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의 기술로열티 유출, KC-1이 해결
가스공사-조선 3사, JVC 통해 시장 확보

▲ 옥포조선소 전경.

[에너지신문] 지난 2014년 기준 세계 LNG선 발주 대수는 총 66척이다. 2014년은 총 75척이 발주된 2004년 이래 최다 발주기록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수주한 선박은 총 50척으로 약 76%의 시장점유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의 경우 전 세계 발주물량 46척 가운데 28척(61%), 2012년에는 전체 발주물량 39척 가운데 24척(61%)을 우리나라가 수주했다.

2015년~2025년의 경우 타당성 용역결과 우리나라 LNG선 수주물량은 총 25척으로 매우 보수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체 LNG선 발주예상물량의 약 13% 수준이다.

단기적으로는 2016년말 제주애월기지 LNG 운송용 소형 국적선 발주(2척)가 계획돼 있고, 2018년 이후 2~3개 프로젝트에서 추가 국적선 건조가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세계 LNG선박 수주의 80%를 차지하는 국내 조선사의 마케팅능력을 활용해 추가 수주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조선 3사의 연간 LNG 선박 건조 수주량은 약 20~40척 규모, 세계 발주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LNG선 화물창 설계시장은 상황이 다르다.멤브레인 타입의 화물창 설계기술은 프랑스 GTT사가 세계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형성해 세계 LNG선박 건조량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GTT사가 징수하는 기술 로열티는 척당 약 1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지난 2013년 기준 건조 중인 LNG 선박 115척 중 97척이 GTT사 화물창 선박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주한 선박도 KC-1설계기술이 적용되는 2척(미국 사빈패스 LNG프로젝트 물량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GTT사 화물창 설계기술이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2014년 수주물량 기준으로 4800억원의 로얄티를 부담하고 있으며, 1990년부터 현재까지 GTT사에 지불한 로열티만도 무려 2조원에 달한다. 이는 한국형 화물창 KC-1 설계기술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KC-1 화물창 국산화 개발 성공

지난 2004년부터 한국가스공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KC-1 화물창 기술개발 연구를 추진해 왔다.

국책과제로 추진된 이 사업의 총 투자비는 186억원(정부: 83.66억, KOGAS: 64.99억, 조선3사: 37.25억). 후속연구에는 한국가스공사 및 조선3사(KOGAS: 5.63억, 조선3사: 5.61억)가 약 1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국형 KC-1 LNG선 화물창은 1.5mm 두께의 얇은 주름진 스테인레스 철판으로 제작한 멤브레인을 이용해 기존 LNG선 화물창보다도 더욱 견고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외부 대기온도로 인한 열유입이 지속될 경우 화물창 내부 LNG가 기화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단열시스템의 구조를 단순화 해 제작 및 시공을 용이하게 했으며 우수한 단열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용접과 시공성을 향상시켜 화물창 건조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기존 LNG선 화물창 기술과 차별화된 안정성과 경쟁력을 모두 겸비한 가장 우수한 LNG선 화물창으로 평가되고 있다.

KC-1 LNG선 화물창은 이미 국내 및 해외 특허 45건을 획득(대한민국 21건, 유럽 1건, 미국 9건, 중국 7건, 일본 6건, 호주 1건)해 설계기술의 고유성과 독자성 검증을 마쳤다. 이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기술수준을 갖춘 것은 물론 어떠한 저촉사항도 없음을 확인하게 됐다.

이와 함께 국제 선급인증사인 한국선급(KR), 미국선급(ABS), 프랑스선급(BV)의 인증을 획득해 KC-1 화물창의 기술 구현성 및 실선 적용 가능성 또한 확인했다. 앞서 2013년 12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국가 신기술 인증을 획득, 국적선 적용의 토대 또한 마련했다.

이처럼 한국형 K-1화물창 상업은 정부와 공기업, 민간기업의 공동연구 프로젝트의 성공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향후 시장의 30%를 우리 기술이 확보할 경우 (연간 평균 7척 적용 시) 연간 약 700억원의 해외 기술료 절감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의 동반성장도 기대된다.

LNG선 기자재 금액은 척당 약 500억원이며, 국산 LNG선 기자재를 적극 적용할 경우 최대 40%까지 국산설비 대체가 가능해 연간 5000억원 규모의(년간 발주예상인 25척의 LNG선에 적용시) 외화절감 및 관련 업계의 동반성장 효과를 얻을 수 있다.

LNG선에 적용가능 국산 개발 기자재분야는 △PSV, Safety, 콘트롤 밸브 등 이미 개발이 완료돼 적용이 쉬운 기자재부터 △단열재, 철판, 용접봉 등 소재분야 △열교환기, 압축기, 초저온 펌프 등 핵심 기자재분야 등 다양하다.

이처럼 한국형 LNG선 화물창 설계기술은 사업화를 통해 척당 100억원에 달하는 해외기술료에 대한 국부유출 방지는 물론 원가절감을 통한 조선산업의 경쟁력 확보 등 창조경제 모델의 전형이 되고 있다.

■올해 JVC 설립 등 국적선 탑재 본격화

KC-1사업의 경쟁사인 동시에 롤모델은 현재 전세계 LNG선 화물창의 핵심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프랑스 GTT사이다.

우리나라로부터 2조원의 로열티를 챙겨 간 GTT사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KC-1 사업을 위한 경쟁력 있는 설계 및 감리회사의 설립이 필수적이다.

또한 가스산업의 브렌드 가치를 갖고 있는 KOGAS와 조선3사의 브랜드 가치를 적절히 활용한 원활한 홍보 및 영업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는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국내 조선3사와 협력해 공동출자방식으로 관련 합작법인인 JVC(Joint Venture Company)의 설립을 통해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투자 사업비 총 161억 4100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며, 이중 가스공사가 전체 지분의 50.2%(81억 300만원)를 보유하고 조선3사가 각각 16.6%(26억 7900만원)씩 지분을 나눠 갖는다.

JVC는 한국형 LNG화물창인 KC-1의 설계 및 감리와 오는 2020년까지 한국형 멤브레인의 제작 판매를 맡게 된다. 임원 7명(상임 2명, 비상임 5명)을 포함해 총 13명의 직원을 두고, 감사 및 이사(4인)는 비상근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가스공사는 향후 지분을 매각할 경우 초기 현금투자비인 30억원을 상회하는 현금 환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합작회사 설립에 따른 고용효과는 물론 설비 국산화를 통한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LNG선시장은 고부가가치 조선사업이지만 컨데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등 타 분야의 조선사업과 마찬가지로 중국(향후 인도) 등의 치열한 추격이 예상되는 분야다. 이에 따라 경쟁력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원천기술 확보없이는 세계 LNG선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 건조시장을 유지하기는 어렵게 된다.

결국 KC-1 사업은 국내 조선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사업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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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 KC-1’ 위해 앞장 서겠다
합작회사(JVC) ‘KC LNG Tech’ 2월 본격 출범

◆인터뷰 : 최건형 한국가스공사 KC-1사업추진반장(수석연구원)

한국형 화물창 사업은 현재 KC-1사업추진반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최건형 한국가스공사 KC-1사업추진반장을 만나 앞으로의 진행과정 등을 들었다.

▲LNG 화물창 산업에 대한 세계적인 시장상황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 현재 LNG 화물창 시장은 프랑스의 GTT가 지속적으로 독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사의 경우 연구 개발 및 선급 승인 실적 있으나 최초 탑재 대한 리스크로 인해 선주 채택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번에 가스공사 국적선 2척 탑재를 기회로 LNG선 관련 산업이 육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C-1 관련 사업의 지난 1년간 진행상황을 소개한다면?

= 지난해에도 설계 개선, 174K급 실선 탑재 준비 등을 계속해 왔다. 특히 건조 시공의 자동화 기자재인 자동용접기, Moving Scaffolding System 개발에 주력했다. 조선사의 Mock up 탱크 건설 시공에 대해 검증하고, 기자재 업체 승인과 BOR 0,1 선급 승인도 지난해 이뤄졌다.

▲지난해 발주한 국적선에 대한 KC-1 적용배경과 향후 전망은?

= KC-1 LNG선 화물창을 국적선에 탑재, 건조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세계 LNG선 시장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한편, 향후 해외시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가스공사와 조선3사가 참여하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예정이어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해짐으로써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LNG선의 국산 기자재를 적극 발굴해 국내 조선기자재업체의 LNG선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JVC는 언제 출범하나? 또 JVC를 통해 얻게 되는 기대효과는?

= 가스공사와 조선 3사를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인 합작회사 JVC는 ‘KC LNG Tech'이라는 이름으로 2월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JVC는 가스공사와 조선3사의 LNG 전문인력들이 지속적이고 원활한 소통을 하고, 이를 통해 기술과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LNG선 시장 참여에 있어서는 조선3사 외에 전 세계 조선사를 대상으로 KC-1 화물창 탑재에 대해 문호를 개방하고, 모든 선주와 조선사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제공하도록 노력한다.

또한 기술리더로서 국내 기자재 업체를 발굴하고, 개발 및 인증 지원을 통해 국산 자재들이 실제 LNG선에 탑재될 수 있도록 JVC가 앞장서서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KC-1을 LNG선에 최초 적용하게 되면서 어려움도 따를 것 같다.

= 실제 적용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채택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앞서 조선사들도 결국 이 벽을 넘지 못해 실용화하지 못했다.

저는 가스공사에서 25년 가까이 LNG 관련 연구 업무를 수행하며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처음 단열재, 즉 소재 국산화 개발부터 시작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수행을 통해 KC-1이라는 큰 프로젝트까지 수행하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핵심 개발 결과에 대해 실제 가스공사 현장에 적용한 바 있으며, 이는 모두 최초 적용에 관한 일이었다. 항상 연구개발을 통해 최초 기술, 세계 최대 용량 적용 등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모두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육상용 LNG 저장탱크 국산화 프로젝트를 수행해 2002년 최초로 우리가 설계한 탱크가 건설된 이래 현재까지 국내외에 50여기의 탱크를 직접 설계해 왔으며 현재 삼척에 세계 최대 용량 27만㎘ LNG 저장탱크를 설계, 건설 중에 있다.

이는 모두 가스공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 경험과 노하우 등 모든 역량을 축적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리는 효율 및 설비 신뢰성 향상, 운영의 편리성 증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연구를 수행해 왔다.

또한 정말 감사하게도 최초 적용에 대한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기술연구원의 개발 성과를 우리가 직접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모든 프로젝트에서 바라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KC-1도 최초 적용이라는 점 때문에 염려되는 부분도 물로 있다. 하지만 육상용 LNG탱크를 개발한 가스공사의 성공 경험과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3사의 경험, 그리고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기에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2016년 KC-1 사업의 추진 방향 및 계획은?

= 먼저 JVC 회사가 설립되면 계획하고 있는 많은 일들이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조직구성과 인력을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KC-1은 이미 설계가 모두 완료된 상태이며, 올해부터는 실제 건조가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화물창, 즉 멤브레인 설치작업이 예정돼 있다. 도면과 그림으로만 보아왔던 KC-1 화물창의 실체가 연내에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모두가 힘을 합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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