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문] 잠잠했던 가짜석유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심지어 위장 수입한 산업용 저급 재생유를 등유와 혼합, 이를 다시 경유와 섞는 신종 수법까지 등장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대대적인 단속과 대책마련을 예고한 상태다.

주유소의 석유제품 품질관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브랜드가 없는 자가폴 주유소와 저가로 제품을 파는 알뜰주유소가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일쑤다.

하지만 최근 시민단체의 조사결과는 브랜드 주유소의 미비한 품질관리의 민낯을 보여줬다. 소비자단체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6월 23일 기준 전국의 불법행위 주유소 적발 사항을 분석한 결과 전체 83개 불법·적발 주유소 중 SK가 22곳이나 차지, 선두를 다퉜다고 밝혔다.

특히 SK의 불법행위 적발 주유소에는 직영주유소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북구 K주유소는 지난 3월 경유와 등유가 섞인 기름을 판매한 불법업소로 적발, 4월에 과징금 1억 원을 납부했다.

SK 측은 “시장 점유율이 높아 모집단의 수가 많다보니 적발건수가 많이 나온 것”이라며 “적발된 직영 주유소는 탱크로리 내부에서 부득이하게 혼유가 된 것으로 고의성이 없어 행정심판제기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은 불충분하다.

그간 정유사의 손길이 닿는 직영주유소와 폴 주유소는 상대적으로 ‘가짜’에 대한 의심에서 자유로웠다. 브랜드 관리에 예민한 대기업 특성상 치밀한 제품 관리가 예상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이유로 조금 비싼 가격에도 흔쾌히 지갑을 연다.

실제 6월 셋째 주 휘발유 기준 상표별 평균판매가격은 SK에너지(리터당 1460.5원)를 선두로 GS칼텍스(1445.0원), S-OIL(1429.8원), 현대오일뱅크(1427.3원) 순으로 상위를 차지했다. 자가 폴 주유소(1413.5원)와 알뜰주유소(1397.5원)가 더 저렴하지만, 소비자 선호도는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가 더 높다.

이같은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불법행위 적발을 두고 통계의 함정이나 단순한 업자의 실수로 치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1등’ 브랜드의 무게만큼 보다 철저하고, 투명한 관리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