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가 월수입 100만원 안돼…운영비·벌금 적어 불법업자 표적
가짜석유 유통 적발 급증…행정처분 강화 및 구조조정 지원 필요

▲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에너지신문] 최근 가짜석유유통의 주무대로 부상하고 있는 일반판매소업계에 대한 경영실태 파악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한국석유일반판매소협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기계산업진흥회에서 열린 ‘2015 가짜석유 근절 및 석유유통질서 확립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를 비롯한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국세청, 석유관리원, 한국거래소, 한국에너지관리재단 등이 참여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그간 석유유통업계에서 소외받아온 석유일반판매소업계의 심각한 경영난의 실태가 드러났으며, 이가 최근의 가짜석유 적발 건수 증가와 긴밀한 관련이 있는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특히 일반판매소업계는 시장 정상화와 연료원별 균형 발전 차원에서 위험물시설 폐기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임총재 석유일반판매소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2011년 이래 15년 동안 60%의 업소가 폐업했고, 현재 전체 영업소의 절반이 월수입 100만원 미만”이라며 “가짜석유업자의 유입, 무등록업자의 불법행위로 영업환경을 더욱 악화되고 있는 만큼 한계업소에 대한 지원을 통해 시장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종안 협동조합 컨설팅 이사장 박사는 ‘가짜석유와 일반판매소’라는 발제에서 보다 상세하게 업계의 경영현실과 현안과제를 진단했다.

박종안 박사에 따르면 일반판매소는 정부의 일방적인 도시가스 확대정책에 밀려 도태됐으며 주유소의 등유배달을 통한 업역침해, 무등록업자의 시장 교란까지 겹쳐 경영난이 확대, 현재 영업소의 15%가 한계업소로 파악된다. 또한 업소 대부분이 동절기 6개월만 영업, 전체 업소의 45%가 월평균 수입 100만원 미만으로 재정이 열악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1000만~3000만원에 이르는 ‘위험물시설 용도폐기 비용’이 없어 방치된 업소가 휴업 또는 임대 형태로 불법업자들의 가짜석유 유통에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부터 가짜석유 처벌이 강화되자 주유소보다 운영비용이 적고 벌금도 낮은 일반판매소를 임대해 가짜석유를 유통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 실제 최근 가짜 석유로 적발된 일반판매소의 77% 이상이 2012년 이후 임대된 업소로 조사됐다.

박 박사는 “현행법에서 가짜 취급 업소에 대한 행정처분은 사업정지인데 소규모인 판매소에는 무의미하다”며 “처벌 유형을 과징금 위주로 변경하고, 금액을 올리는 등 행정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가 시장 정상화 및 균형발전 차원에서 한계 업소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 연합회 회장은 “불법업자가 상대적으로 정부 보호가 허술한 일반판매소로 넘어온 것을 업종의 문제로 비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일갈했다.

김경배 회장은 “도시가스 보급 확대 등 대기업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 소규모 업종인 일반판매소 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내몰린 것”이라며 “주유소에 비해 정책적 배려를 받지 못하는 일반판매소업계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며, 가짜석유 근절을 위해 단속만이 아니라 정확한 유입원인을 파악해 구조조정 지원 등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김상효 산업부 사무관은 “가짜석유 근절 측면에서 일반판매소에 대한 단속 비율을 높이는 등 단속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과태료 상향조정 및 사용자에 대한 규제 강화 등도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동절기 불법 이동 판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조조정지원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업종간 형평성 문제 및 사업자들의 도덕성 해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지원을 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중장기 적으로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박종안 박사가 좌장을 맡아 임총재 회장, 김경배 회장을 비롯해 김상효 산업부 사무관, 정길형 석유관리원 정책총괄팀장, 김상환 한국석유유통협회 실장이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 임총재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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