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연구위원

[에너지신문] 지난해는 우리나라에 사회적,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중 하나가 국제유가의 급락이다.

2014년 6월 배럴당 111달러에 거래되던 두바이유는 2015년 1월에 40달러 초반까지 내려 약 7개월 동안 60% 이상 하락했다.

2014년 국제유가 하락은 석유공급 증가, 석유수요 증가세 둔화 및 미국 달러화 가치 상승이라는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최근 IMF에서 발간한 보고서는 유가급락은 석유수요의 정체보다 석유공급 증가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셰일오일과 오일샌드 생산이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리비아, 이라크와 같은 OPEC 국가들의 원유수출도 증가하여 국제 석유시장에서 공급초과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올해도 국제유가는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는 2015년 평균유가를 63달러로 전망하고 있으며 EIA, CERA, PIRA와 같은 기관들도 지난해 12월 이후 2015년 국제유가 전망을 50달러 중반~60달러 중반까지 하향조정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석유시장 관련자들도 향후 수년간은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되는 신 저유가시대를 예상하고 있다.

저유가 상황은 석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제유가가 60달러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약 45조원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순수입액 감소가 나타날 전망이다. 유가하락에 따라 우리나라의 실질 GDP를 높이고 인플레이션율을 낮추는 효과도 예상된다.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 에너지시장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에너지가격의 하향안정화가 기대된다. 우선 석유제품과 천연가스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천연가스는 대부분 원유가격에 연동된다. 원유가격은 약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 천연가스 도입가격에 반영되며, 이는 약 1~2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도매가격에 적용된다.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 효과는 올해 상반기부터 천연가스 가격에 본격 반영돼 올해 국내 천연가스 도매가격은 약 30% 인하될 전망이다.

유가하락이 전력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일 것으로 보인다. 발전에 사용되는 타 연료 가격이 내려가 전력가격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국내 에너지가격 하락이 비에너지상품 가격으로 연결되는지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 하락의 긍정적 효과가 기업, 가계, 정부에 상이하게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하락의 효과를 사회전체 구성원이 공유하기 위해 유가하락으로 인한 생산비용 감소가 재화 및 서비스가격 인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 정유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막대한 재고평가손실 발생과 정제마진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원유 도입선 다양화를 통해 수입가를 낮추고 고도화설비 확충,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 등이 요구된다. 정부 역시 기간산업인 정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 산업의 체질개선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과 FTA체결 시 석유제품 수출 증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부정적인 효과보다 커서 우리나라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기회를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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