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택 한국가스안전공사 경북북부지사장

▲ 윤종택 가스안전공사 경북북부지사장
[에너지신문]최근 5년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가스사고는 610건으로 한해평균 약 120건의 사고가 발생해 860여명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다

이는 한 해에 무려 577건의 가스사고가 발생하여 143명이 사망하고 568명의 부상자를 낳은 1995년도에 비하면 사고건수와 인명피해 모두가 크게 감소했다. 다가오는 4월 28일은 101명의 사망자와 202명의 부상자를 냈던 대구지하철 공사장 도시가스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21주년이 되는 매우 가슴 아픈 날이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른 현재의 시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의 가스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율은 백만가구당 5.9명으로, 같은 기준으로 대비할 때 5.5명 수준인 이웃 일본에 크게 근접하고 있어 통계적으로만 보면 안전수준이 일본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높은 단계까지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그간 정부와 우리국민이 지속적으로 안전을 강조하고 사고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전체적인 가스사고는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사고가 가스사용자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다. 지난 해 가스사고 중 39%는 사람이 실수해 발생한 즉 부주의가 원인인 사고였다.

물론 이러한 사람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과열방지장치가 부착된 가스렌지가 보급되고 가스밸브자동차단기인 타이머콕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이 역시 사고를 막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이러한 사고들은 우리의 의식과 습관을 근본적으로 바꿔가지 않는 한 근절하기는 어렵다. 다시 말해 안전은 우리 모두가 습관화를 바탕으로 안전수칙을 실천해 나갈 때만이 문화로서 정착될 수 있다. 

우리사회는 세월호 참사를 겪고 나서 안전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를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즉 실천하는 데는 아직도 인색한 듯 하다.

일례로 도시가스회사에서 1년에 2회 이상 가스사용 가구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며 최근 들어서는 사생활 침해나 범죄 우려 등을 이유로 각 사용가에서는 가스안전점검을 기피하는 집들이 늘어나 안전점검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하고 있다.

물론 각 가정에서 가스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스공급자에 의한 법적인 점검도 받아야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평소 사용자 스스로 안전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스 사용 후에는 밸브를 안전하게 반드시 잠가야하고, 가스보일러를 사용한다면 보일러실의 배기통이 꺾인 부분은 없는지 등을 수시로 살펴보고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을 아는 것에서 그친다는데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실시한 가스안전 국민의식수준 진단 결과 안전의식 지수가 100점 만점에 73점을 넘지 못하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조사에 응한 사람의 77%가 가스안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한다는 답변은 71%로 낮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안전이 국가적인 문화로서 정착되어야만 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과제이다. 안전의식은 하루아침에 나아질 수 없다. 학습과 실천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생활이 몸에 밴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운명의 뿌리는 습관”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평소의 습관이 자신의 생활과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이것을 바꿔 생각하면 잘못된 습관을 고치면 우리의 인생도 바뀔 수 있는 것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경북북부지사에서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올해 지사 안전캠페인 슬로건을 “안전은 습관입니다”로 정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이제 본격적인 봄나들이 시즌에 접어들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야외로 나가 가족, 친구들과 모여앉아 음식을 먹는 등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때 음식물을 조리하기 위해 대부분은 휴대용가스레인지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자 부주의로 인한 가스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또 야외에서 야영을 할 경우에도 특히 야간에 밀폐된 텐트나 차량안에서 가스렌지나 가스램프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산소부족 등으로 질식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가스기구를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안전을 일회성 구호나 이벤트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미리미리 점검하고 한 번 더 살펴 확인해보는 작은 습관들을 생활화해 나간다면 가스안전 글로벌 Top 실현이 금세 현실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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