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SRF 열병합발전소 안전성 논란 제기
춘천, 주민 투표 없는 건립 용납 못해

▲ SRF열병합발전소반대 원주시민대책위원회가 발전소 건립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신문] 강원도 원주·춘천시에서 열병합발전소 건설 추진을 놓고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에서 주민들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발전소 연료로 고형연료가 사용되며 유해성 논란까지 겹쳐 양측의 갈등은 뚜렷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원주시는 2011년 2월24일 문막읍 주민 100여명에게 화훼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화훼특화단지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SRF(Solid Refuse Fuel, 고형연료제품) 발전소 건설을 추진했다.

문막 열병합발전소는 32.3MW급으로 전기 생산은 물론 반계산업단지와 원주 화훼특화관광단지 등에 열을 공급할 예정으로 2017년 1월 완공을 목표로 법인인 원주에너지를 통해 컨소시엄을 구성, 현재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된 상태다.

갈등의 시발점은 지난해 8월22일 열병합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대책위가 출범하며 부터다.
건립 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은 발전에 사용될 SRF의 환경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점을 주요 반대 이유로 꼽고 발전소 건립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김경준 반대위 집행위원장은 “화훼특화관광 단지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에 3억원을 출자하며 주민동의를 이끌어 낼 당시 원창묵 원주시장은 전제조건으로 발전소에 청정 친환경연료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라며 “폐타이어, 폐목재 소각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등의 배출 가능성이 큰 발전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찬성하는 주민 모임(문막읍 번영회)은 대책위의 반대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외부세력이 주민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며 주민-지자체 갈등에서 주민들 상호간 갈등으로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문막읍 번영회의 관계자는 “원주화훼특화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지역 사회에 커다란 해악을 주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문막읍 현안은 문막읍 주민이 해결해 나서야지 외부 세력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원주시청 관계자는 “현재 SRF 열병합발전소의 인허가가 이미 마무리된 상태”라며 “열병합발전소 연료는 정부 인증 업체가 생산하는 친환경 고형연료 제품만 사용할 방침이며 문제가 생기면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시 동산면 봉명리 동춘천산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인 400㎿급 열병합발전소를 놓고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인허가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발전소 예정지 인근의 봉명, 조양, 원창, 군자리 등지 주민들이 건립반대 의견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국민권익위 등 정부 측에 제기하며 춘천시에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춘천시에 건립예정인 열병합발전소는 포스코건설, 한진중공업, 한국동서발전, 범창엔지니어링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특수목적법인인 춘천에너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액화천연가스(LNG)로 전기와 열에너지를 생산해 전기는 한전에 팔고 열에너지를 배관(50㎞)을 통해 우두동과 소양로, 약사동, 옛 캠프페이지 등에 난방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를 마치고 올 봄 착공해 2017년 5월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시가 일부 주민들 의견만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대책위 위원장은 “춘천시가 건립 명분으로 동산면개발자문위원회에서 11명이 찬성한 것을 내세웠지만 위원회는 의결권도 없다”라며 “발전소를 추진하려면 동산면 전체 주민에게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생활쓰레기 매립장과 공원묘지, 화장장까지 모든 기피시설이 동산면에 들어선 만큼 열병합발전소까지 받아들일 순 없다”라며 “주민 절반 이상이 반대 뜻을 밝힌 만큼 건설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반대가 이어지자 춘천시도 난감한 입장이다. 이미 건립에 대한 모든 인허가가 끝났고 사업도 상당 부분 진척돼 사업백지화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요구사항인 찬반투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춘천시 발전소 건립에 6880억 이상 투자를 계획한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2년에도 민간자본을 유치해 석사동 안마산 인근에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된 바 있어 향후 건립문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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