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연구성과 제대로 평가받을 것”

[에너지신문] 최인규 한전 전력연구원 원장은 지난 1985년 한전에 입사하며 전력산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감사실 청렴윤리팀장, 남서울지역본부 강동지사장 등을 거쳐 개발사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올해부터 전력연구원 원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

최 원장은 탁월한 업무추진력과 리더쉽으로 전력산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에게서 전력연구원의 비전과 연구 성과 창출을 위한 노력을 들어 봤다.

개방·도전·창조·변화 4대 핵심가치 추구
저탄소 사회, 어렵더라도 미래 위해 도전

▶▶▶ 한전전력연구원장에 취임한지 4개월이 지났다. 취임 후 전력연구원에 대해 느낀 점과 향후 연구원의 발전 방향은?

그동안 전력연구원은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효율적인 전력설비 운영을 위해 많은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를 전력설비 현장에 적용, 비용절감과 품질향상 등에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우수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올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역량, 연구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는 기회를 만들어 연구원을 바라보는 상호인식의 갭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원장에 취임한 직후 개방형 연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방, 도전, 창조, 변화’의 핵심가치를 운영방침으로 정했다.

개방(Collaboration)은 연구원이 보유한 성과와 시설 등을 산학연과 공유,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도전(Challenge)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역량을 집중, 창조와 융합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며, 창조(Creative)는 현재 산업분야간 경계가 모호하고 ICT기술의 발달로 신산업이 출현하는 등 빨라지는 기술혁신 속에서 전력기술과 빅데이터/IoT기술의 융복합, Black Swan 기술 등 창조기반 미래기술을 발굴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변화(Change)는 나주 빛가람 새시대에 발맞춰 연구원의 Red Tape를 과감히 제거, 효율적으로 연구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 올 초 전력연구원은 3000억원을 투입해 개방·혁신의 R&D를 추진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구체적인 추진 계획 및 현황을 듣고 싶다.

한전은 전력분야 미래유망기술, 현장기술,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해 지난해 대비 1000억원이 증가한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력연구원은 이에 맞춰 마이크로그리드 신사업모델 개발, DC배전 기술, 직류송전 시스템 국산화 등 신사업모델을 개발하고 ESS 계통연계 기술, 무선전력전송기술, 전기차 충전시스템기술 등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등 새롭게 등장한 ICT기술과 이미 우리가 보유한 전력산업 관련 기술을 융복합해 전력정보 및 공공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전력설비의 재해·재난 대응력을 향상시키는 기술개발에도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 스마트그리드 및 마이크로그리드 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기술개발 현황은?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목표로 실증단지 운용 및 7대 광역별 거점도시 구축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2013년 완료된 제주도 실증단지의 총 5개 분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에 한전이 모두 참여, 다양한 기술실증과 사업화 모델을 개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구리남양주 사옥에 스마트그리드스테이션기술을 적용, 건물에너지 절감과 사업화 모델을 제시했으며 스마트시티까지 확대예정에 있다. 또한 분산전원 배전망 연계, AMI, 보안 및 종합운영기술 개발 등으로 진정한 스마트그리드 토털 솔루션 Provider로서의 전력연구원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다.

스마트그리드기술이 부분적으로 사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현 국면에서 한전은 표준화, 상호 운용성 확보노력과 함께 핵심기술 개발과 조기 사업화로 스마트그리드 국가시현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 현재는 전력예비율이 증가하고 SMP가 떨어지는 등 2~3년 전과는 크게 달라진 환경이다. 전력연구원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R&D에 반영하고 있는지?

예비율 증가는 이미 6차 전원계획을 통해 장기적으로 전망이 된 부분이며, SMP의 최근 하락은 유가급락의 효과이지만 장기적으로도 예비율이 증가하면서 점진적인 SMP 하락이 예상된다.

예비율 증가와 SMP 하락이 중장기 트렌드라고 본다면, R&D 측면에서는 다음 2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번째는 전원구성 변화로 인한 계통운영의 안전성 대책이다.

최근 예비율 증가에 따라 LNG 발전소의 가동율이 감소하고, 수익 급감으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향후 출력의 불확실성이 큰 신재생 전원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빠른 응동 특성을 갖는 LNG발전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전력연구원은 주파수 제어용 ESS 운영기술 개발을 중점 추진, 상용화 단계에 있으며 이를 통해 계통운영의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두번째는 SMP 하락으로 신재생전원, CCS, 수요시장 등의 저탄소 산업이 고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R&D 기술혁신을 통해 신재생전원, CCS, 수요시장 핵심기술의 비용을 낮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연구원은 저탄소 핵심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저탄소 사회를 향한 길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와 미래 후손들을 위해 피할 수 없으며, 연구자라면 어렵더라도 도전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본다.

▶▶▶ 한전 전력연구원이 진행 중인, 또는 추진 예정인 해외사업들에 대해.

우리 전력연구원은 한전의 신성장동력의 한 축인 해외사업의 기술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도록 해외사업 개발, 건설, 시운전 및 운영 등 전주기의 기술컨설팅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 엑빈발전소 성능복구사업을 포함하여 필리핀 일리한발전소, 멕시코 노르떼발전소, 사우디 라빅발전소 등 현재 운영중인 모든 해외사업에서 발생하는 고장원인분석, 예방진단·평가와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건설의 예멘 Marib-Sana'a 프로젝트, POSCO의 인도네시아 부생가스발전소, 삼성물산의 사우디아라비아 발전플랜트 등 국내 EPC사의 해외플랜트 건설 중 발생하는 건설공기에 영향을 미치거나 발주처 또는 제작사와의 분쟁소지가 있는 기술현안 등에 대한 기술자문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한해에는 제한된 연구기관 협력이나 특정 과제 협력 등을 벗어나, 연구과제를 공동수행하고 결과물을 활용해 사업화할 수 있도록 각 분야별 세계 유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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