별반 다를게 없어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항상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최근 신재생에너지의 포커스는 태양광과 풍력에 집중돼 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정부는 모든 신재생에너지원을 고루 육성할 것이라고 했다. 어느 한 분야만 집중육성하게 되면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전체적인 기반이 흔들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도 많이 다른 것 같다. 이제 정부는 공식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을 수출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발표되고 있는 굵직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태양광과 풍력의 수출지원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태양열, 지열, 소형풍력 등의 보급사업에 대한 새로운 소식은 잠잠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 에너지원에 대한 혁신적인 지원 방안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걸까. 신재생에너지원의 균형있는 보급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업계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 태양광, 풍력기술이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이 우리 신재생에너지산업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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