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충렬 목포대학교 석좌교수

[에너지신문] 자연을 보호하고 애용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에너지(풍력, 태양광, 수력)의 이용이 매년 쉽지만은 않게 인식되어 시간을 흘려보내 버리는 듯 다시 새로운 한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만 한다.
친환경 자연에너지에 반해 정부가 주력하는 원자력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데다 막강한 원자력재단도 있어 대국민 홍보가 자유롭고 그만큼 여유도 있다.

새해엔 ‘자연에너지 재단’이라도 활성화돼 자연에서 공짜로 얻어내는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인식 개선과 대국민 홍보에 일익을 담당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지역주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풍력단지 개발사업이 활성화된다면 이로 인해 이익이 창출되는 ‘커뮤니티형 수익사업’이란 것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

지난 한해는 해상풍력산업의 국내여건이 매우 암울한 시기였다. 삼성중공업의 7MW 해상풍력발전기 개발, 상용화 포기와 함께 현대중공업 역시 5.5MW 시제품 개발을 끝으로 해상풍력 사업진입을 스스로 포기했다.

국내의 해상풍력산업은 토탈산업 구조로 형성돼 있다. 풍력발전기의 기계적 시스템뿐만 아니라 IT와 연계된 제어시스템를 비롯, 복합적인 부품들로 인해 산업의 근간을 이룰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는 수출산업의 일등공신인 조선산업처럼 풍력산업자체가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닌 것이 현실이다. 막연히 중공업의 부흥처럼 풍력발전기 시스템을 쉽게만 접근해서 화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 많은 R&D에도 불구하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진 최고의 풍력 발전기는 아직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

어떤 기술적 교만이 국내 풍력산업의 입지를 이처럼 처참한 패닉으로 이끌어 왔는지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자책을 해본다. 기술개발이나 보급정책, 시장진입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입지는 뒤늦게 시작한 중국이나 일본에 그 자리매김을 다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해상풍력산업이 활성화 돼야 동남권 풍력부품산업도 활성화 될 것이고, 호남권의 중소 조선산업체도 활성화 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여파로, 해상풍력 산업에의 총력을 국가적으로 선언하고,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머지않아 현실화 될 수 있는 Super Grid에 관심을 갖고 대단위 해상풍력 단지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의 해상풍력 산업이 이대로 좌초될 수 없기에, 국내에서 개발된 해상풍력시스템 개발기술을 다시 살려야 할 것이다.

현재 제주도에서 시험 중인 5.5MW 시제품은 국내에 유일하게 설치, 시험하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시스템으로 국내에서 부품이 조립되고, 날개 등 중요 부품들이 국산화 되고 있는 제품이다. 원래대로라면 서해에 계획된 2.4GW 단지에 설치될 제품이었다.

우리의 염원은 해상풍력 발전기 시스템만이라도 국제경쟁력에 당당히 맞서 국내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국산 명품으로서의 개발과 제품의 출시에 있다. 우리에게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해상구조물 제작기술도 있다. 따라서 해상풍력발전단지에 설치하기 위해 제작돼야 할 하부 구조물제작도 ‘기술 명품군’에 들 수 있다.

해상풍력산업은 대기업에게만 부를 만들어 주는 사업이 결코 아니다. 국민 모두가 혜택 받을 수 있는 산업이다. 단지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해상풍력 단지도 조성할 수 있어야 될 것이다. 자연에너지 그 자체는 어느 누구도 독점 할 수 없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자연에너지의 이용보급이 끈기 있게 이어지기를, 새벽에 떠오르는 힘찬 태양처럼 또 희망해 보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