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국내 유일의 시추선 두성호가 30돌을 맞았다. 1984년 국내에서 건조된 두성호는 지난해까지 누적매출 6929억원, 영업이익 2031억원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두성호는 지금까지 국내 대륙붕 24개공을 비롯, 전 세계 총 117개공의 해양 시추작업에서 다수의 석유가스 발견했다. 특히 1998년 7월 한국 최초 가스전 ‘동해-1 가스전’의 탐사시추에 성공해 우리나라를 95번째 산유국으로 진입시켰다. 열심히 달려온 두성호의 지난 30년은 축하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기에는 씁쓸함이 있다. ‘30주년’이 갖는 무게 때문이다. 84년에 건조된 두성호의 설계수명은 30년이다. 이미 유통기한의 끝자락인 셈. 석유공사는 선체 노후화에 대해 지속적인 장비 도입과 시스템 개선으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정부는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전폭 지원했으나 대부분의 자금이 광구매입에 쓰이면서 정작 자원개발 사업의 뿌리인 인력이나 탐사 부분 투자는 미약했다. 무리한 투자가 실패로 끝나면서 공기관 재정악화, 혈세 낭비 논란으로 이어졌고, 바뀐 정부는 질책에 나섰다. 당연히 지원도 중단됐다. 지원이 줄면서 기초 탐사역량 강화도 어려워졌고, 두성호의 후배 등장도 지연됐다.

석유공사는 대체 시추선인 제2두성호 건조방안을 마련 중이나 재무건정성 문제로 중장기 재무계획에조차 반영하지 못 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국감에서 전하진 의원은 주변국인 중국은 총 68척, 일본은 7척의 시추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속속 성과를 내고 있어 자원개발시장에서 뒤처지는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자력으로 국내외 석유개발을 실시해 석유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두성호의 건조목적이었다. 잘못된 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입었다고 해서, 반드시 필요한 투자처마저 외면하는 것은 미래를 죽이는 일이다.

두성호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Shell社 말세이시아 조업, Gazprom社 사할린 조업 등 해외 시추선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12월부터 국내 대륙붕 6-1 남부지역에서 탐사시추를 계획하는 등 자원개발 첨병의 역할을 지속할 계획이다.

하지만 오래된 두성호의 끝나지 않는 ‘근무’를 우리가 과연 기뻐해야만 할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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