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추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임기추 연구위원.
에너지전문가 칼럼 6 - 에너지절약부문
에너지경제연구원ㆍ에너지신문 공동기획

북아프리카 및 중동 국가들의 정세불안으로 인해 지난 2월 22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더구나 일본 대지진으로 원전 신화가 흔들리면서 주요 에너지원인 석유·가스 가격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도 11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처럼 에너지자급률이 극히 낮은 국가에서는 에너지공급 확보만큼 에너지절약이 중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에서는 국민참여형 에너지절약 프로그램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1만 에너지절약 우수가구 선발대회’ 등 국민참여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시행이 추진되고 있다. 이 선발대회는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1년 동안 전기, 가스, 난방 등 에너지사용량을 절감한 1만 가구를 선발해 소정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절약한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부여되는 프로그램이다.

가정부문은 최근 에너지소비량이 가장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특별한 관리주체가 없고, 직접적 규제가 어려운 부문으로 캠페인 등을 통한 전국민의 자발적 참여에만 의존해 왔다.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 온 홍보, 캠페인 등 계도중심의 전략은 국민의 적극적인 행동과 실천을 이끌어 내기에는 효과성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방적이고 계몽적인 홍보중심의 전략에서 국민참여형 프로그램 개발, 확산으로 범국민 에너지절약운동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다.

에너지절약은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실천이 부족한 문제점이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고 가정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결국 에너지절약은 국민 개개인의 행동으로 그 성과가 결정되므로 에너지절약의 시작은 가정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집에서의 에너지절약 습관이 학교와 직장으로 이어지고 전체 사회로 퍼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6%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에너지 다소비산업의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와 에너지 수급체계를 감안할 때, 경제와 산업구조 개편은 물론 국민 생활패턴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에너지절약의 중요성을 국민 개개인이 심각하게 인식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생활의 전환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에너지절약 실천을 통한 녹색생활(Green Lifestyle)이야말로 가장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절약을 위한 일련의 정책은 앞으로 국민생활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불편을 긍정적으로 감수하고, 상승하는 에너지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한층 성숙된 시민의식과 녹색생활의 실천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인식전환과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다. 에너지절약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생활 속에서 절약은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모두 대기전력 차단, 에코드라이브, 적정 냉난방온도 유지 등 일상생활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새롭게 시행하는 ‘에너지절약 우수가구 선발대회’와 같은 프로그램 참여를 포함하여 국민들의 적극적인 에너지절약 실천의지가 요청되고 있다.

텔레비전, 컴퓨터, 비디오, 오디오, 에어컨 등 여러 전기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 플러그를 빼두면 대기전력 차단으로 전국적으로 약 4,620억원이 절약된다. 각 가정에서 백열전구를 고효율전구(전구형 형광등)로 교체하면 65~70%의 절전이 가능하고, 조명등만 바꾸어도 연간 약 1,102억원을 아낄 수 있다. 자동차 운전 시에도 에코드리이브를 실천하면 1인당 연간 약 46만원, 국가 전체로 약 8조원을 절약할 수 있는 엄청난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에너지절약의 실천은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다. 에너지를 아끼는 방법, 지구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해서 거창하고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바로 지금부터 행동으로, 또 실천으로 옮길만한 것들이다.

최근 고유가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동참하는 에너지절약 실천이 작게는 가정 경제를 돕고, 크게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의 작은 관심, 실천하는 행동만 있으면 미래의 세대에게도 석유를,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줄 수 있다.

그동안 부족했던 관심을 이제부터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해야겠다는 실천의 전환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