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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풍력목표 달성, 관건은 '전략적 민첩성'
오시덕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 대표
2016년 09월 19일 (월) 18:18:30 오시덕 블루이코노미전략연구원 대표 energynews@i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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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시덕 블루이코노믹 전략연구원 대표
[에너지신문] GWEC에 따르면 풍력발전은 2015년 말 기준 세계 누적 설치용량 432.9GW, 당해 연도 설치용량 63.5GW로 전 세계 전기에너지 사용량의 3.7%를 차지하는 이미 산업화된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 2035년까지 38.7GW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보급하고, 풍력발전은 총 12.8GW(육상 2.2GW, 해상 10.6GW)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정부의 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대해 도전적인 목표로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의견과 파리협정에서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므로 보급 목표의 상향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 등 현장의 목소리는 서로 다르다.

풍력 기술 및 시장의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선진국 간에는 성숙도 차이가 크고, 육상과 해상 풍력 기술의 생애 주기 상 위치가 육상용은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 해상용은 R&D기를 지나 도입기로 서로 다른 생애주기 상의 위치에 있어 기술별로 전략적 선택이 달라야 함은 물론 시장-기술의 변화에 따른 전략적 민첩성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풍력기술 분야에서 Fast Follower, 즉 선진 기술을 신속하게 Catch Up하는 전략을 실행하여 왔다. 그러나 협소한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단기 보급목표의 달성은 물론 산업생태계 구축도 극히 미진한 수준이며, 최근에는 산업화 대열에 합류하였던 대기업들이 사업 철수 또는 투자 규모를 줄이는 등 사업화 동력이 상실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기술개발 역량이 곧 사업화 역량이 되는 산업기자재와는 달리 다양한 환경에서 장기간 사용하면서 축적되는 R&D 역량(Track Record)이 사업화 역량이 되는 풍력발전기술의 속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풍력발전은 대형화 및 단지화가 경제성의 전제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는 좁고 산지의 비중이 높으며 인구밀도가 높아 대형풍력발전기 설치 및 대단위 단지건설에 제약이 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을 고려하면 우리의 내수시장은 풍력발전기술의 산업화를 위한 최소한의 테스트베드에 불과할 정도로 제한적인 규모라는 상황을 인식하여야한다.

이제 늦었지만 제한된 여건 및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Track Record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전략적 민첩성을 발휘하여야 하겠다.

풍력발전 기술-시장의 진화에 따라 우리가 직면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풍력발전 보급 목표 달성하며, 국산 제품의 Track Record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다음의 세 가지를 민첩하게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로 정부 정책은 정책 목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되어야함은 물론, 적절성 논리를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더욱이 상황이 바뀌었다고 적절성 논리에 반하는 정책으로 변질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는 2011년 11월에 2019년까지 3단계로 구분하여 해상풍력에 약 10조 20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본 사업의 1단계는 국내에서 개발된 해상풍력발전 시스템은 물론 해상 풍력 인프라 건설 실적을 축적하고, 실증을 통하여 시범과 확산 단지 등 상용화 단지 개발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행단계에서 사업의 명칭은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개발사업’으로 여전히 실증사업임을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상용화단지와 유사한 형태로 수행됐다.

그 결과 적절성 논리가 훼손돼 버린 전형적인 정책이 됐다. 만약에 앞의 정책이 적절성 논리를 훼손하지 않고 계획수립 시의 정책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도록 실증단지의 역할과 기능을 갖는 사업으로 수행됐다면 조선사와 중공업 등 대기업들의 이탈은 없었을 수 있다.

또한 이들의 참여로 구축되었던 해상풍력발전 생태계는 강화돼, 현재 조선 및 중공업 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사업적 장애를 극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제공하는 정책 수단이 됐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둘째는 현재 풍력발전 운영 및 유지보수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과 기술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풍력발전의 경제성은 터빈 가격을 제외하면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육상 15%, 해상 21% 점유)으로 결정되며, 2013년에 전 세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50%이상이 이미 OEM 제작사의 품질 보증 기간이 만료돼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현재 운영 및 유지보수 최적화 기술은 IoT 기술, Big Data 및 분석 기술 등이 통합된 Platform의 형태로 개발 및 상용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기술이 상용화되면 단위 기기 또는 면적당의 전력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돼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제한된 시장규모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적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풍력기술개발에서 우리는 하드웨어(부품, 시스템 및 단지)의 디지털화, IoT, Big Data 및 분석기술을 통합한 운영 및 유지보수의 Platform화에서 전략적 민첩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전략 실행의 선행 과제는 디지털화된 하드웨어와 Platform을 장기적으로 실증할 수 있는 풍력발전단지의 구축이 선결돼야 할 것이다.

최근에 정부가 새롭게 준비한 미션 이노베이션 로드맵(청정에너지기술 로드맵)의 풍력분야에서 이 부분들이 충실하게 반영돼 있다는 것은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아무쪼록 상황변화에도 결과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적절성 논리가 훼손되지 않게 시행되어 놓친 타이밍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풍력발전의 지역 수용성과 이익 공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이를 실현 가능케 하는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다. 수용성(Acceptance)에는 시장 수용성(Market acceptance), 사회-정치적 수용성(Socio-political acceptance) 및 지역 수용성(Community acceptance) 등 세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술개발, 제도개선 등을 통한 시장 및 사회-정치적 수용성 확대에는 관심이 있으나 풍력발전기가 설치되는 지역 수용성에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업개발 과정에서 의사결정 절차의 투명성, 사업개발을 통하여 창출되는 이익 공유의 공정성, 사업개발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해관계자간의 신뢰 구축 등이 지역 수용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

풍력발전사업과 관련하여 인허가 과정에서의 지역 내 갈등은 물론 운영 중인 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사업자와 지역 주민간의 갈등은 모두 지역 수용성의 핵심요소인 절차의 투명성, 이익 공유의 공정성, 신뢰의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며, 최근에 국가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사회적 갈등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해당 지역에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다는 의미는 해당지역에서 창출되고 있던 기존의 가치를 상회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초과이익을 얻고자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기존가치와 새로운 가치의 차에 해당하는 해당지역에서 창출되는 초과이익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가 대단히 중요한 이슈가 된다.

즉, 사업의 성공과 실패는 초과이익의 크기 보다는 사업을 통하여 만들어진 초과 이익의 공유를 통하여 사업으로 손해를 보는 이해관계자가 없는 사업구도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 수용성이나 이익 공유의 공정성과 관련하여 풍력발전 사업 특유의 복잡성과 투자규모의 크기 등으로 이해관계자 간의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투자 규모에 따른 의사결정 권한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고, 이들 비대칭성에서 비롯되는 이익 공유의 불투명성으로 인허가 과정 또는 운영 과정에서의 갈등이 발생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사업의 일정 비율 이상의 지역주민 참여 의무화, 지역 주민이 일정 비율 이상 참여하는 사업에 REC 가중치 부여 및 지역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의 타당성 검토와 관련한 비용 및 기술 지원 등 수용성 확대 및 이익 공유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 및 제도적 수단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할 것이다.

풍력발전기술은 지속 가능한 산업이 되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따라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사업화를 저해하는 틈새를 찾고, 채워서 협소한 내수시장의 제약을 극복하여 풍력발전이 우리나라의 녹색 성장을 주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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