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갑 경동나비엔 마케팅본부 팀장

[에너지신문] 지난해 12월 녹색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첫 걸음이 시작됐다. 전세계 195개국 장관들이 모여 개최된 파리 협약을 기점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기후 체계가 막을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7위인 우리나라 역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에 대비해서 37%를 감축하겠다며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정부도 목표 달성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부문에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됐으며,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특별법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조업 전력 생산의 7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감축이 현실화되기는 녹록치 않다. 산업부문 외에도 가구와 상업 및 공공 건물, 수송 등의 분야에서도 현실적인 감축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하는 이유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에너지 총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거기에 더해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거나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 접목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적은 에너지를 가지고도 기존의 것과 동일하거나 더 큰 효율을 얻을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기기 보급이 가장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가정 내 난방에서 사용되는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기기인 콘덴싱보일러다. 콘덴싱보일러는 일반 보일러와 달리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배기가스의 열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콘덴싱 기술을 활용해 배기가스에 포함된 수증기를 물로 응축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발생한 열을 흡수해 난방과 온수를 생산하는데 재활용한다.

때문에 일반 보일러에 비해 16%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으며, 이산화탄소는 물론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유럽에서는 이미 80~90년대부터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각종 정부지원제도 및 사용 의무화를 통해 보급을 확대해왔으며, 현재는 콘덴싱보일러의 보급률이 90%를 넘어서 있다.

국내에서도 콘덴싱보일러는 이미 1988년 경동나비엔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하며 첫 선을 보였지만 일반 보일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정책적인 지원의 미흡으로 인해 보급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도 환경 오염과 미세먼지 증가 등 대기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정부가 2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 신축 시 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의무화 했으며, 지난해에는 지자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시가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하는 가구에 16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438대를 교체를 지원한 서울시는 향후 콘덴싱보일러 보급을 위한 지원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콘덴싱보일러는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호텔, 학교 등 각종 상업 건물에도 적용되며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서울시와 진행한 시범사업을 통해 콘덴싱 가스보일러나 온수기를 병렬로 연결해 중대형 건물에 필요한 용량을 설계할 수 있는 캐스케이드 시스템이 가스비가 29% 절감됐으며 질소산화물(NOx)은 79%, 이산화탄소(CO2)는 23.9%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경동나비엔은 콘덴싱보일러와 접목한 전기발전보일러를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개발해냈다. 경동나비엔이 개발한 전기발전 보일러는 기존의 가스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보급이 쉽고 설치가 간단해 가장 현실적인 분산전원시스템의 대안으로 손꼽힌다. 이렇듯 콘덴싱보일러는 캐스케이드 시스템 및 분산전원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며 초고효율 에너지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온실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산업부문에서는 많은 투자와 변화가 요구되겠지만 일반 가구와 우리가 생활하는 시설에서 해답은 오히려 더욱 간단하고 명료해질 수 있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함께 친환경 고효율의 콘덴싱보일러 보급의 확대도 탄력을 받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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