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015년→2016년 ‘455% 수직 성장’
‘출력 불안정’ 재생에너지 단점보완 기대

[에너지신문] 신재생에너지 수요 증가, 에너지신산업 추진, 분산형 전원의 중요성 부각 등에 따라 현재의 전력시장은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ESS 시장의 성장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많은 진보가 이뤄지며 성능은 오르고 가격은 낮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ESS의 대중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미국 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ESS 시장의 매출은 21억 달러(약 2조 3600억 원)로 전년도 4억 6200만 달러(약 5190억 원)와 비교하면 1년새 무려 455%라는 엄청난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0년에는 120억 달러(13조 5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국내 민-관 손잡고 ‘판 키우기’ 나서
ESS는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에 전기를 저장한 후 사용량이 많은 피크시간에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출력이 불안정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업부와 한전은 10대 에너지신기술로 ESS를 포함시켜 적극적인 지원 및 기술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2013년 28MWh였던 국내 ESS 누적 설치용량은 2014년 89MWh, 2015년 239MWh로 매년 3배 이상 급증했다.

ESS의 비상전원 인정, ESS전력의 시장거래 허용 등 각종 정책적 지원으로 ESS 보급은 크게 활기를 띄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약 207MWh 규모의 신규 ESS 보급이 예상된다.

정부 주도로 ESS 보급을 확대시키는 데는 수출 상품으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산업부와 한전의 주도 하에 민간 기업들도 ESS 시장에 적극 진출함으로써 판을 키우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함께 ESS 시장을 키워나가는 동반자이자,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는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두 기업은 ESS 사업의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두 회사는 지난해 북미 최대 발전사인 듀크에너지와 ESS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가정용 ESS 및 태양광과 ESS를 결합한 세트상품을 판매하는 등 기술력·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착실히 선점해 나가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두산중공업도 ESS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스마트그리드 보급 지원사업’의 주관 사업자로 선정되며 ESS 소규모 전력망 시장에 진출했다. 단일 건물로 국내 최대 용량인 2.4MWh의 ESS를 전력거래소 본사 사옥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내수 확대-글로벌 시장 선점 동시 추진
각 지자체들도 ESS 보급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울산시는 최근 지역 기관(기업)들과 에너지 융복합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지자체 차원의 ESS산업 육성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지역 대표기업인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울산에 둥지를 튼 동서발전과 산업단지공단, 울산 이전 예정인 에너지공단 등이 힘을 보탠다. 국비와 시비가 각각 13억원, 민간자본 27억원 등 총 53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통해 내년 6월까지 7MWh 규모의 ESS를 설치하게 된다.

ESS는 전력피크에 대응하는 최적의 설비라는 평가다. 아울러 논란이 됐던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할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전은 ESS설비 효율의 최적화를 통해 피크전력 최대 21%, 전기요금은 연간 약 10% 수준의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ESS 보급 확산을 주도하는 곳은 한전이다.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8MWh급의 대용량 ESS를 운전을 시작한 한전은 2017년까지 500MW 규모의 주파수 조정용 ESS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산하 전력연구원은 ESS 기술개발을 전담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기업 등에서 ESS를 활용해 전기요금을 절감한 만큼 할인해주는 요금제인 ‘ESS 활용촉진요금'의 적용 기한을 기존 1년에서 10년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ESS(1MW) 설비를 갖추기 위해선 배터리 5억원, 출력장치 3억원 등 총 8억원이 필요한데, 이 제도를 적용하면 원금 회수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산업부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과 같은 폭염에 전력난과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며 “특히 가정용 ESS 시장이 커지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도 연결할 수 있는 만큼 친환경 시장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신산업 뒷받침할 ‘차세대 신기술’ 주목
한전은 주파수조정 ESS 개발을 통해 그 기술력을 전세계에 알렸다. 주파수 조정(Frequency Regulation)은 전력계통의 순간적인 수요변동이나 고장 등에 따른 주파수 변동을 막기 위해 운전 중인 발전기의 출력을 조절함으로써 주파수를 조정하는 것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연구과제를 통해 주파수 조정용 ESS 제어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2014년부터 관련 사업에 착수했다.

28MW 서안성변전소와 24MW 신용인변전소 구축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2470억원을 투자해 9개 변전소에 세계 최대 규모인 총 264MW급의 주파수 조정용 ESS를 운영하게 됐으며, 향후 2017년까지 500MW로 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ESS 기술은 향후 전력·에너지 산업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중요기술로 꼽힌다. 전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더불어 수요자원 거래시장 활성화, 제로에너지빌딩 및 마이크로그리드의 확대 보급을 위한 핵심 기술로써 ESS 기술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더욱더 커질 전망이며, 이를 통해 ESS의 전력계통 적용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ESS를 전력계통에 확대, 적용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및 전력변환시스템과 같은 하드웨어 기술 발전 및 경제성 확보 등과 더불어 대규모 전력저장장치를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운용시스템 전반에서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다.

현재 수행 중인 다양한 연구개발과제가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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