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력·양수·신재생 사업 ‘지속적인 성장 기대’
노후수력 현대화 및 수차 국산화 사업 의욕

[에너지신문]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내 유일의 원전 사업자로 그 독점적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시험성적서 위조로 대표되는 원전비리라는 두 가지 큰 사건으로 대외적으로 큰 시련을 겪기도 했으나 현재 이를 회복하며 원전의 안정적 운영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수원은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고, 원전 운용사이자 국내 최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자로서 친환경에너지 사업 역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본지는 수력으로 대표되는 한수원의 친환경 사업을 점검하고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한수원이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살펴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 한수원이 운영하고 있는 청평수력 전경.

◆국내 최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자

한수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자로 RPS(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가 첫 시행된 2012년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력발전은 전국에 총 25기, 602.42MW 규모의 발전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기록적인 가뭄으로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나 총 62만 8947MWh에 이르는 전력을 생산, 주요 발전설비로 충실히 운영된 바 있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는 108MW(27MWx4기) 규모의 화천수력을 비롯해 62MW(31MWx2기)의 춘천수력, 48MW(24MWx2기)의 의암수력 등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경기권의 경우 총 140MW 규모의 국내 최대 수력발전소인 청평수력과 역시 120MW의 대형 수력발전소인 팔당수력이 가동되고 있다.

이밖에도 괴산(2.8MW), 섬진강(34MW), 보성강(4.5MW) 등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수력발전 사업이 한수원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설비 대부분이 노후화 돼 부품 교체 등 현대화 사업 추진이 시급한 상황이다.

양수발전은 1980년부터 2000년대 사이에 집중 건설돼 수력에 비해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다. 1000MW 규모의 양양 양수발전을 비롯해 800MW급 예천 및 삼랑진, 무주, 산청, 청송(각 600MW)과 청평(400MW)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설비용량을 갖춰 안정적 전력 공급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양수발전은 가뭄에도 불구, 총 364만 921MWh의 전력을 생산하는 등 한수원의 발전사업 중 원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력·양수 뿐만 아니라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최초의 태양광발전사업인 한빛솔라(2007년 준공, 총 14MW)를 비롯해 한수원 최초이자 유일한 풍력사업인 고리풍력(2008년 준공, 0.75MW)으로 본격적인 신재생 사업 진출을 알렸다.

지난 2013년에는 38MW 규모의 대형 태양광발전소를 영월에 준공했으며 같은해 SPC인 경기그린에너지를 통해 58M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사업도 개시하는 등 2010년 이후 꾸준히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수력·양수를 제외한 한수원의 신재생에너지 총 발전량은 48만892MWh이었다.

현재 한수원은 서울 상암동에 20MW급 노을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 중이며 부산 해운대 좌동에도 30MW급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기로 하는 등 총 50M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가 진행할 계획이다. 또 청송, 고흥 등에 총 140MW 규모의 육상풍력단지를 개발한다.

특히 한수원은 원전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태양광발전설비 구축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달 5MW급 고리태양광 건설 사업이 연내 준공을 목표로 착공될 예정이며 이후 전국의 모든 원전지역본부로 태양광 설치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포항지열발전 실증사업 현장.
◆수차·발전기 국산화 실현 가시화

한수원은 국가연구과제로 국내 수차·발전기 제작 업체와 함께 지난 2012년부터 15MW 중·대수력발전소용 수차발전기 국산화를 위한 개발 및 실증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노후 수력발전 설비의 현대화 사업에 필요한 주요 발전설비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이를 국산품으로 대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뿐만 아니라 관련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해외 수력사업의 경쟁력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과제 추진 과정을 살펴보면 스위스 로잔공대에서 모형수차 성능시험을 거쳐 수차·발전기 개발 및 제작을 완료했으며 현재 섬진강수력 2호기에 개발품을 설치 중이다. 오는 6월까지 설치를 마무리하고 시험 가동에 돌입, 9월까지 실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한수원은 30MW 수차 수력설계 기술개발을 지난해 3월부터 시작했으며 화천수력 현대화 및 수력발전소 건설에 적용하기 위해 현재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아울러 양수발전소 주요 설비 국산화 등 연구개발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기술개발 성과를 통해 그동안 침체된 국내 수력산업을 활성화하고, 국내 수차·발전기 제작 업체들과 협력, 소통을 통해 정부 3.0 정책에 부응하고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을 이끌어 나간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남북 경협까지 내다보는 ‘노후수력 현대화 사업’

한수원이 운영하고 있는 일부 수력 발전소는 건설 이후 30~40년 이상이 지난 노후 발전소다.

오래된 발전설비는 가동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효율향상을 목적으로 2005년부터 현대화 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대화 사업은 노후수력 발전설비에 최신기술을 적용, 효율을 향상시키고 설비에 대한 신뢰성 및 친환경성을 강화하는 일련의 개보수 사업이다. 한수원은 현대화 사업을 통해 향후 30년 이상 계속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강수계에 위치한 춘천, 의암 및 청평수력 현대화 사업을 완료한 바 있는 한수원은 현재 국내 최초의 양수발전소 현대화 사업인 ‘삼랑진양수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까지 터빈 및 발전기 구매 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현재 준비 중인 화천수력 및 청평양수 발전소를 포함한 30~40년 이상의 노후 발전소를 순차적으로 현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현대화사업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으로 향후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면 북한의 노후화된 수력발전소 현대화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한수원은 해외수력 사업에도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내부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 경기그린에너지 연료전지 발전소.

◆에너지신산업, 한수원도 한다

한수원은 정부의 10대 에너지신산업 프로젝트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를 ‘대한민국 에너지신산업의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정하고 적극적으로 관련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는 것.

먼저 올해 초 기존 신재생에너지 사업실의 개편·보강을 통해 에너지 신사업실을 발족, 포문을 열었다. 또한 2018년까지 에너지신산업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침체된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은 물론 정부 정책에도 적극 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수원은 정부가 추진 중인 전력신산업 중소벤처 펀드, 학교 태양광 설치사업 등 전력분야 10대 프로젝트 중 한수원과 관련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사 T/F 조직을 발족, 운영하고 있다. 오순록 그린에너지본부장이 T/F 단장을 맡아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수원의 대표적 에너지신산업으로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를 활용한 ‘한빛원전 온배수열 활용사업’과 전기차 및 ESS 구축사업 등이 있다.

한수원은 지난달 전라남도, 영광군과 한빛원전의 온배수열을 지역 농가에 공급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향후 지역사회 소득증대를 통한 경제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전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동참하고 있다. 한수원은 내년 6월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을 전기차로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ESS(에너지저장장치)의 경우 내년 말까지 원전본부 등에 도입함으로써 예비전원 확보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이같은 한수원의 에너지신산업 참여는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신기후 체제에 적응하기 위한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수원은 10대 에너지신산업 프로젝트 외에도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발굴, 신기후 체제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향후 4~5년간 약 1조원을 투자해 연료전지를 비롯한 등 7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량을 차질 없이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친환경 사업으로 이미지 바꾼다

5MW규모의 고리태양광 건설사업은 한수원의 축적된 친환경에너지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이달 중 사업에 착수, 연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100% 자체 투자사업으로 설계, 시공 및 기자재 구매를 일괄 발주한다.

한수원은 2020년까지 사업비 1000억원을 투자해 원전본부 유휴부지에 총 30MW 규모의 태양광을 설치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원전뿐만 아니라 수력·양수발전소 유휴부지 및 상하부 저수지에도 10MW급 수상태양광을 자체 투자, 건설할 계획이며 이미 경주 사옥에 태양광 발전설비(0.75MW)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의 MW급 상용지열발전 프로젝트인 포항지열 발전 사업 참여도 선언했다. 한수원은 사업자인 (주)넥스지오 등과 사업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증시험 완료 후 상용화 단계에서 지분투자방식으로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포항지열발전사업 참여를 통해 ‘원자력-신재생 공존’의 롤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수원 본사가 위치한 경주와 인접해 지역친화형 사업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한수원의 강력한 신재생에너지 구축 의지와 과감한 투자는 과거 ‘원전비리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를 털어내고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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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순록 한국수력원자력(주) 그린에너지본부장

“청정에너지 기업으로 선도적 역할 할 것”


▲ 오순록 한수원 그린에너지본부장.
오순록 한국수력원자력(주) 그린에너지본부장은 전남 출신으로 경원대 영어영문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수료했다.

지난 1979년 한전에 입사한 후 한수원 기획처장, 고리본부 대외협력처장, 노무처장 등을 역임한 오순록 본부장은 꼼꼼함과 친화적인 성격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한수원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중심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순록 본부장에게 한수원의 그린에너지 사업의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원전 치중 이미지에서 신재생 성과 입소문-
-新경주시대 원년…새로운 마음가짐과 각오-


▶▶▶ ‘한수원=원자력’이라는 고정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 한수원은 원자력 발전사로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신재생사업분야의 성과가 동종업계에 입소문이 많이 나 있습니다.

RPS 제도가 시행된 2012년 이후 올해까지 발전 공기업 중 유일하게 과징금 없이 의무 이행량을 성공적으로 달성했습니다. 그 바탕에는 세계 최대의 연료전지발전소인 경기그린에너지와 국내 최대 영월 태양광발전소의 성공적인 SPC사업이 있었습니다.

또한 시설용량 약 600MW의 수력설비 및 16MW의 태양광설비를 건설, 운영하는 등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의 약 23%를 한수원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수원의 수력·양수발전소는 2011년 9.15 순환정전과 같은 대규모 정전(Black Out) 상황에서 인근 대용량 발전소가 기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송전 발전소’로서 전력계통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전력계통에서 큰 부분을 담당하는 원자력과 함께 수력, 양수 및 신재생에너지는 한수원이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가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국제유가 하락 극복 방안을 제시하신다면?

= 신재생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나 최근 저유가에 따른 SMP 가격 하락으로 신재생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재생 의무공급량 이행을 위해서는 대규모 REC 공급설비들이 필요한데 조력사업은 환경문제로, 해상풍력사업은 민원 및 경제성 문제로 난관에 부딪혀 있습니다.

한수원은 SMP 가격 하락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간 발전사업자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SMP 중장기 가격 전망 및 기존 REC 계약방식을 대체할 방안을 강구하는 용역을 수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신재생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관계기관 및 민간사업자와 공유, 개선하고자 합니다.


▶▶▶ 가뭄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은?

= 2014년부터 2년간 지속된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해에는 발전뿐 아니라 용수 공급에도 큰 차질을 빚을 정도로 운영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댐·보 등의 연계운영 협의회 결과에 따라 팔당댐 방류량을 초당 50톤으로 감축방류 하는 등 타 기관들과의 적극적 공조를 통해 시기적절한 가뭄대응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가뭄극복을 위한 댐 비상운영이 시작된 지난해 6월 이후에는 수도권 전체용수 중에서 76%에 해당하는 23억톤의 용수를 공급했습니다.

다행히 올해는 강우현황이 양호해 팔당댐 방류량을 초당 124톤 수준으로 정상 환원했습니다.

하지만 가뭄상황 이후에도 가뭄극복 비상상황실 및 가뭄대비 T/F를 지속적으로 운영 중에 있으며 본연의 목적인 전력공급과 더불어 용수공급 및 가뭄 등의 재해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이 밖에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노을·부산그린에너지 등 총 50M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비롯해 육상풍력사업 등이 적기에 추진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15MW 및 30MW급 프란시스 수차·발전기 국산화 사업 및 수력현대화 사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할 것입니다.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발전설비를 국산품으로 대체, 원천기술을 확보해 수력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합니다. 이러한 기술개발 성과를 통해 그동안 침체된 국내 수력산업을 활성화하고, 향후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 되면 북한 수력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한수원은 올해 ‘新 경주시대’ 원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린에너지 본부도 새로운 마음가짐과 각오로 작지만 강한 강소조직을 구현하기 위해 대내적으로는 역량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지역과 소통하며 상생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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