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있는지 일반 대중에 알리고 더 나아가 지역과 함께 성장, 발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조석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신임 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강조한 말이다. 한수원의 현 사장으로서 일부 극단적인 탈핵주의자들로부터 ‘원전 마피아의 두목(?)’으로 지칭되던 그는 이제 세계 원전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됐다.

조석 회장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업자와 대중이 바라보는 원전에 대한 시각은 제법 차이가 크다. 어쩌면 영원히 좁힐 수 없을지도 모를 이 시각 차이는 정부와 사업자, 그리고 일반 대중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일방적이고 소통이 되지 않는 정부와 신뢰를 저버리고 범법 행위를 일삼은 사업자는 말할 것도 없으며, 원전 덕분에 싼 값에 전기를 써왔던 국민들 역시 건전한 비판 보다는 악의적인 비난에 더 치우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전 갈등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원전을 운영하는 국가라면 어느 곳이나 이를 숙제로 안고 있다.

이번 조석 WANO 회장 취임은 그래서 더욱 크게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의 개인적인 커리어를 넘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원전 강대국이지만 국민의 원전에 대한 불신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제 세계 원전사업자를 대표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조석 회장은 세계 원전사업자들의 대표자로서 한 기업의 사업이 아닌 세계 원자력 시장 전체의 사업을 이끌어야 할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다. 조 회장은 강력한 권한 및 발언권을 가짐과 동시에 지금보다 더욱 깊은 책임감을 요구받을 것이다.

이번 WANO 회장 취임은 세계 원전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크게 올렸으며, 향후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만들어 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원전 갈등 해소에 그 ‘파워’를 발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WANO는 원자력분야에서는 상당한 파워를 지닌 기관이며 공신력도 갖추고 있다. 세계 원전사업자를 대표하게 된 조석 회장이 이를 활용해 우리나라, 더 나아가 전세계 원전 갈등 해소에 얼마만큼 기여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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