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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자력안전규제정보회의, 인간안보의 성장 디딤돌
김무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2016년 05월 16일 (월) 17:39:32 에너지신문 energynews@i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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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문]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은 지난 1994년 ‘인간안보(human security)’를 새로운 안보개념으로 제시했다.

인간의 안전보장이란 외국에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국가를 지킨다는 전통적인 안보 개념을 넘어 인권, 환경보호, 사회안정, 민주주의 등이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만 진정한 세계평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국내에서도 10여년 전부터 사회 안전망의 내실화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유도하는 안심(安心), 각종 재난과 재해로부터 인명피해를 방지하는 안전(安全), 환경오염 감소와 주거환경 개선과 쾌적한 환경을 향상시키는 안락(安樂)이라는 3安이 국가비전 달성을 위한 정책 어젠더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돌진적 성장(rush to growth)’으로 인한 ‘다중 위험사회’의 특징으로 수많은 대형 산업안전사고와 자연재해를 겪은 바 있는 우리나라에서 인간안보를 보장할 가장 대전제는 바로 ‘안전’이다.

그 중에서도 체르노빌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우리는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는 인명과 환경 피해의 광역성, 막대한 경제적 손실, 복원의 장기화 등으로 인간의 안보에 위험이 될 수 있음을 목도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4기의 원전을 상업 운전하고 있으며 4기는 건설 중에 있다. 또한 산업과 의료 등의 분야에서 7000여 기관이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거나 이용하고 있다. 몇 년 전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불거진 이유는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정도와 속도가 사회의 정의와 가치의 척도에 못 미쳤기 때문일 것이다.

원자력계는 원자력에너지가 안전성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한 유일한 에너지라는 인식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 또한 기술공학적으로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만심을 버리고 원자력계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판단한 연구개발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연구개발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헌법 제34조 6항에 따르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가 원자력과 방사선 관련기관, 시설, 종사자 등에 대한 안전을 철저하게 확인·감시하는 법적, 기술적, 제도적, 행정적 활동을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원자력안전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기관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이고, 과학기술적인 규제전문기관은 원자력안전기술원이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규제는 공공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안전시스템을 다각도로 점검해 규제 결정을 내놓으면 공공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규제기관의 가치는 공공의 안전과 공공의 수용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에 있다.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서는 오늘을 현명하게 살 수 없고, 오늘의 눈으로 바라본 미래가 제대로 설계될 수 없듯이 규제가 기존의 현상에 안주하고 유지하려는 편향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안전도 신뢰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규제기관은 ‘우리의 법과 제도와 절차 등이 최선이었는가?’ ‘조직역량을 강화하고 개인의 전문성을 심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는가?’ ‘환경의 변화와 시민의식의 성장에 보폭을 맞춰 국민의 소리를 소중하게 경청하며 소통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는가?’에 대한 뼈저린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지지는 기기의 건전성 확보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규제가치가 사회적 정의와 윤리의 잣대를 따라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원전 설계, 제작, 설치, 운전 등 전 주기에 걸친 안전성 확보는 물론 원전을 운영 및 관리하고 규제하는 조직, 사람, 의사결정 등 모든 과정에서의 건전성이 필요하다.

원자력은 기술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돼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뢰성 역시 확보돼야만 한다. 과학·기술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다 해도 국민들이 원전의 안전성을 믿어 주지 않고, 지지해주지 않는다면 원전사업은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전문성을 토대로 대중들에 대한 진실한 태도와 같은 투명성이 더해질 때 신뢰는 형성될 수 있다. 그리고 공학적 언어만이 아닌 일관되고 진지한 자세 등 정서적인 요소들이 부가된 ‘공감할 수 있는 안전’에 바탕을 둔 소통을 해야 한다.

다중위험사회에서의 인간안보 성장을 기대하며

이런 의미에서 이달 23~24일 양일간에 걸쳐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2016 원자력안전규제정보회의’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의는 매년 한 차례씩 규제자와 사업자가 모여 원자력 안전에 관련된 정책방향과 현안과제에 대해 정보를 나누고 토론을 펼치는 자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올해 안전규제 정책 기조와 방향을 설명하고, 규제전문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이 참여하는 기술 분야별 세션으로 운영된다. 원자력 관련 산업계, 학계, 연구계, 지역 등 원자력 안전에 관심 있는 국민은 누구든지 참여해 원자력 안전성 향상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특히 목적 지향적인 안전을 넘어 과정 중심적인 안전으로의 규제와 운영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기술 세션으로 편성된 중대사고와 안전문화 분야에 눈길이 간다.

본 회의에 보다 많은 산·학·연·관의 브레인들이 모여 원자력 규제와 기술을 둘러싼 과학, 공학, 그리고 인문학까지 융합시킨 창조적 원자력안전규제정보회의가 되길 바란다.

다중위험사회에서의 인간안보가 한 단계 성장하는 원자력안전, 국민과 소통하는 규제기관의 면모를 보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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