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역대 최고 증가율 기록…비중 50% 돌파
저유가도 못막은 LPG 추락…5년간 608만배럴 ↓

[에너지신문] 지난해 저유가가 이어지며 수송용 연료소비가 전년대비 1000만 배럴 이상 증가했다. 특히 경유 소비량이 대폭 늘며 전체 수송용 연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LPG 하락세를 거듭 17%선 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도로, 즉 수송용 연료로 사용된 석유제품의 소비량은 총 2억 3501만 9000배럴이다. 전년대비 1068만 배럴이나 증가한 수치다.

전체 소비가 크게 늘었지만, 연료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경유 소비량은 대폭 늘었고, 휘발유도 소폭 증가하며 저유가 효과를 누렸다. 반면 LPG는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 경유 소비량은 총 1억 2079만 4000배럴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870만 4000배럴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전체 수송용 연료 증가분의 81.46%에 달한다.

기록적인 소비 증가에 힘입어 전체 연료 중 차지하는 비중도 상승했다. 수송용 연료 중 51.4%가 경유로 소비되면서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휘발유도 지난 한 해 7394만 2000배럴이 소비됐다. 전년 보다 276만 4000배럴 늘어 비중도 소폭 증가한 31.99%을 기록했다.

이와 달리 LPG 소비량은 줄었다. 지난 한해 수송용으로 사용된 LPG는 총 4013만 9000배럴로 전년 대비 1.84%, 754배럴 감소했다. 비중도 17.08%로 18%선이 붕괴됐다. 저유가가 감소폭 억제에 영향을 미쳤을 뿐 타 연료처럼 소비 증가를 이끌지는 못한 셈이다.

수송용 LPG 소비량은 지난 2009년 4895만배럴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1년 이래 5년간 소비감소량은 총 608만 7000배럴, 비중감소치는 44%에 달한다.

연료별 소비 증감 차이는 차량 시장과 연결된다. 수송용 연료 소비량은 차량 운행대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송용 연료 시장 성장은 차량에 기인한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등록보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등록된 자동차 수는 2098만 8885대로 2014년보다 87만 1930대가 늘었다.

이중 경유차는 약 862만대, 휘발유차도 약 981만대로 전년보다 각각 70만, 22만대 가량 늘었다. 반면 LPG차가 약 226만대가 등록돼 전년대비 8만대 가까이 줄었다.

차량 시장에서의 희비는 완성차 시장에서의 차량 라인업과 정부의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경유차량의 경우 높은 연비와 더불어 국내외 차량 제작사들이 잇따라 다양한 신차 모델을 출시하고 있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유리하다. 지난해 세간에 충격을 준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의 경우 오히려 경유차 프로모션을 확대, 소비자를 유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LPG의 경우 대폐차시기의 도래 및 사용제한정책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용계층을 특정함으로써 수요를 제한하고, 이는 완성차 시장의 외면과 협소한 모델라인업으로 이어져 신규 수요는 물론 기존 구매자들의 이탈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저유가가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휘발유, 경유가격이 너무 저렴해 LPG의 최대 장점이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연료가격이 크게 내려가며 수송용 연료 소비가 늘었다”며 “다만 특정 연료 소비의 급격한 증가 또는 감소는 연료별 균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제어할 정부의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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