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태양광업계 변곡점에 섰다” 강조

한국기업평가(대표이사 윤인섭)는 최근 세계 태양광시장의 호조와 자체 경제성 상승에도 불구, 밸류체인 내 공급증가 및 생산비용 하락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평에 따르면 2010년 세계 태양광시장은 16.5GW로 2009년(7.3GW)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2011년 이후로도 약 25% 내외의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008년 3분기 와트 당 4달러 이상이었던 모듈 가격도 2010년에는 1/3 수준인 1.3달러로 하락해 정부 보조금이 축소되더라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호조 속에서도 밸류체인 전반에서 공급능력이 수요를 넘어선 가운데 선도업체 중심으로 생산비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세계 태양광시장 변화의 주요 흐름은 △유럽에서 미국, 중국으로의 수요중심 이동 △Roof-Top에서 발전 프로젝트 중심으로의 수요기반 이동 △다양한 신규 진입자 출현에 따른 경쟁 심화 △선도업체 중심으로 과점구조 심화 등으로 요약된다는 분석이다.

한기평이 밝힌 판매가·원가 분석을 중심으로 한 밸류체인 별 트랜드와 국내 태양광업계에 대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①폴리실리콘: 선도업체 중심의 공격적인 증설 및 생산비 하락 양상이 지속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신규 진입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규 진입업체는 ‘생산라인의 조기 안정화 및 고순도 제품 생산’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며 향후 방향성이 규모의 경제 확대를 통한 Fast Follwer인지, 그룹 내 수직계열화의 일부분으로서의 최적화인지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

기존 업체의 경우 당분간 중국의 폴리실리콘업계 규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나 선도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원가경쟁력 및 제품경쟁력 제고가 요구된다.

②잉곳·웨이퍼: 수요처인 태양전지 셀·모듈 업체의 대규모 증설이 지속돼 온 반면 잉곳·웨이퍼는 상응하는 설비증설이 이루어지지 못해 당분간 가격 강세 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원가 중 폴리실리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장기간 폴리실리콘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개별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③셀·모듈: 셀·모듈 가격은 생산비 하락, 변환효율 상승, 업계 전반의 대규모 증설 등을 바탕으로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모듈 가격은 2015년경에는 와트 당 1달러 이하로 하락, 세계적인 Grid Parity 도래로 연결될 전망이다.

현재 양산되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는 업체간 품질에 큰 차이가 없어 규모의 경제 및 가격경쟁력 확보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이에 따라 태양광 밸류체인 중 반도체 및 LCD산업의 과거 사이클과 비슷한 경쟁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선도업체는 이미 GW급 이상의 생산능력을 구축한 가운데 공격적인 증설을 진행하고 있어 국내의 셀·모듈 전문 생산업체는 원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추가 증설 여부에 대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변환효율 및 내구성 개선을 통해 설치사업자의 총비용을 감소시켜 수요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해야 한다. 전문 생산업체가 아닌 그룹 내 수직계열화로서 셀·모듈 생산능력을 보유해야 하는 경우 선도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자체 설립보다는 중국 업체와의 합작 또는 위탁가공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④ 시스템·발전: 태양광발전시스템의 생산비는 모듈비용과 BOS(Balance of System)비용이 각각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독립적인 시스템·발전소 건설보다는 수직계열화를 통한 건설로 전체적인 생산비를 하락시키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하며 지속적인 설치 경험 축적을 통해 BOS 비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태양광산업은 내수시장 육성을 통한 선도기업 출현이 사실상 불가능해 국내 태양광업체, 특히 셀·모듈 업체는 자력으로 원가경쟁력 및 제품경쟁력을 제고해 경쟁이 심화되는 수출시장에서 성패를 가늠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품경쟁력의 경우 △박막 태양전지 관련 원천기술 확보 △브랜드력 제고 △환경문제 등과도 연계, 검토돼야 한다.

올해부터는 세계 태양광산업에 완전 경쟁시장이 도래할 전망이다. 2010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태양광시장의 호황은 2009년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태양광업계 전반에 단비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조에서도 밸류체인 전반에서 공급능력이 수요를 넘어선 가운데 선도업체 중심으로 생산비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점은 국내 태양광업계의 지속 가능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호황이 세계적인 정책지원에 따른 인위적인 수요창출에 상당부분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부터는 세계적으로 정책지원 폭이 축소되는 반면, 중국을 위시한 업계 전반의 공격적인 증설 지속으로 태양광산업에 완전 경쟁시장이 도래할 전망이어서 충분한 원가경쟁력과 제품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필연적으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세계 태양광시장은 자체적인 경제성이 상당 부분 검증되는 등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출발점에 도달했으나 국내 태양광업계의 경우 일부 업체를 제외하면 밸류체인 전반에서 선도업체에 비해 여전히 원가 및 제품경쟁력이 미흡한 상태로 판단된다.

태양광업계는 경쟁력 제고를 통해 태양광시장의 폭발적인 확산과 함께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도태될 것인지의 변곡점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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