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3kg 대용량 LG전자 vs 4, 5kg 중소형 린나이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핫 아이템’, 전년비 2배 성장

[에너지신문] 국내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에 한일 자존심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가정용 대형 사이즈인 10, 13kg 두 용량의 제품을 중심으로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이를 뒤쫓고 있는 것은 일본 린나이 제품이다. 린나이는 국내 사업법인인 린나이코리아를 앞세워 그 동안 중소형 5kg제품으로 시장의 35%를 점유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서자 일본 내 생산 케파를 증설하고, 최근 보다 경량화 된 4kg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며 본격적인 국내 시장 접수에 나섰다. 소형가전이 대세를 이루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대기환경 악화 등 국내 상황변화에 대응해 현지화 전략을 통해 국내시장을 접수한 가스레인지처럼 가스의류건조기 시장마저 접수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 LG전자에서 최근 새로 출시한 LG TROMM 가스식 건조기(RN10VC)(출처 : LG전자 홈페이지)

가스의류건조기, 핫 아이템 등장 왜?

▲ LG전자 홈페이지 캡쳐 사진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간 2만 6000여대에 불과했던 가스의류건조기(빨래건조기) 수요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주거 및 생활환경 변화와 함께 대기환경의 급속한 악화 탓이다. 여기다 국내 전기요금 징벌적 누진세도 역시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의 빠른 확장을 거들고 있다.

이미 올 8월 초 국내 가스의류건조기의 생산 및 수입량은 3만 3000여대를 훌쩍 넘어섰다. 이런 추세면 연말까지 작년보다 두 배 이상이 증가한 5~6만대는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런 확장세는 앞으로도 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의류건조기가 생활가전으로 일반화된 지 오래다. 하지만 국내에서 의류건조기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2년 안팎이다. 이는 생활환경 및 대기환경의 급속한 악화와 관련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들어 미세먼지와 황사 등 국내 대기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고,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의류건조기를 찾는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주거형태 변화도 이러한 추세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이전과 달리 밀폐식 구조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아파트 역시 베란다의 확장공사가 일반화되면서 빨래를 실내에서 건조하기 어려운 여건이 됐다.

여기에다 최근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비롯해 실내 공기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했고, 독신자 세대와 맞벌이 부부 증가, 딩크족의 출현 등으로 생활편의 가전의 수요증가도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의 확장을 거들고 있다. 물론 의류건조기는 다자녀를 둔 가정과 아이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의 워너비 아이템 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 전기식 의류건조기가 일반화된 것에 비해 국내서는 가스의류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이는 6단계 최고 누진율  11.7배나 부과되는 징벌적 누진세를 채택하고 있는 국내 전기요금 체계의 영향이 크다.

전기의류건조기에 비해 가스의류건조기는 배관공사와 배기가스의 배출을 위한 배기통 공사가 필수적이라 설치측면에서 제약이 크다. 하지만 전기식에 비해 효율이 좋고, 건조 능력이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도시가스사들이 가스수요 감소를 우려해 가스의류건조기 보급을 적극 거들고 있는 것도 시장 확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 린나이가 최근 국내 시장을 겨냥해 새롭게 선보인 4kg 가스빨래건조기 ‘해밀’.
가파른 성장세 접어든 국내 시장

현재 국내 가스의류건조기 생산 및 수입업체(업소용 포함)는 LG전자를 비롯해 총 12개사가 있다. 이중에서 국내 가스의류건조기를 제조하는 업체는 LG전자가 유일하다.

LG전자는 현재 10kg와 13kg 등 2가지 용량의 제품을 판매중이며 국내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뒤이어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는 린나이코리아다. 린나이는 비교적 용량이 작은 5kg 제품을 주력으로 국내 시장의 약 35%를 점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린나이에서 공급중인 의류건조기는 전량 일본 본사로부터 수입한 제품들이며, 최근 4kg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며 시장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 회사 외에도 공급 수량은 적지만 (주)셀플러스, (주)엔지아이씨스템, (주)유니룩스, (주)일렉트롬, (주)케이씨엘에이가나, (주)코리아런드리, (주)코암월드, (주)코인업, (주)크린토피아, 코스모월드 등 10개사가 제품을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와 린나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 대부분은 일반 소비자용 보다는 업소용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안전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스의류건조기 생산 및 수입제품 수량은 2만 6111대였다. 이중 LG전자의 생산량은 1만 6112대로 전체 시장의 61.7%를 점유했다.

린나이 역시 9090대를 일본 본사에서 수입해 국내 시장에 공급하며 시장의 34.81%를 점유했다.

하지만 올들어 가스의류건조기 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커졌다. 이미 8월 초(금년 8월 8일기준) 제품 공급대수는 지난해 보다 6908대가 늘어난 3만 3019대 였다.

LG전자는 전년보다 2768대가 증가한 1만 8880대(57.17%)를 생산했다. 린나이 역시 3960대가 증가한 1만 3050대(39.52%)를 수입했다.

관련업계는 올 연말까지 국내 시장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5~6만대를 넘어서고, 2018년에는 최소 10만대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 린나이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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