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민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 책임연구원

[에너지신문] 올해 1월, 2035년까지 향후 20년간 국가 에너지계획에 있어 최상위 전략인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이 확정 발표되었다.

한편 국내 통계에 따르면 건물 전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중 냉난방용 에너지 소비량은 상업공공부문 및 대형 건물의 경우 각각 61%, 56%로 절반이 훨씬 넘는다. 이러한 다량의 에너지가 동절기와 하절기에 집중적으로 소비돼 전력 수급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연중 냉난방으로 인해 피크전력이 발생하는 며칠, 그 중에도 몇 시간의 전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발전소 및 송배전시설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과 이러한 대형 시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이 최근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전력 냉난방 기술은 앞서 언급한 문제 완화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며, 그중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가스냉난방은 기술 확장성 및 적용성, 설치 장소 등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다.

가스냉난방은 에너지 수요처에서 1차 에너지원인 가스를 엔진과 버너를 이용하여 동력 또는 열로 변환하여 냉난방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기존 시스템과 비교할 때 에너지 변환에 따른 손실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으며, 폐열 처리되는 배열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

가스냉난방기의 보급은 2005년도를 정점으로 하락 경향을 보이는데, 가장 큰 원인은 전력과 가스의 상대가격 차이에 있었다. 제2차 에기본 시행에 따라 전력요금이 현실화되고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될 경우, 가스냉난방기기 보급에 정책적 힘이 뒷받침된다면 전력으로 집중화된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이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향후 전력기기 중심의 EMS·BEMS 분야에 적극적으로 가스 냉난방기기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스엔진을 이용하여 히트펌프를 구동하는 GHP는 가스냉난방 기술 중 하나로, 난방운전시 대부분의 외기온도 영역에서 보일러 대비 높은 효율을 나타낸다. 다양한 용량의 GHP 보급으로 하절기 가스 사용량 확대 및 전력 수요 감소가 가능하며, 동절기에는 효율이 낮은 EHP와 보일러를 대체해 가스 및 전력 사용량을 감소시켜 가스와 전력 두 에너지원의 계절별 수요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전력부하의 기저부하는 연중 일정하며, 많은 경우에 중간부하 또는 피크부하를 발생시키는 것은 냉난방부하이다. 따라서 가스냉난방기기의 보급은 전력공급의 안정화에 기여하며, 우리나라의 SMP제도 하에서는 가스냉난방 보급을 통해 전력요금의 안정화까지 확보할 수 있다.

2차 에기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분산형 발전 시스템의 기본 취지 중 하나는 송전설비에 대한 사회 수용성 저하로 볼 수 있다. 가스냉난방 기술의 도입은 국지적·단기적으로 전력 수요를 줄일 수 있어, 광의적으로 분산형 발전의 범주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분산 신재생 발전에 있어 가스엔진과 연계하여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 및 낮은 에너지 밀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스엔진에서 발생한 동력으로 냉난방 사이클 대신 발전기를 구동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것은 기술 난이도가 높지 않다. 이를 이용하면 가스냉난방 시스템을 분산전원으로 용이하게 기술 확장 또는 전환할 수 있다.

나아가 분산전원 시스템과 히트펌프 사이클을 구동하는 가스엔진 시스템을 동일한 공간에 설치하여 대상 건물의 에너지 수요 패턴에 따라 발전 및 냉난방을 적절하게 생산하는 삼중발전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 무효화를 최대한 억제하여 고효율 주거용 에너지 공급 시스템 구현도 가능하다.

가스냉난방은 2차 에기본의 6대 중점과제 중 ‘수요관리 중심의 에너지 정책전환’, ‘원별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 분야’에서 주요과제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해당기술 및 기술 확장을 통해 에너지 수요관리, 에너지 효율향상, 분산형 발전시스템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적극적인 기술 및 정책 개발을 통해 국가에너지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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