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에너지신문] 2000년대 이래 10년간 이어진 고유가가 최근 몇 달 사이에 배럴당 60불 이하로 떨어져 새로운 저유가 시대가 도래했다.

유가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가스다.

매장량 측면에서 지난 30년간 전세계 매장량은 거의 6000억배럴 이상 증가했으며 이중에 약 4000억배럴은 캐나다 오일샌드와 베네수엘라의 초중질유에 기인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셰일오일 및 치밀오일의 생산 급증으로 인해 석유 과잉 공급이 현실화되면서 유가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결국 셰일/치밀 오일, 오일샌드 등과 같은 기술 의존적인 비전통자원의 경제적 개발이 가능해 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석유공급이 가능해진 셈이다.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은 먼저 자원개발의 특징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먼저, 자원 부존의 편재성을 주목해야 한다. 전세계 매장량의 70%가 상위 10개국, 그중에서도 OPEC 국가에 73% 이상 부존한다. 또 생산량의 70% 이상은 국영석유회사가 차지한다. 다행스럽게도 비전통자원은 부존의 편재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두 번째로,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다. 자원개발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성공률이 낮아 다수의 사업을 동시 추진할 수 있는 일정 규모를 갖춰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세 번째로, 생산 준비 기간 및 생산 기간이 길다.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의 경우 사업참여에서 생산까지 13년이 소요됐다.
이 특성은 장기간에 걸친 투자가 가능해야 하고 결과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로, 생산광구의 매장량은 남아있지만 잔존 매장량은 감소한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추가 매장량을 확보해야 한다. 신규광구를 확보하거나 기존 광구의 회수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또 생산광구를 매입해 단기간에 매장량을 늘릴 수도 있다. 이런 선택은 석유 메이저나 국영석유회사들이 저유가시기에 인수합병을 통해 실현한다.

마지막으로, 기술력이다. 성공 확률이 낮은 탐사광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탐사위험이 없고 개발/생산 기술이 필요한 비전통자원 개발을 위해서는 현장 실무 중심의 기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자원개발의 특성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고위험 고수익 및 장기적인 사업이라는 점이다.

이런 특성을 이해하고 비산유국의 입장에서 국가의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한 성공적인 사업을 추진하려면 △추진체의 대형화 △탐사-생산광구 참여사업의 다각화 전략 △장기적 접근과 기술력 확보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시스템이 갖춰져도 일관성과 지속성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여러 주변 여건으로 녹녹치 않은 것 같다.

결국 문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자원개발은 사심없이 겸손하게 진심된 마음으로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비난과 비판도 되짚어 보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거나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 면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자원개발의 특징을 올바로 이해하지 않은데서 기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일을 잘 추진해 본인의 임기 동안 성과를 내고 싶기도 하겠지만 적어도 국가 발전의 근간인 에너지자원 분야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과실수 나무를 심는 것 보다는 과일을 따 먹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은 인지상정일지 모르지만 미래 세대들의 편안한 삶을 위해 선배로서 좋은 나무를 심어서 잘 가꾸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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