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격세지감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천연가스는 성수기 바닥을 치는 재고관리로 비상이 걸리곤 했다. 수급불안에 따른 값비싼 스팟물량 구매 확대, 이로 인한 국부유출은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 단골 소재였다.

하지만 불과 1~2년 사이 판도가 바뀌었다.

지난해 처음 국회에서 넘쳐나는 도입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TOP로 인한 국부유출 가능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후 이와 같은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실제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향후 10년간 제대로 소화 불가능한 1000만톤이 훨씬 넘는 천연가스 물량 때문에 탈이 날 지경이다.

물론 실제 TOP가 발생할 확률은 희박하다. 위기에 대응하는 매니지먼트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일부 관계자들의 견해처럼 세계 최대 규모의 LNG 구매고객에게 TOP라는 패널티를 물리면서까지 거래관계를 틀어버릴 만큼 개념이 부족한 장사치는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천연가스 산업을 좌지우지 하는 산업부와 가스공사의 미래예측에 대한 한계와 전략의 부재는 내내 아쉬울 수밖에 없다.

2014년 방한한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원전은 너무나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측면에서 있을 수 없는, 정말 큰 실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원전산업이 막대한 처리비용과 환경비용이 수반되는 고비용 산업이라는 주장일 게다.

반면 발전용 천연가스 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현 상황에서 산업부는 지난 연말 ‘천연가스 발전전략’을 발표하면서 원전의 발전단가는 kwh당 4~6.6원에 불과하고, 천연가스의 발전단가는 무려 그 20배가 넘는 83.5~143.2원에 달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당장 전기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원료비가 얼마인가에만 초점을 맞춘 근시안적인 발생이 아닌가. 산업 자체를 한계에 묶어버린 셈이다.

이제 개인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거래하는 프로슈머 시대가 도래하고, loT와 빅데이터가 주목받는 글로벌 융복합 시대가 열렸다.

크고 넓은 세상으로의 도약을 위해 스스로의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하는 수고로움은 비단 갈매기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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