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구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연구원 부장

[에너지신문] 부취제란 냄새를 내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을 말한다. 인체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물질에 첨가해 누출이 일어났을 때 냄새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부취(附臭)란 ‘냄새를 첨가하다, 냄새를 부착하다’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도시가스나 LPG의 무색무취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자칫 가스가 누출 되더라도 즉각 사람이 인지하기 어려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일반 가정용 연료로 사용하는 가스에는 법적으로 냄새를 내는 부취제를 첨가하고 있다.

산업화로 인한 배출가스와 자동차 등의 내연기관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연료가스는 가스누출시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취기 인지를 위해 황성분이 함유된 유황부취제를 첨가하고 있어 이들 역시 연소시 이산화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이산화황은 수분과 결합하면 미세먼지인 황산염이 생성된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최근 유럽의 경우 강화된 환경규제를 통해서 쉽게 알수 있다. 또 국내의 경우도 ‘옥시사태’를 비롯해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인체피해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확산되면서 최근 전 국민적으로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가스산업에서도 황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은 무황부취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10년 전인 미국 시카고에서 2006년 개최된 세계LP가스포럼에서는 일본의 고압가스보안협회(KHK)와 프랑스 석유화학회사 ARKEMA가 부취제와 황성분에 관한 주제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vigileak7030’이라는 가스 부취제 생산업체로 국내 LPG업계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ARKEMA는 새로운 저유황 가스 부취제 ‘vigileak Z'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발표 자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EM(에틸머캡탄)이 가스부취제로 애용되고 있지만 LPG산업을 둘러싼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친환경 부취제의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독일 등 일부국가에서는 무황부취제의 상용화가 이루어졌으며 국내에서도 친환 무황부취제 상용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황부취제는 독일 중심으로 사용지역이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 내의 16개 주에서 친환경 부취제 700 ton/year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독일 내의 전체 부취제 시장의 28%에 해당된다.

프랑스 아케마는 알킬 아크릴레이트가 주성분인 친환경 무황부취제를 개발했으나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또한 고압가스보안협회에서 무황부취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고, 새로 발견한 부취물질(2-헥신, 1-펜틴) 실용성을 평가한 결과 2-헥신과 1-펜틴은 모두 부취제로서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으나 아직까지 TBM에 비해 냄새강도와 경제성에서 취약하여 상용화까지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석유관리원에서 무황부취제를 개발한 사례가 있다.

수송용연료품질기준내 황분 함량이 저황분화(10 mg/kg)추세에 따라 무황부취제 사용에 의한 LPG자동차 대기질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유황부취제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이상 취기 문제가 발생됨에 따라 새로운 무황부취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LPG 연료 공급시스템 내의 금속 부식 문제 유발인자로서 현행 황분계 부취제 문제점이 제기되어 알키이소발러레이트, 알킬아크릴레이트, 알킬피라진이 혼합된 비유황계 부취제를 개발했으나 상용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연료용 가스인 도시가스, 액화석유가스 등에 대기환경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친환경부취제 사용이 이뤄져야 한다.

도시가스에 친환경부취제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품질관련 산업부고시를 개정할 필요가 있으며, 액화석유가스의 경우는 국내사용을 위해 실증연구가 수반되는 충분한 안전성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이미 친환경부취제의 개발은 전세계적인 관심사일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미세먼지 등 대기질에 대한 관심이 제고되며 더 이상 미룰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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