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경동’·숨고르는 ‘린나이’·뒷걸음질 ‘귀뚜라미’

[에너지신문]“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풍문으로만 돌았던 ‘국내 가스보일러 제조사 빅3 순위 변화’를 이번에 발표된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어느 정도는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공통적인 의견이다.

2000년대 이후 국내 시장은 판매량의 70% 이상을 경동, 귀뚜라미, 린나이 등 보일러 빅3 제조사가 점유하며 시장을 주도해 왔다. 3사의 판매 순위는 지금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경동과 귀뚜라미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 왔고, 린나이가 그 뒤를 이어 왔다는 것이 2000년 이후 국내 보일러 시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일러 빅3에게도 새로운 변화가 관측되기 시작했다. 비교적 객관적인 지표를 기준으로 경동나비엔이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귀뚜라미와 린나이코리아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순위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해 이뤄진 공정위의 귀뚜라미에 대한 허위 광고 시정명령. 이후 국내 시장은 더욱 요동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특판시장에서 린나이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하며, 결국 귀뚜라미를 제치고 시장 내에서 2위 자리를 탈환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미처 예견치 못했던 사건에서 비롯된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일련의 현상이 제조사들 사이에 새로운 변화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보다 더 어려워진 객관적 시장여건 속에서 보일러 빅3 역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각자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주목해 봐야할 변화다.


 
▲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은 경동나비엔을 필두로 귀뚜라미와 린나이코리아가 전체 시장의 70%내외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시장을 대성쎌틱, 롯데기공, 알토엔대우 등이 나눠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동나비엔 - 해외서 승승장구, 매출 경영실적 모두 ‘방끗’
■린나이 - 특판시장에 공격적 마케팅, 2위 탈환 ‘현실로(?)’
■귀뚜라미 - 지난해 매출 347억 감소, 영업실적은 반토막

보일러 빅3, 엇갈린 경영실적
보일러 업계의 공통적인 문제겠지만 지난해 보일러제조사들은 내수경기 부진과 건설경기 악화, 기후변화로 인해 유난히 따뜻해진 겨울이 이어지며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이런 객관적 조건 속에 올해 보일러 빅3가 받아든 2015년도 경영실적은 제조사별로 희비가 갈렸다.

지속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성과를 이뤄낸 경동나비엔(대표 최재범). 경동은 지난해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해 ‘공정위 허위과장 광고 시정명령’이란 악재를 마주한 주식회사 귀뚜라미(대표 송경석)는 전체 매출액이 10% 이상 내려앉으며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보일러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린나이코리아(대표 강영철)에게 지난해 2위 자리까지 내준 것이 아니냐는 업계 분석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최근 공개된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확인 가능하다는 것이 공통적 견해다.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었지만 가스보일러 빅3 제조사들은 지난 4월 초순을 전후로 금융감독원에 지난해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빅3 중 가장 먼저 3월 18일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이어 3월 30일 사업보고서와 4월 6일 연말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귀뚜라미는 4월 7일 감사보고서와 연말감사보고서를 공개했고, 마지막으로 린나이코리아가 4월 7일과 28일 각각 감사보고서와 연말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결과를 요약하면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객관적 시장의 악재 속에 매출액은 전년대비 19.6%가 증가한 5129억원을 기록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보일러 업계 수장다운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액과 함께 영업이익도 78.5%가 증가한 24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165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76.5%가 증가했다.

린나이 역시 괄목할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는 평가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4%가 증가한 3400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8%가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85%가 감소하며 다소 부진했다.

귀뚜라미는 지난해 매출액을 비롯해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크게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매출액은 25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2.5%가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67억으로 전년대비 4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75억으로 전년과 비교해 59%가 하락했다.

▲ 국내 안정적인 시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많은 공을 드리고 있는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역시 북미시장에서의 큰 성장을 이루며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위기 속에 빛난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 5120억 3111만 9598원을 기록했다. 전년 4289억 8536만 4617원과 비교해 무려 830억 4575만 4981원이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134억 6477만 6303원에서 107억 5820만 4209원이 증가한 242억 2298만 512원을 달성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93억 8005만 3996원에서 73억 7194만 5584원이 증가한 167억 5199만 9580원을 기록했다.

경동은 1973년 12월 6일 설립된 보일러제조사로 1993년 8월 3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열연소기기제조업체인 (주)경동에버런과 서비스 기업인 (주)경동티에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중국 북경(1995년)을 비롯해 상해(2007년), 미국(2006년), 러시아(2013년), 영국(2014년) 등 4개국 5개 지역에 해외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경동의 매출성장은 해외법인들의 고른 성장에 힘 입은 바 크다. 현재까지 당기순이익 면에서는 미국(13억 5528만원)과 상해(1억 3994만원) 법인만이 실질적 기여를 하고 있지만 지난해는 전체적으로 해외법인 모두 매출이 증가하며 경동나비엔의 실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미국법인 Navien Inc의 경우 지난해 1769억 837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1295억 5842만원 보다 무려 473억 4995만원이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3억 5528만원을 기록했다.

상해법인 Shanghai Navien International Trade 역시 전년 57억 7844만원 보다 8억 4145만원이 늘어난 66억 2089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도 1억 3094만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해외법인보다 많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북경 Beijing Kyungdong Navien Heat Energy Equipment의 성장도 눈에 띈다. 북경법인은 지난해 전년대비 41억 7441만원이 증가한 212억 25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당기순손실이 큰 것은 시장개척을 위해 현재 경동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향후 실적개선을 기대해 볼만 하다는 전망이다.

러시아 법인인 Navien RUS LLC 역시 전년대비 9억 8508만원이 증가한 285억 5508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손실 폭을 줄였다. 가장 최근 가스보일러의 본고장을 겨냥해 설립된 영국법인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5억 1968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유럽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 공정위로부터 허위광고 시정명령을 받은 귀뚜라미. 지난해 귀뚜라미는 전체 매출을 비롯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귀뚜라미’ 실적부진 배경은?
금감원 공시를 통해 공개된 지난해 귀뚜라미의 경영실적은 타사와 비교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매출액은 2532억 8869만 970원으로 전년 2880억 2081만 2098원보다 347억 3212만 126원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127억 3265만 910원보다 60억 445만 9294원이 감소한 67억 2819만 1616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430억 1054만 4931원에서 254억 4786만 1785원이 줄어든 175억 6268만 3146원에 그치며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1962년 신생보일러로 창업, 고려강철주식회사(1969년)와 로켓트보일러공업(주)(1987년), 귀뚜라미보일러(1992년) 등 여러 차례 변신을 거듭해 온 귀뚜라미보일러. 귀뚜라미보일러는 2009년 1월 23일자로 상호를 주식회사 귀뚜라미로 변경하면서 이후 범양냉방 인수를 시작으로 그동안 주력해 온 열기기뿐만 아니라 냉방사업까지 아우르는 종합에너지 기기제조사로 성장했다.

나노캠을 비롯해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KITURAMI ILHANLI ISITMA 등에 대한 5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며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귀뚜라미홈시스, 귀뚜라미랜드, 귀뚜라미센추리(천진)실업유한공사, 대구방송, 귀뚜라미동광, 귀뚜라미녹색에너지 등에 대해서도 지분을 보유중이다.

귀뚜라미의 실적부진 역시 자회사 및 관계사들의 부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노캠을 비롯한 귀뚜라미홈시스, 귀뚜라미범양냉방과 신성엔지니어링 등 귀뚜라미의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지난해 매출이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신성엔지니어링이다. 신성엔지니어링의 매출은 전년 1284억 8323만원에서 무려 371억 6337만원이 감소한 913억 1985만원을 기록했다. 2014년 63억 6518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61억 4939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귀뚜라미 관계사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나노켐 역시 전년대비 33억 1413만원이 감소한 456억 4531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귀뚜라미범양냉방도 전년보다 201억 1926만원이 감소한 1237억 7941만원의 매출을 거두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 린나이코리아는 차태현씨를 새로운 모델로 선정하고, 해외명품과 중소기업들만의 각축장이던 업소용 조리기구시장에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확대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다.
외형보다는 실속파 ‘린나이’
린나이코리아는 지난해 3400억 4334만 1371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3353억 3168만 2466원 보다 47억 1164만 8905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시장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투자의 결과로 추정되지만 린나이의 경우 전체적인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3억 5577만 1414원으로 전년 134억 3136만 6251원과 비교해 10억 7559만 4837원이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00억 635만 5949원을 기록하며 전년 112억 2476만 4126원과 비교해 12억 1840만 8177원이 감소했다.

제품매출은 2014년 2990억 3418만 9004원에서 지난해 2977억 3930만 1226원으로 12억 9488만 7778원이 감소했다. 반면 상품매출은 374억 1929만 5237원으로 전년대비 54억 9648만 9857원이 증가했고, 기타매출도 48억 8474만 4908원으로 전년대비 5억 1004만 6826원이 증가했다.

이중 주목할 부분은 광고선전비의 감소와 접대비의 증가였다. 광고선전비는 2014년 63억 5601만7810원에서 무려 12억여원이 줄어든 51억 5057만 9454원이었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온 박하선을 대신해 최근 긍정적인 이미지로 떠오른 차태현씨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간판 모델에 변화가 있었지만 광고선전비는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접대비는 전년 7억 4305만380원에서 약 3억원이 증가한 10억 5511만 5939원이었다. 일각에서는 공식적인 광고 등의 마케팅에 비중을 두기보다 특판 등에 주력한 결과가 아니냐는 반응이다.

엇갈린 행보 어디까지 갈까?
경동과 귀뚜라미, 린나이 등 최근 국내 최대 가스기기제조사들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된다.

경동나비엔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탄공장 완공을 필두로 가스보일러를 주축으로 한 에너지지 기기사업에 주력하며 세계시장으로 영역 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반면 경쟁사인 귀뚜라미그룹는 최근 강남도시가스 인수, 도시가스 사업에 뛰어들며 에너지기기 제조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 사업으로 발을 넓히는 등 사뭇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린나이코리아 역시 관련업계를 선도하며 외형적 확장을 추구했던 이전과 달리 수익성 제고에 보다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가스기구의 명가’란 오랜 닉네임을 버리고, ‘종합열기기 메이커’란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전기 인덕션을 비롯해 일반 에너지기기로 영역 확장을 시작했다.

광고 등 대중마케팅에 의지하기 보다는 먼저 해외명품과 중소기업들이 주도하던 주방용품 시장과 가스보일러 분야에 보다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꾀하고 있다. 또 의류건조기나 가스밥솥 등 일본시장에서 성공한 제품들을 국내 시장에 내놓으며 여러 도시가스사와의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과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보일러 빅3의 각기 다른 생존전략을 일시적인 현상이라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동일한 위기의 상황 속에 각 제조사의 대처법은 3사3색을 띄고 있다.

▲ 지역별 순회 기술설명회를 시작으로 귀뚜라미가 국내 시장에서의 추락한 시장을 회복하기 위한 반격을 꾀하고 있다.
멀티플레이어로 나선 ‘귀뚜라미’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허위광고에 대해 시정명령 이후 귀뚜라미는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올해 역시 보일러 빅3 중 최근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맥쿼리 펀드로부터 강남도시가스를 인수한 귀뚜라미그룹이다.

귀뚜라미는 지난 3월 4일 강남도시가스 지분 100%인 272만 7545주를 인수함으로써 도시가스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최고경영자인 최진민 회장은 오래전부터 도시가스사업에 관심을 둬 왔고, 1년전부터 도시가스사 인수를 염두하고 체계적인 분석을 해왔다는 후문이다.

객관적으로도 최근 은행금리가 1.7%에 불과한 상황에서 충분한 캐시카우를 보유한 귀뚜라미에게 연간 80억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강남도시가스는 사업적 시너지까지 고려하면 사실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란 분석이다. 기존 도시가스사들에게 강남도시가스는 성장성이 제한된 기업이지만 귀뚜라미그룹은 기존 냉난방사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충분한 매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도시가스사업에 경험이 없는 귀뚜라미가 안정적으로 관련 사업에 적응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로서도 공급권역이 크지 않은 강남도시가스가 적격이란 설명이다.

더욱이 2014년 기준 매출액 3219억원, 영업이익 70억원, 당기순이익 86억원을 각각 기록한 강남도시가스를 인수할 경우, 2014년 8500억원 매출을 기록한 귀뚜라미그룹은 단번에 1조 매출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도시가스분야에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뤄질지 의문이지만 귀뚜라미그룹은 충분한 자금 동원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인수합병 또는 지분투자 등을 통한 확장도 가능해 보인다.

▲ 경동나비엔의 글로벌 전진기지로 건설된 서탄공장. 경동나비엔은 스마트팩토리인 서탄공장의 완공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보일러 제조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세계 최고 향한 새로운 도전
국내 1위 보일러제조사인 경동나비엔은 최근 해외시장에서의 승승장구를 기반으로 기존 가스보일러 사업을 중심으로 에너지기기분야 영역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탄공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바로 그 상징적인 행보다. 세계 최대 생산규모를 자랑하는 서탄공장의 완공과 함께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에 많은 공을 들이며 글로벌 에너지기기제조사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2012년 착공, 2014년 1월 완공된 경동나비엔 서탄공장은 축구장 20개를 합친 글로벌 규모의 생산기지다. 대지면적만 13만 2245㎡(약 4만평)에 무려 1400억원을 투자해 완성한 최첨단 스마트공장이다. 이는 기존 다른 기기제조사들이 국내 생산공장에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행보다.

서탄공장 자동화라인중 한개 라인의 일일 최대생산량(8시간기준)은 1200대로 25초당 보일러(온수기) 1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높이 60m가 넘는 물류창고는 최대 6만 5000대의 보일러를 저장할 수 있고, 대형 로봇 3기에 의해 자동적재와 출하가 가능하다.

경동은 세계 1위를 목표로 2009년 서탄공장설계에 들어갔다. 150번 이상의 설계 수정을 거쳐 현재의 공장을 완공했다. 서탄공장의 현재 생산능력은 보일러와 온수기 등 연간 총 120만대이지만 내년 초까지 모든 라인증설이 완료되면 전체 생산능력은 세계 최대 규모인 200만대까지 늘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해외시장 역시 북미와 러시아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함에 따라 올해는 한동안 부진했던 중국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영역 확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업분야 역시 콘텐싱 보일러 보급을 주도했던 경험을 필두로, 앞으로는 IoT보일러, 전기발전형보일러에 이어 제습냉방분야 등 독자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에너지솔루션 전반으로의 확장을 꾀할 예정이다.

▲ 70년대초 한국과 일본의 합자회사로 설립된 린나이코리아. 하지만 현재 린나이는 IMF구제금융을 거치며 설립자인 강영모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포기하면서 현재는 완전한 일본 기업으로 변모했다. 사업초기 '가스기구의 명가'란 이름으로 국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나 최근 사업영역을 에너지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종합열기기 메이커’로 변신, 린나이
2013년 일본기업으로 전환된 린나이코리아는 지난해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며 올해도 국내시장에서 공격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강성모 회장에 의해 1974년 합자회사로 출발한 린나이코리아는 2012년 아들 강원석 대표가 보유한 0.4%의 지분을 포기하면서 2013년엔 100% 일본기업으로 변모했다.

린나이는 내수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가스레인지 사업분야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최근 업소용 주방기기와 가스보일러분야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일본 본사에 의해 제한돼 왔던 해외 수출 역시 이전과 달리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질 수 있게 된 상태라 가스보일러의 해외수출 성장도 기대된다.

린나이코리아는 그동안 러시아와 칠레 등 남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해외에 제품을 판매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본사로부터 해외시장에 대한 유연성 있는 진출을 허락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미지역에 대해서도 일본 린나이가 수출하고 있는 온수기 등 기존 제품 외에 가스보일러에 대한 수출이 가능토록 내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장 국내 출시 제품을 그대로 수출하기엔 기술적인 차이가 있어 현재는 북미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 가을에는 수출을 위한 제품 개발이 마무리 될 것이란 기대다.

도시가스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눈에 띈다. 린나이코리아 강영철 대표는 최근 도시가스분야의 수요 감소 추세를 회복하기 위한 아이템으로 일본 현지에서 성공한 가스의류건조기와 가스밥솥 등의 제품을 국내에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도시가스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제품의 판매를 확장하는 한편, 해당 아이템의 시장성이 확인될 경우 국내 생산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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