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천 한국수소산업협회 기술부회장

[에너지신문]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범세계적인 노력은 마침내 지난해 12월,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 냈다. 195개국에서 동의한 이 협약서에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C 이하가 되도록 각국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신기후 변화체제는 산업혁명 이후 계속 되어오고 있는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체계로 변화시키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체계에서는 지구자원 전체의 70%(대부분 물)를 차지하는 수소가 새로운 에너지시스템의 중심에 있다. 수소는 자원의 제약이 없는 청정연료로 태양광, 풍력 등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해 물로부터 수소를 생산, 직접 연소하거나 연료전지를 활용해 쉽게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수소는 가스나 액체로 만들어 쉽게 저장할 수 있고, 저장 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게 된다. 다시 말해서 수소는 전력에너지원의 저장 및 운송 매체로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이에 최근에는 수소를 전력에너지로 저장하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원에서 얻은 전기를 수전해 기술을 이용, 물로 부터 수소를 제조한 후 제조된 수소를 저장용기에 저장한 후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로 변환시키는 방법이다. 수소를 이용해 전력저장을 하는 경우 단위체적당(m³) 압축공기저장 보다는 100여배, 양수보다는 380배 많은 전력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수소를 전력에너지 저장매체로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와 전기분해 기술이 필요하다. 즉 OFF 피크시간에 생산되는 잉여전력을 전기분해 장치로 수소를 만들어 저장한 후 이를 다시 전력으로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 이외에도 그리드로부터 공급 받는 전기를 활용해 수소를 만들고 이를 다시 메탄이나 암모니아로 전환해 저장 이송하는 Power to Grid (P2G) 기술도 이의 연장선에 있다.

수전해 기술은 20세기 초에 이미 실용화돼 수력에서 발생된 전력을 이용 수소를 제조해 암모니아제조 등의 비료제조에 사용됐다. 이런 수전해는 알카라인 수전해 고체 고분자막을 이용하는 고분자 수전해, 고체 산화물을 이용하는 고체 고온 수증기 분해법 등이 있다. 현재에는 알카리인 수전해가 가장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효율이 좋은 수전해조의 경우 1Nm³ 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4.1∼4.5kWh 전력을 소모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가 가지고 있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직접 발전방식이다. 연료전지 역시 동작온도 및 전해질 종류에 따라 구분하며 발전용으로 사용 될 수 있는 연료전지는 공급하는 규모 및 전기를 필요로 하는 수요 조건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전력계통에서 수용할 수 없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원에서 나오는 잉여전력, 혹은 그리드로 부터 전기를 공급받아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만들고 생산된 수소와 이산화탄소 공기 중의 질소 등과 결합해 메탄 혹은 암모니아로 변환시켜 저장한 후 이를 파이프라인을 통하여 운송한 후 전력 또는 열, 화공 공정재료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우리는 P2G(Power to Gas)기술이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P2G 개념은 기존 에너지 저장형태를 전력에서 연료형태로 전환시켜 저장 후 다시 발전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연료화된 가스를 수요지 근처에서 발전해 송전손실 및 송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독일 Mainz에서는 Wind-Hydrogen-System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풍력 발전과 2 MW 규모한 Demo. 프로젝트가 2015년 운전을 개시하고 있다. P2G 의 용도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요처로 직접 공급하거나, 수소 스테이션, 메탄화 공정과 해상 풍력 발전 전력을 운송하는데 적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수소에너지를 전력저장 방법으로 운용하게 되면 수송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수전해,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전력저장등을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시스템이 구축돼 열, 전기 가스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통합 시스템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된다. 향후 기존의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시스템을 친환경 지속가능 에너지시스템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술들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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