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2011년 9월 1575.99원까지 갔던 엔화 환율이 최근 900원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특히 올해들어 100엔의 원화 환률은 909.33원까지 떨어져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바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아베노믹스’ 정책의 영향이다.

아베 총리가 취임과 동시에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제한으로 돈을 풀기 시작하면서 엔화 가치는 달러 및 원화 대비 약 40% 가까이 떨어졌다. 이렇다 보니 장기화 되고 있는 엔저현장으로 인해 국내 제조업체는 물론 일본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기업들의 고충도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장기적인 엔저현상으로 최근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이 바로 부탄캔 제조업체들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이들 업체의 판매가격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진지 오래됐다는 이야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일본의 연간 부탄캔 수요는 1억 2000~3000만관. 이중 국내 업체가 그 절반인 6000~6500만관을 공급하고 있다. 공급량 중 절반은 국내 최대 부탄캔 제조사인 태양산업이, 나머지 절반을 대륙제관과 원정제관이 책임지고 있는 구조이다.

엔저가 장기화되면서 수출업체 모두 제품에 대한 단가조정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누구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국내에서의 치열한 물량싸움이 해외시장에서도 이어지다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물론 업체마다 공급단가는 다르다. 그러나 엔화가 기존 원화대비 40%까지 떨어지면서 이미 업계로서는 일본시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을 공급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6000만관을 잡아도 한해 40억원의 순수익이 줄어든 셈이다. 물론 환율하락에 따라 지난해 일부 단가조절이 이뤄졌다. 또 최근 유가하락으로 부탄가격도 동반 하락해 당장 급한불은 껐다.

하지만 현재의 엔저현상은 앞으로도 장기화될 전망이라 당장의 물량을 놓고 싸우는 이전투구 보다 국익과 건전한 경영을 위한 공동대응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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