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국내 투자 유보
태양광 투자 버리고 중국 석탄화학 선택

[에너지신문]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세계 1위 기업 OCI가 전북도 내 10조규모의 투자 계획을 잠정 유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하락세의 태양광 시장투자 보다 자금의 유동성을 고려, 중국에 진출한 석탄화학 사업에 대체 투자를 집중할 요량이다.

OCI는 지난 2010년 8월,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투자키로 전북도와 MOU 체결을 시작으로, 2013년 3월 새만금산업단지 1공구내 부지(57만1000㎡)를 864억원에 매입해 태양광 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 확대를 모색했다.

우선 2조 2000억원을 들여 1단계 공장을 건립한 뒤 2020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산업의 확대를 공고히 할 복안을 세웠던 것.

그러나 중국발 공급확대에 따른 폴리실리콘 국제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며 군산산단 4공장과 새만금 산단 5공장 신규 투자를 잠정 연기한다고 19일 공시했다. 이는 기존 투자 방침을 철회하는 대신 새로운 업종을 찾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초 ㎏당 16.89달러로 시작한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난달 말 16.58달러까지 내렸고 현재 15.98달러까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의 폴리실리콘 생산원가가 1㎏당 20~25달러 선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20달러선이 무너지며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해 OCI는 폴리실리콘 부문에서만 약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상황이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OCI는 새만금산단에 5500억원을 투자한 열병합 발전소를 제외한 모든 투자 계획을 유보하며 숨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OCI의 관계자는 “이번 전북도와의 투자 유보 공시는 사업철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폴리실리콘 국제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에 대규모 투자를 유보하고 수익이 기대되는 중국 등 다른 분야사업으로 대체 투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OCI는 디보틀네킹 생산방식을 통해 10% 이상의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라며 “제조업의 특성상 투자를 저울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OCI의 변화 움직임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행보에서도 예견됐다. 최근 OCI는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국내 태양광 산업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여 왔다.

특히 지난달 투자를 위한 처분이란 명분으로 자회사 태양광발전소 지분 100%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며 태양광 분야의 국내 지분을 정리했다. 이후 현재까지 국내 태양광 부분에 대한 추가 투자도 없었다. 다만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부문으로 중국 석탄화학 분야를 선택, 투자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 폴리실리콘 투자 유보 역시 이 부분 투자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OCI는 중국에 석탄화학 공장을 짓고 부산물인 콜타르를 공급받아 프린터 잉크 원료인 카본블랙 오일, 나프탈렌 등 화학제품 생산을 목표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포항, 광양 공장에서 고부가가치 탄소 소재를 주로 생산하고, 중국에서는 범용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석탄화학사업을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등 태양광 시장의 어려운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OCI의 이같은 변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한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기업인 OCI의 이같은 행보가 지속된다면 향후 국내 태양광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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