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주형환 장관, 여수ㆍ광양 찾아 간담회 가져
롯데케미칼ㆍ포스코 등 경쟁력 강화 조치 논의

[에너지신문] 사업재편에 미온적인 석유화학‧철강업계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여수ㆍ광양지역을 찾아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과 함께 여수석유화학업계 간담회를 갖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사업재편 등 의견을 교환했다.

이는 기업활력법 시행이 3개월 경과하고 업종별 경쟁력강화 방안을 마련한 상황에서 사업재편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석유화학‧철강업계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이번 방문 목적이 지난 9월 30일 관계부처합동으로 발표한 ‘철강 및 석유화학산업 경쟁력강화방안’의 후속조치 점검의 일환으로, 관련 업계 회장사(포스코ㆍ롯데케미칼) 현지공장을 방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여수산단 석유화학업계 간담회에서 주 장관은 허수영 한국석유화학협회장, 현지 주요 업체 공장장과 함께 업체별 사업재편 추진현황, 신규 투자계획 등 ‘석유화학산업 경쟁력강화방안’ 후속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허 회장(롯데케미칼 사장)을 비롯해 금호석유화학, 대림산업, 삼남석유화학, GS칼텍스, 한화케미칼, LG화학 등 6개사 대표가 참석했다.

주 장관은 업계의 컨설팅과 정부의 경쟁력강화방안에서 지목된 공급과잉품목부터 글로벌 수급여건 변화에 선제적으로 설비조정을 추진하고,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투자를 통해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고부가 품목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공급과잉품목은 TPA, PS(폴리스티렌), 합성고무(BR, SBR), PVC(폴리염화비닐) 등이다.

아울러 지난 9월 한화케미칼과 유니드의 기활법 적용 승인에 이어 경쟁력강화방안 발표 후 불과 1개월 만에 공급과잉 품목에 대한 사업재편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을 뿐 아니라 설비 대형화와 고부가 품목에 대한 투자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경쟁력강화방안에 따른 공급과잉 품목들의 사업재편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선제적 추진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업계의 자발적 사업재편에 대해 정부는 기활법을 활용 금융, 세제, 절차 간소화 등 최대한의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또 대산지역 첨단정밀화학특화단지의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11월 중 추진할 예정이며 울산지역 지상배관망 사업도 관련 업체들이 추진에 합의한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구축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고부가 품목 중심으로 기술개발‧설비투자 나서줄 것 요청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석유화학협회장)은 석유화학업계가 경쟁력강화방안의 취지와 방향에 따라 적극적으로 사업재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제품(SSBR, 접착제용 소재) 개발 △해외사업 확대 △공급과잉 품목 사업재편 △울산배관망 사업 참여 등에 2018년까지 총 2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한 다른 업체들도 컨설팅 결과와 경쟁력강화방안을 참고해 공급과잉 품목의 선제적인 설비감축과 함께 NCC(Naphtha Cracking Center) 설비 대형화, 고부가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인 TPA를 생산하는 한 업체는 조만간 설비 일부를 감축하고 기활법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방문해 주 장관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철강업계의 공급과잉 품목의 설비 조정과 고부가 철강재‧경량소재 투자계획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주 장관은 하이스틸(강관사)이 기업활력법에 따른 승인을 받은 이후, 대표적인 철강 대기업들이 노후설비 매각과 고부가 투자에 대한 기활법 신청을 준비하는 등 철강업체들의 사업재편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권 회장은 경쟁력강화방안 발표 이후 많은 철강업체들이 설비조정과 고부가 철강제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도 노후 후판 설비 조정과 경량소재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하면서 포스코의 사업재편 전략을 소개했다.

후판 수요 급감에 대응해 고급 후판 비중 확대를 통해 후판 실제 생산 능력을 조정하고, 조선산업과 비조선산업 수요를 봐가며, 후판 1개 라인 가동 중단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규투자와 관련해 미래차, 항공기 등의 핵심소재인 타이타늄, 마그네슘 등 경량소재는 우리 철강업계가 보유한 제조기술과 설비운영 경험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글로벌 수준에 도달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경량소재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에 2021년까지 약 4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재 상황 선제적 사업재편 불가피 강조

포스코 타이타늄 3074억원(설비 2470억원, R&D 604억원), 마그네슘 1231억원 (설비 967억원, R&D 264억원) 투자 계획이다.

이에 주 장관은 포스코가 업계 회장사로서 선제적으로 사업재편 방향을 밝힌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미 국제적으로 철강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움직임 본격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선제적 사업재편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도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후판은 글로벌 조선 수주 절벽 및 중국산 일반 후판의 수입 증가 지속 등으로 내년부터 국내산 후판 수요 급감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포스코가 회장사로서 다른 업체들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정부도 타이타늄 등 경량소재 기술개발‧상용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민관 합동으로 기술개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권 회장은 지난 3일 파리협정 비준 등 국제적 온실가스 규제 강화로 국내 CO2 배출의 약 14%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민관합동 대책마련이 긴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내년부터 CO2 획기적 저감이 가능한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을 민관 합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그 밖에 온실가스 저감 기술개발을 위한 업계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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