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IEA 사무총장, 주 장관 면담서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 유지" 전망

[에너지신문] 내한 중인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사무총장이 저유가가 장기화됨에 따라 석유ㆍ가스 상류부문의 투자위축이 결국 유가변동성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우려해 관심을 끌고 있다.

1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면담에 나선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신기후변화체제 이후 세계 에너지시장 전망과 에너지신산업을 포함한 한국의 기후변화대응 정책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석유시장의 공급과잉은 점차 해소돼 2017년에는 수급 균형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히고 다만 “저유가의 장기화에 따른 석유ㆍ가스 상류 부문의 투자 위축이 유가변동성을 더욱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기후체제 출범은 청정 에너기 기술에 대한 R&D투자 확대를 촉진할 것이며, 특히, 태양광, 풍력, 전기차 부문이 급속한 발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데 이어 “원자력은 여전히 에너지안보와 탄소감축에 기여할 것이나, 사회적 수용성 문제 등으로 확대에는 일정한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에 주형환 장관은 “세계 에너지시장이 셰일가스 혁명과 저유가 기조의 장기화, 신기후체제의 출범 등의 영향으로 역사적인 전환기에 있다”고 진단하고, “공급자에서 수요자 우위로 시장의 판도가 변하고 있으며, 공급과잉 상황 속에서 금융시장과의 결합으로 에너지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화석연료와 비화석연료 등 에너지원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또 불확실한 세계 에너지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가 중요하며, IEA가 그 중심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고, 한국도 IEA 회원국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주 장관은 이날 신기후변화체제에 대응한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소개하며, “한국의 에너지신산업의 성공 사례 등이 국제사회에서 공유되고 확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현재 중점 추진 중인 에너지신산업의 성과를 집중 홍보하고, 신재생 등 저탄소 전원믹스 정책과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 등도 설명을 이어갔다.

특히 주 장관과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국제유가의 경우 미국산 셰일 오일, 이라크,이란 등의 증산에도 불구하고 중국 및 개도국 등의 성장 둔화로 인해 전 세계적인 석유수요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제 원유시장 재고가 증가 중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금년 말 이후 국제 원유시장의 수급균형이 맞춰질 것이며, 올해는 배럴당 40불대 후반에서 유지될 것이며 내년에는 이보다 소폭 상승하는 선에서 유지될 것이라는데 양측은 동의했다.

유가가 다시 60불 이상으로 올라 갈 경우 대규모 미국 또는 캐나다산 셰일오일 생산이 재개됨에 따라, 일시적인 급등은 있을지라도 유가상승은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수급균형이 이뤄지는 이유는 △미국 등의 경제 회복세 △EU 및 신흥국들 경제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석유수요가 늘고 있고 △공급측면에서는 저유가 지속으로 미국 내 쉐일오일 생산이 줄어드는 한편, △OPEC 국가들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생산량 증가가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천연가스의 경우 향후 5년간 천연가스 생산 증가량의 대부분은 호주, 미국 등에서 비롯될 것으로 보이며, △세계경제 회복 지연 △낮은 국제 석탄 가격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인해 가스수요가 약세여서 천연가스 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기타 에너지원과 비교해 LNG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LNG 도착지조항’의 폐지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며 소비국들은 물론 생산국들도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양측은 강조했다.

현재 IEA 중심으로 LNG 관련 인프라(탱커, 설비, 터미널 등)에 대한 국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진행 중인 바, 이러한 국제공조의 확대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안보와 시장투명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IEA에의 한국인력 진출 확대를 위해 주 장관은 현재(4명)보다 더 많은 우수한 한국 인력이 IEA에 진출하기를 희망하고, 이에 대해 비롤 총장은 동의를 표하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2일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미래에너지시스템 구축 방향’을 주제로 열리는 에너지경제연구원 개원 3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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