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산업의 토대, 10대 전력기술⑨

[에너지신문] 한전은 에너지신산업의 상용화와 수출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전 산하 연구기관인 전력연구원은 에너지신산업에 적용되는 10대 전력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그 성과물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는 한전 전력연구원과 공동으로 10주간 10대 전력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①에너지저장기술 ②마이크로그리드기술 ③초전도기술 ④해상풍력기술 ⑤신송전기술(HVDC) ⑥스마트그리드기술 ⑦청정화력기술 ⑧CO2 회수, 이용, 저장(CCUS)기술 ⑨전력신소재기술 ⑩ICT융복합기술

전력분야에는 많은 소재들이 사용되고 있다. 구리, 알루미늄 등의 도전 재료와 반대로 자기, 유리, 실리콘, 고무, 베이클라이트와 같은 절연 재료가 있으며 그 외에도 초전도 재료, 탄소포집용 재료, 발전 터빈용 특수 강 재료, 원자력에 사용되는 우라늄 원료, 감속재 등 많은 재료들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전력의 생산부터 송배전까지 소비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수많은 소재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소재들 중에 2016년 한전 10대 전력기술에 선정된 전력 신소재 세 가지를 이용한 연구 분야를 소개한다.

▲최고 출력 ESS 구축 ‘그래핀 슈퍼커패시터’

그래핀은 흑연에서 떼어낸 육각 판상형의 단원자 층의 시트 재료를 말한다. 흑연과 동일한 결합구조이지만 여러 층으로 구성돼 있는 흑연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보인다.

그래핀이 주목받은 이유는 뛰어난 특성들 때문이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용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다. 탄성도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는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그래핀은 ‘꿈의 나노물질’이라 불린다. 2010년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그래핀을 최초로 흑연에서 분리해낸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래핀 슈퍼커패시터는 기존의 활성탄 전극 대신 그래핀 전극을 사용함으로써 넓은 표면적, 높은 전기전도도를 이용, 에너지저장 밀도를 10 배 이상으로 증가시키고 출력밀도를 향상시킨 고속 충방전ㆍ반영구적 수명의 차세대 전력저장장치다.
전력연구원은 2019년까지 1100V급 그래핀 슈퍼커패시터 모듈을 개발하고, 2022년까지 이를 이용한 1MW ESS(에너지저장장치) 연계실증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 한전에서는 발전소의 신설을 억제하고 그 대안으로 발전예비력 5%를 확보하기 위해 500MW 규모의 ESS(Energy Storage System)을 구축하고 있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재료는 휴대전화 배터리와 같은 Li 이온을 이용한 배터리다. 이는 에너지 저장량은 큰 반면 충방전 속도가 비교적 낮아 충방전이 빠르고 저장량이 비교적 적은 그래핀 슈퍼커패시터와 병행 사용하면 최고의 출력 특성을 갖는 ESS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 핵심부품 제조, 3D 프린팅 기술로

최근 혁신적으로 다가온 3D 프린팅 기술을 에너지 산업분야에 적용함으로써 에너지 소자 및 부품 제조공정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수요자 맞춤형, 복잡형상 제조, 제조공정 단순화, 제품개발기간 단축 등의 장점이 있다. 초기에는 프로토타입, 모형 등 형상 구현만을 목적으로 했으나 최근에는 전기적, 열적, 기계적 기능성을 동시에 부여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

한전은 기존의 PCB 기판을 사용하는 전자회로 부품을 3D프린팅 기술을 이용, PCB 기판 없이 폴리머 속에 전자회로를 3차원적으로 고집적 매립화 함으로써 부품의 소형, 경량화를 달성하고 물이나 오일 속에서도 사용 가능한 전천후 특성을 부여했으며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상과 성능으로 제작가능한 맞춤식 전자회로 부품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전자회로 3D 프린팅 기술을 IoT 스마트 센서모듈 개발에 적용함으로써 향후 지능형 설비진단과 전력망 관리에 큰 기여가 기대된다.

센서용 초소형 자가전원으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도 함께 개발할 계획이며 단종 또는 손상된 금속부품의 제작 및 신속하고 경제적인 설계ㆍ성능변경을 위해 금속 3D프린팅 기술의 개발도 검토 중이다.

▲스마트 콘크리트(자기치유 콘크리트)

전력 구조물의 노후화에 따른 유지관리 및 수명연장 기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구조물 시공시 주로 사용하는 콘크리트는 재료 특성상 균열 발생 및 열화 촉진을 피할 수 없다.

전력 구조물의 장수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자기 치유 콘크리트의 개발이 요구된다. 자기 치유 콘크리트는 콘크리트에 균열발생시 이를 스스로 인지하고 균열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부여된 ‘스마트 콘크리트’로 정의하며 콘크리트 구조물 시공시 자기 치유제를 사전에 교반해 균열발생을 억제하는 시공 전 자기치유 기술과 사용 중인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에 발생한 균열에 대해 자기 치유제를 적용하여 균열을 치유하는 시공 후 자기치유 기술 등으로 구분된다.

미국의 경우 교량 구조물에서 균열에 의해 열화된 부위를 보수하는 작업에만 향후 20년간 약 180조원의 막대한 비용이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국내외 사회간접자본(SOC) 구조물의 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 시장이 지속적 성장할 전망이다. 아울러 균열확대를 억제하는 자기치유 콘크리트의 시장도 지속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미생물, 나노섬유 및 무기계 기반의 각각의 요소기술의 장점을 융복합한 신개념의 Hybrid형 자기치유 콘크리트 개발을 목표로 올해 자기 치유 요소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2019년 시작품 개발, 2022년 현장실증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전력산업 자체가 점차 고전압화 되고 있으며 고도화 기술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전통적 재료와는 다른 새로운 소재의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소재가 개발되면 이를 전력 산업에 응용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돼 왔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기존의 소재와 구별되는 신기능을 담당하는 새로운 소재들이 속속 개발되고 전력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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